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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원 Jun 12. 2024

비영리 조직의 브랜딩

인권재단 사람의 브랜딩 기획을 회고하며

많은 브랜딩 프로젝트들이 의미있지만 낫에이벗비로 독립적으로 활동을 하면서부터는 기존에 하지 않았던 분야에 더 발을 들이고 싶었고, 그 도전 중의 하나가 비영리단체 ‘인권재단사람‘과 인권재단사람의 공간 브랜딩 프로젝트였다. 많은 브랜드들이 ‘목적’을 갖고자 하지만 조직의 당면 이슈인 매출이라는 문이 가로막으면 목적은 사실상 후순위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비전, 가치를 제시한다 한들 한낱 보고서로 끝나버릴 때도 많은 것이 사실. 그래서 더 이 프로젝트가 설레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목적과 당사자성을 가진 사람들이 꾸려가는 일이자 조직이었으니까.


벌써 1년 전, 1-2월을 뜨겁게. 인권재단사람 직원분들과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재정비했다. 당시 인권재단 사람의 비전은 ‘인권의 가치가 구석구석 스며드는 아름다운 공동체’였고, 미션은 ‘인권활동의 든든한 벗이자 버팀목' 이었다. 모두 좋은 의미지만 어떤 일을 왜 하는지 선명함이 아쉬웠고.


인권재단사람은 인권활동을 직접적으로 하는 조직이 아닌, 활동가들을 지원하는 지원조직체. 그것부터 명확한 구분이 되어야 현재의 후원자 뿐 아니라 미래의 후원자에게도 기부의 명분을 줄 수 있다. 6주의 워크숍을 통해 활동가와 인권재단사람 각각이 어떤 역할인지, 어떤 페르소나를 갖는지, 그에 따라 어떤 비전과 미션, 가치를 가져야할지 정리 작업에 돌입.


인권활동가가 #Fight for good, “걸어 나가는 자”라면, 인권재단사람은 #pave the road, “길을 내는 자“라고 역할을 정의했고. 포지셔닝 차원에서는 “후방 지원“에서 더 나아가 “전방 응원”으로 가자고 제안. 그에 따라 “인권활동가의 벗“을 넘어 ”인권활동가의 용기있는 도전을 함께하는 러닝메이트"로 재단의 역할에 역동성을 부여했다.

출처 : 인권재단 사람 리브랜딩 프로젝트 리포트 중 발췌 (낫에이벗비)


출처 : 인권재단 사람 리브랜딩 프로젝트 리포트 중 발췌 (낫에이벗비)


출처 : 인권재단 사람 인스타그램


더불어 이분들이 만들어갈 은평구의 공간을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정거장“의 의미로 “스테이션 사람"이라고 명명하고 많은 인권활동가들이 쉬고, 교류하고, 또 새로운 길을 떠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담아냈다. 


프로젝트 이후 뿌듯함을 느낀 또 하나의 TMI가 있다면 바로 조직 내 팀 이름이 바뀐 것. 브랜드 페르소나 워크숍을 하며 나왔던 '다정한 수호자', '용기있는 도전자' 라는 키워드들에서 추출된 것 아닐까. 기존의 '모금지원팀'은 '다정한 기부팀'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사업팀은 '용감한 사업팀', 운영팀은 '든든한 운영팀'이 되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던가. 조직명 바뀌는 것이 무슨 큰 변화일까 싶지만 서로를 부르고 불리는 과정에서 조직 내 사람들은 더 다정해지고, 용감하며, 든든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출처 : 인권재단 사람 인스타그램


스테이션 사람의 개관행사에서는 모든 진행에 수어가 동반되었고, 이곳에 입주한 농인LGBT 대표님의 아름다운 수어를 보며 다시 한번 이곳의 존재가 고마워졌다. 일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금을 살아가는 나는 타인의 인권을 나의 일로 생각해 본 적 있는가-하는 ’거울‘같은 프로젝트였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인권 신장을 위해 더 힘써주시길 바래보며.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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