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현우 May 11. 2016

바람 빛 노인

손현우

바람은 햇볕에 잘 말리면
훌륭한 담요가 되리
흐르는 모든 것에 대해
되도록 무신경함을 유지하며
가난한 이들 근처를 서성이는

새로운 세계가 불쑥 얼굴을 들이밀어도
서울역에는 여전히 집 나온 사람이 많고
반짝이는 별들이 쏟아지길 주저하는 도시

그 가장자리서  
같은 틀을 고집하며 사는 늙은이들에게
약속된 어음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는 듯이
젖은 신문처럼 허리를 튕기며 폐를 가득 채우는
몇 줄기 바람 따위에 서서히 물드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사는 길목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