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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 Jun 13. 2022

MZ세대에 최적화된 SF스릴러

캣피싱 

4월에 있었던 독서모임 후기를 6월에 작성하는 관계로 디테일이 흐릿하겠지만, 정리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기록해본다. <캣피싱>은 나오미 크리처의 소설로, '캣피싱'이라는 용어는 '온라인 상에서 자아를 꾸며 드러내는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주인공들이 청소년이라 영어덜트 소설로 분류된다고 한다.

줄거리는 엄마와 함께 아버지를 피해 도망다니며 사는 스테프가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성교육 로봇을 해킹하는 바람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고, 이때문에 아버지에게도 들켜서 도망친다. 이때 스테프는 온라인 친구들인 '캣넷' 회원들의 도움을 받는데, 그 중에는 AI도 있다. 결국 아이들이 이기는 이야기다.  


Q 책은 어떻게 읽었나? 

진 _ 'MZ세대에게 최적화된 SF스릴러'라는 말에 낚여서 읽게 되었는데, 재밌었다.

정 _  모녀의 탈출기에 중점을 두고 읽었고, 재밌었다. 때마침 봤던 미드 <너의 조각들>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 흥미롭게 봤다.

포 _ 드론에서 책을 떨구는 지점부터 재밌게 읽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주인공이라 미드 <기묘한 이야기>도 생각났다. 명절에 가족들이 윷놀이를 하는데 조카는 그렇게 승부내는 게임을 싫어한다. 그래서 유투브로 마인드크래프트 관련 영상만 돌려보더라. 

옥 _ 치밀한 스릴러라고 할 수는 없고, 약간 팬픽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허술함이 매력이었다. 성교육 로봇 재밌었고, 동성애나 정체성 등 젠더 이슈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윤 _ <천재 소년 두기> (연식 나옴.ㅋㅋ) 생각이 났다.  


Q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진, 정 _ 아버지가 쳐들어왔을 때, 그 이후 드론이 대거 떠서 오는 장면 등.

옥 _ 애들이 숙소를 못구해서 숲 속의 어느 창고 가서 자는 부분. 쥐똥냄새가 진동하는 것 같았다.

포 _ 레이철이 전화했을 때 엄마가 신고하는 대신 보내주는 거 좋았다.

우 _ 로봇 성교육 장면.


Q 온라인 속에서 나의 모습은 어떤가?

정 _ 블로그를 하고 있는데, 대체로 좋은 모습만 보여준다.

진 _ 과거에는 우울함, 멜랑꼴리, 센치함 같은 것을 드러내는 걸 좋아했다. 당연히 실제 내 모습과는 달랐다.

윤 _ 온라인에선 현실의 나와 달라 보이고 싶은데 그게 안된다. 사실 달라보이게 하려면 그것도 에너지가 든다. 그런 에너지가 없다.

우 _ 에너지가 든다는 말에 동감한다. 페북에 썼다 지우고 썼다 지우고 하니까. 온라인에선 외로울 때 공감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옥 _ 일관성이 없다.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는데, 미리 생각하지 않고 막 올리는 편이다. 

포 _ 각 모임마다 다 다른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다. 카페마다 다르게 보일 것이다.


Q 온라인 상 인간관계의 의미는 무엇일까? 진정성이 있는 관계일까?

진 _ 온라인 관계가 현실과 동떨어져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눈팅하는 커뮤니티들이 몇 있는데, 아플 때 꽤 도움이 됐다. 그리고 커뮤니티 안에서 죽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글은 여전히 남아 있고, 그 글에 댓글이 달리고 하는 걸 보면 진정성이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정 _ 나는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이 취직을 시켜준 적도 있고, 온라인 모임에서 누군가 죽어 장례식에 함께 간 적도 있다. 그때 우리끼리는 섬 같다고 했지만 하여튼. 다만 블로그에서 오프라인 모임 한번 추진한 척이 있었는데 딱 1명 나와서 상처받았다. 이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섞지 않는다. 블로그를 열심히 하니까 내 기준으로 온라인은 내 삶의 50%는 되는 것 같다.

포 _ 온라인이 없을 때는 성향 맞는 사람끼리 만나는 게 힘들었는데, 요즘은 성향 맞는 사람끼리 만나는 게 쉬워져서 좋은 것 같다.

윤 _ 하지만 온라인만으로는 딥(deep)한 관계가 유지되지는 않는 것 같다.

옥 _ 온라인 모임은 21세기의 파티 같다. 시간 낭비, 감정 낭비 없고 그래서 흥하는 듯. 온라인 모임은 시한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 _ '캣넷'의 아이들은 성소수자였기에 온라인 모임에서 돈독해진 거 아닐까? 나는 리니지 길드, 갬핑 모임 등을 해봤는데, 오프라인 모임을 위한 과정으로서 온라인 모임을 이용하는 것 같다.

(여기서 한 동안 섬북동은 온라인 모임이냐 오프라인 모임이냐 등의 이야기를 나눔)


Q AI에게 인격이 있다면? 어떤 분야를 AI에게 맡기고 싶은가?

정 _ 돌봄노동. 감정적으로 힘들어하지 않는 AI가 나를 돌봐줬으면 좋겠다.

윤 _ 나도 돌봄노동. 내 부모를 AI가 돌본다면 약 먹는 시간 같은 거, 어떤 약과 어떤 약을 함께 먹어도 좋은지 같은 것들을 오차 없이 알아서 해줄 것 같다.

옥 _ 나는 숫자에 약해서 돈 관리를 잘 못하는데, AI가 내 재정을 보고 노후와 연금 등을 책임져줬으면 좋겠다.

진 _ AI가 컴플레인을 대신해줬으면 좋겠다. 

우 _ AI가 전세계 사람들에게 1원씩 뺏어와서 내 노후를 보장해주면 좋겠다. 1원씩은 잘 모를 것 아닌가?


Q 그럼에도 끝까지 인간의 영역으로 지켜지길 바라는 것은?

진 _ 돌봄의 영역. 요양원에서 고양이를 키우게 했더니 어르신들의 건강이 좋아졌다고 하던데, 돌보고 접촉하는 건 AI로는 안되지 않을까?

정 _ 내가 작가다 보니 창작의 영역은 AI가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 _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AI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옥 _ 남겨둘 영역이 없어지지 않을까? 결국엔 인간이다 죽을 거 같다.

포 _ 노노노. 특이점이 와서 인간은 안죽고요...그래서 더욱 괴로울 것 같다.


ZOOM으로 했던 4월 16일 <캣피싱>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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