전시 인트로를 마치며
전시 인트로는 1월 초에 마쳤지만 이제야 마무리하는 글을 쓴다. 다하라라는 이름으로 마치는 첫 전시였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제 다 지나고보니 너무 들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무려 11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였기 때문에 전시 기간동안 많은 작가님들을 만났다. 참여하는 작가님 뿐만 아니라 전시를 보러와주신 작가님들도 만날 수 있었으니, 사람을 만나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즐거운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일상에서 작가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직업 작가들이란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약속을 잡아 만나기가 어렵다. 어쩌면 전시란 전시를 일정으로 잡아놓고 작가들이 모일 수 있는 좋은 핑계일지도 모르겠다. 작가와 작품을 같이 만날 수 있으니 이렇게 좋은 자리가 없다. 전시 인트로를 참여하며 작가와 함께 작품을 알 수 있었다. 때로는 다른 작가님의 작품을 찾아온 관람객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작가들이란 모두 어딘가 별난 구석들이 있다. 사람 한 사람이 서로 다르다. 서로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다보니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등장부터가 이벤트였던 오르카 작가님은 공룡 인형 옷을 벗고나니 사랑스럽고 수줍은 분이었다. 하지만 낯가림 때문에 공룡 인형 옷을 입고 오셨다고 하니 범상치 않은 분이지 않은가.
저마다 서로 다른 형태와 색깔의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다. 전시 인트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저마다 직업도, 전공도, 분야도, 작품도 달랐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전시를 주제로 모였다가, 전시가 끝나고 서로 다른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마지막 날은 관람객과 작가들로 전시장에 북적거렸다. 나도 벽 한 면에 걸린 작품을 작업실로 옮기기 위해 장도리를 들었다. 못을 뽑고 붙어있던 작품을 떼어내며 벌써 다음 전시를 궁리한다. 어떤 작품으로 누구와 함께할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 어리고 경험이 없는 작가로서는 부디 기회가 많이 주어지기를, 놓치지 않고 부지런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의욕을 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