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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브레일 Jun 08. 2016

준브레일, 그 끝없는 여정의 서막

뜨거운 청춘과 열정의 도전정신

Jun Braille - 현재 진행형인 이 이야기의 서막을 연 것은 다름 아닌 별 볼일 없이 반복되던, 아니 반복된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일상들 중 한 장면이었다. ‘준브레일’이라는 틀이 형성되기 이전, 우리는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동탄국제고등학교라는 인문사회계열의 특목고 학생으로, 여느 학생들과 다르지 않은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또 여느 학생들이 그렇듯이 봉사활동도 착실하게 참여하고 있었다. 당시 동탄국제고등학교의 방송부인 "Veritas"에 속해있던 멤버 허예빈, 엄준호, 김민준은 방송부 동아리의 일원으로서 오디오북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준브레일의 첫 프로젝트인 "Dot-Book"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신체 일부가 되어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겠다는 봉사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던 그 날. 그날이 이 끝 모를 여정의 출발점이었다. 

책이라고 함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너무도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책을 접할 시간을 잃어간다. 드넓은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지 않고 빠른 속도 물살을 가르기 위해서 우리는 책으로는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 수많은 시간들을 초단위로 쪼개 우리에게 할 일이 주어지고, 수레바퀴처럼 꾸역꾸역 그러나 가파르게 지나쳐가는 현실사회에서 ‘책’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에게 정보의 제공자이지만 동시에 고리타분하고 답답한 존재로 인식되었다. 굳이 책이 아니어도 정보는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그런 존재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 날 전 까지는 말이다. 


닷-북을 생산하기 위한 작은 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 3D프린터를 만들고 있다.

봉사활동을 갔던 ‘그 날’ 이후 생각은 변했다. 수없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매체들, 이는 모두 장애를 아직 가지지 않은 자들에게 최적화된 특권에 가까웠다. 오디오북 봉사를 하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음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는 것. 그렇기에 지금까지 누려왔던 정보의 바다는 그들에게는 다가설 수 없는 아름다운 오아시스의 신기루였으리라. 모든 것이 특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그 충격은 말로 형언할 수 없다. 평소에 당연하게 여겨왔던 TV를 보고 인터넷을 서핑하며 얻었던 많은 정보들은 모두 아직 장애를 가지지 않은 ‘나’ 가 있었기에 이리도 쉽게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갔고, 뭐든 나서고 도전하고 넘어지는 천방지축 십 대들이라는 고전적인 틀에서 벗어날 방도가 없었던 우리는 낭랑 18세를 앞둔 17세의 나이로 겁 없이 사회라는 바다에 뛰어들었다.

뜨거운 열정의 십 대들, 투쟁의지를 불태우다.

시각장애인들에서 범위를 좁혀 우리에게 영감이자 동기가 되어 주었던 시각장애아동 등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이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시작해야겠다는 두루뭉술한 아이디어의 구체화를 위해, 그 잠들지 않는 분노와 사회에 대한 실망을 표출하기 위해, 한 명의 생각보다는 여려 명의 분노와 아이디어가 절실했다. 

여담으로 북한이 중2 때문에 침입하지 않는다는 농담이 있다. 그런 중2를 지나온, 그러나 얼마 되지 않은 우리 낭랑 17세 고2들은 중2 못지않은 전투력과 의지, 자신감이 넘쳐흘렀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모여, 전투의지 넘쳐나는 친구들을 모아 5명의 초기 준브레일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이렇게 결성된 준브레일 5 멤버는 오디오 북이라는 동기를 떠올리며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책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점자책은 아동들에게는 읽기도 힘들뿐더러 그 양이 현저히 적어서 동화를 접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모두 평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들은 현실의 장벽 앞에서 턱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우리는 이 점을 지적해냈고 이 날은 시각장애 아동들을 위한 점자 그림동화책 "Dot-Book"프로젝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닷-북의 프로젝트 소개는 곧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작성자: 준브레일 마케팅 부서 최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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