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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꼴유랑단 Jul 15. 2022

뉴질랜드 허니문 일기_Day 3

애로우타운 (feat. 쌀국수, 팟타이)

2020년 1월 18일_여행 셋째 날


온천으로 몸이 따뜻해지니 위에서 신호가 왔다. 어서 밥을 달라! 늦지 않게 식당을 찾아야만 했다. 온천 리셉션에 앉아 거리가 멀지 않은 곳을 탐색하다가 애로우타운을 발견했다. 애로우타운은 과거 골드러시 시절 금을 캐러 온 광부들이 정착했던 마을이라고 한다. 19세기에 만들어진 건물들이 아직도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색다른 분위기가 풍기는 곳. 여기 가면 먹을 게 좀 있지 않을까? 기대와 굶주린 배를 끌어안고 구글 맵의 안내를 받았다.


S593은 운전실력이 아주 뛰어난 드라이버. 그에 질세라 난 항상 옆에서 그의 운전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보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곤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구글 맵과 호흡을 맞췄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거리가 멀어서 그렇지 도로가 복잡하지 않아 금방 애로우타운에 도착했다. 캠핑카 전용 주차장에 안전히 주차한 후 두 손을 살살 비비며 주변을 둘러봤다. 자, 이제 직접 걸으며 애로우타운을 경험해볼까?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지만, 산책하며 구경하기 딱 좋은 이곳은 정말 작고 아담한 동네였다. 쇼핑에 관심 없는 나도 눈동자가 휙휙 돌아갈 정도로 아기자기한 소품 샵, 구제 옷가게 등이 모여 있었다. 옛날 애로우타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정착촌이나 박물관도 잘 갖춰있었다.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서 둘러보기 좋은 곳이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마을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을 산책도 식후경. 텅 빈 배를 채워줘야 했다. 우리의 선택은 뉴질랜드에서 맛보는 태국 쌀국수였다. <Arrow Thai Food> 라니, 어떻게 여기에 쌀국수 가게가 있을 수 있지? 놀라움이 절로 나왔다. 어떻게 뉴질랜드까지 와서 쌀국수를 먹나요?!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여러분, 쌀국수는 사랑입니다! 오홍홍홍


쌀국수와 팟타이는 실패하는 법이 없다, 그럼 그럼! 뉴질랜드에서 제대로 먹는 첫 식사가 서양인들이 서빙해 주는 태국 쌀국수라니! 그저 이 모든 상황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곧이어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우리 앞에 놓였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정신없이 흡입 또 흡입했다. 역시 쌀국수는 옳다! 옳아! 맛있게 먹고 있는데 참새 한 마리가 테이블 밑으로 날아 들어왔다. 바닥에 떨어진 부스러기를 먹는 모습이 꽤 자연스러워 보였다. 귀여운 참새와 함께하는 점심 식사라니! 정말 낭만적인 허니문이야!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바로 옆 가게로 직진했다. 뉴질랜드에서 꽤 유명한 <파타고니아 아이스크림> 가게다. 하필 이 가게는 왜 바로 옆에 있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하는가! 장고 끝에 찐한 다크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골라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래, 이거지 이거야! 혓바닥으로 달콤한 초콜릿 맛을 느끼며 가게 앞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눈에 담았다. 유독 어린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자들이 눈에 띄었다. 반려견과 함께 따스한 점심 햇살을 즐기는 사람도 많아서 덩달아 나까지 마음에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왔다. 그래, 여행은 역시 여유롭게!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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