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기 수능 강사의 인터뷰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 자신은 흔히 '선생님'으로 불리지만 그 호칭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대신 학생들에게는 본인을 '생선'이라고 부르도록 한단다. 이유는 학교 선생님에 대한 존중과 존경 때문이었다. 전에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들은 수업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나 인성을 진심으로 걱정했다고 한다. 자신은 기껏해야 수업을 잘 가르칠 생각만 하고 있다면서, 스스로와 결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요즘은 워낙 학원 다니는 아이들이 많으니 학원 강사든, 학교 선생님이든 학생들에겐 똑같은 선생님이다. 그래도 그렇게 구분 지으려는 모습에서 타 직군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느껴졌다.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노고를 칭찬하는 사람은 오히려 빛난다. 그 '생선'께 호감이 가면서, 학생들의 미래를 걱정하던 선생님들의 마음을 함께 생각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내게도 스스로가 그냥 강사일 뿐이라고 선 긋던 선생님이 있었다. 재수학원 담임 선생님이었다. 평소에도 그분은 약간 까칠한 분이었고, 격려보다는 질책과 채찍질을 더 많이 하던 분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재수학원의 특성상 학생들을 좋게만 대하실 수는 없으셨을 것 같다. 하지만 당시엔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다. 그분의 꾸지람을 피하기 위해 눈도 잘 안 마주치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수능이 끝나고 그 선생님과 함께 대입 전략을 짜러 마주 앉은 날이었다. 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기대보다 수능을 잘 못 치렀기 때문이었다. 당시 나는 좋은 입시 결과를 기대받는 학생이었지만 재수를 시작하기 전보다 더 못한 점수를 받아 든 상태였다. 어중간하게 시험을 본 학생들은 보통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른다. '최대한 명성 좋은 대학을 고르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그냥 입결 커트라인이 낮은 과'를 가던지, 아니면 '대학 이름값은 없더라도 원하는 과'를 고르 던지다. 하지만 그는 성적을 바라보고, 한숨을 쉬더니 '이 성적은 어느 선택을 해도 비슷하다. 네 마음대로 해라' 라며 선택권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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