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딱딱한 아스팔트 길을 벗어나
숲으로 가는 샛길을 달린다
바람의 곁을 가르면
풍경이 마음을 적신다.
오롯이 내 몸에 의지해
가다 서다 세상을 마주하면
여름 햇살에 지친 풀 한 포기조차 정겨워지고
길은 어느새 친구가 된다.
급한 회전을 할 참이면
나의 내면 속에 잠자고 있던 트라우마가
화산의 용암처럼 불끈 솟아오르고
두 발이 정지되는 위험한 순간도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툴툴 털고
다시 페달을 구른다.
달린 만큼
꿈꾼 만큼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