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부터 혼자 걸어서 등교했다. 독립심이 있다기보다 맞벌이 가정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다행히 학교는 집에서 아이 걸음으로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그래도 8살 아이는 종종 넘어지느라 그 길을 오래도 걸었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부모님이 모두 일하러 가시고 홀로 학교에 가다가 넘어졌다. 무릎에 피가 났지만 딱히 돌아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혼자 울음을 삼키며 교문을 들어갔다. 다행히 교실에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래도 티가 났는지 1교시가 끝나고 담임 선생님이 나를 조용하게 따로 부르셨다.
"무슨 일 있니? 이리 가까이 오렴."
당시 담임 선생님은 퇴직을 앞둔, 나이 지긋한 여자 선생님이셨다. 수십 년 간의 경험으로 이 어린 제자가 무슨 일이 있다는 걸 간파하신 듯했다. 조금 절뚝이며 다가서니 선생님의 시선이 피가 배어 나오는 무릎에 머물렀다.
"넘어졌니?"
"네..... 으흑흑...."
선생님은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리고 간단히 약을 발라주신 다음 교실에 늘 비치되어 있던 사탕을 건네주셨다. 안에 초콜릿이 든 네모 모양의 흰색 사탕이었다. 어느새 눈물이 쏙 들어갔다. 자리로 돌아가는데 더 이상 아프지만은 않았다. 자리로 돌아와서도 나는 사탕을 계속 굴려 먹었다. 달콤한 맛이 오래 남았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그 사탕의 맛과 모양까지 기억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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