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83일차 출애굽기 21:1-11
1. 네가 백성 앞에 세울 법규는 이러하니라
2. 네가 히브리 종을 사면 그는 여섯 해 동안 섬길 것이요 일곱째 해에는 몸값을 물지 않고 나가 자유인이 될 것이며
3. 만일 그가 단신으로 왔으면 단신으로 나갈 것이요 장가 들었으면 그의 아내도 그와 함께 나가려니와
4. 만일 상전이 그에게 아내를 주어 그의 아내가 아들이나 딸을 낳았으면 그의 아내와 그의 자식들은 상전에게 속할 것이요 그는 단신으로 나갈 것이로되
5. 만일 종이 분명히 말하기를 내가 상전과 내 처자를 사랑하니 나가서 자유인이 되지 않겠노라 하면
6. 상전이 그를 데리고 재판장에게로 갈 것이요 또 그를 문이나 문설주 앞으로 데리고 가서 그것에다가 송곳으로 그의 귀를 뚫을 것이라 그는 종신토록 그 상전을 섬기리라
7. 사람이 자기의 딸을 여종으로 팔았으면 그는 남종 같이 나오지 못할지며
8. 만일 상전이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여 상관하지 아니하면 그를 속량하게 할 것이나 상전이 그 여자를 속인 것이 되었으니 외국인에게는 팔지 못할 것이요
9. 만일 그를 자기 아들에게 주기로 하였으면 그를 딸 같이 대우할 것이요
10. 만일 상전이 다른 여자에게 장가 들지라도 그 여자의 음식과 의복과 동침하는 것은 끊지 말 것이요
11. 그가 이 세 가지를 시행하지 아니하면, 여자는 속전을 내지 않고 거저 나가게 할 것이니라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사극이나 영화에는 문화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계급에 따른 질서와 이에 따른 수직적인 관계, 소유와 피소유의 관계가 드러난다. 여기에서 피소유에 속한 사람들은 주로 종이나 노예로 지칭되며, 과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러한 신분과 계급이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대물림 되었다.
이것은 철저하게 소유자인 주인의 입장에서 해석되고 제정된 법과 제도로서, 피소유에 속한 이들을 동등한 사람으로 여기기보다는 소유물로서 취급하는 생각이 바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늘 본문은 굉장히 오래전에 쓰여진 성경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시절에도 당연한 관습이자 문화로서 종과 노예에 대한 제도가 있었고, 후배의 계급제도와 마찬가지로 세습과 자유, 해방에 대한 것을 언급하고 있다. 다만, 여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피소유의 사람을 소유물이 아닌 동등한 가치의 인간으로 대우하며, 주인과 종의 '소유'에 대한 것이 아닌 주인과 종의 '관계'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는 더이상 과거와 같은 신분과 계급은 존재하지 않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철저하고 수직적인 구별함이 인간관계에 있는 것을 느낄 떄가 있다. 동등한 인간이지만, 특권의식을 갖고 있으며 그것으로 남들 보다 위에 군림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성같은 것들이 사회의 이면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볼 때가 있다.
특히 인간의 삶의 기본권이나 생명유지와 같은 아주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권리와 모습에 대하여도 관계나 존중보다는 차별과 욕심이 앞서는 것을 볼 때 인간의 이기심이 참 무섭고 잔인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나도 예외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나에게도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하지 못한 모습들이 있어서 그것으로 인해 본의아니게 상처를 주거나 하는 일이 있다. 이런 것들은 후(後)에 나를 많이 괴롭게 한다.
인간 사회는 고등사회로 이미 진입하여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다툼과 시기, 이기심은 여전하다. 오늘의 말씀을 되새기며, 타인(他人)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관계 속에 지혜로운 성도의 삶이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