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80일차 에스겔 48:35
35. 그 사방의 합계는 만 팔천 척이라 그 날 후로는 그 성읍의 이름을 여호와삼마라 하리라
2015년부터 줄곧 사용하던 스마트워치를 얼마전부턴 착용하지 않고 잠시 손목에서 내려놓았다. 삼성의 '기어s'라는 모델부터 시작하여 애플워치, 갤럭시워치 등 새로운 제품이 출시 될 때마다 다양한 제품군을 사용해보고 최신의 IT기술에 감탄하며 문명이 가져다주는 혜택들을 나름 누리며 살아왔다.
그런데 뜬금없이 스마트워치대신 쿼츠(Quartz)시계로 갈아탄 데에는 나름의 고민이 조금 있었다. 요안 하리(Johann Hari) 라는 작가의 '도둑맞은 집중력(Stolen Focus)'라는 책을 보면서 내가 과연 어떠한 일에 집중하고자 할 때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을까 하는 것인데, 늘 내 곁에 두고 있는 스마트폰과 이를 통해 24시간 365일 쉼 없이 울려대는 수십, 수백개의 알람들을 떠올렸다.
스마트폰을 충전기에 올려놓고 와도 여전히 내 손목에서는 이를 보조해주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가 있었고, 일에 집중하다가도 이를 방해하는 작은 진동에 수시로 손목을 돌려 메시지를 확인해야했다. 알람이 울려도 굳이 확인하지 않으면 되는게 아닌가? 혹은 진동을 꺼놓고 무음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려면 굳이 스마트 워치가 필요하지 않았다.
의지적으로 나는 스마트 워치를 풀어서 내려놓고 지금 벌써 8개월째 생활 중인데, 결과적으로는 상당 부분 만족스럽다. 가끔 운동하거나 하는 등의 시간에는 스마트워치를 다시 착용하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5만원짜리 저렴한 쿼츠시계를 매일 차고 있다.
거창해보이는 경험담이지만, 요지는 늘 나의 곁에 두고 있는 어떤 존재가 나에게 도움을 주는가 아니면 나를 방해하는가를 고민해보았다는 것이다. 마침 오늘 주신 말씀에서는 하나님께서 항상 나와 함께하신다는 해석을 듣고 하나님의 동행은 나에게 언제나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묵상하게 된다.
다만 하나님의 동행이 나에게 굳이 화려함을 동반하지 않아도, 그저 여기 함께 계신다는 사실만으로 나의 인생 중에 좌절과 혹독한 시기에 굉장히 큰 위안과 용기가 된다는 것을 오늘 묵상 가운데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위기 중에 곁에 두고 의지하려는 것이 과연 하나님이신지, 아니면 세상의 지식과 능력인지 돌아보고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