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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키리우스 Sep 10. 2018

변한다는 것

역시 남자는 반팔에서 긴팔로 넘어갈 때가 가장 멋있는 것 같아요


며칠 전 나를 보며 누군가 한 말이다.


계절이 바뀌면 가장 먼저 옷차림이 달라지고, 달라진 옷차림은 익숙함을 낯섦으로 바꾼다.

아마 답답한 수트를 걸치다 가벼운 반팔 셔츠로 바꿔 입을 때도 "역시 남자는 몸매가 드러나는 여름옷이 가장 멋있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을지 모른다.


낯섦과 멋있음이 겹쳐서 나타나는 이유는 낯섦이 설렘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즐겨보는 드라마인 '아는 와이프'에서 

아내의 아줌마화가 못마땅했던 남자는 과거로 돌아가 아내를 바꿨다.

그리고 아줌마화 되었던 예전 아내를 직장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남자는 젊고 이뻐진 예전 아내가 낯설었고 불편했지만 첫 데이트를 했던 바다에 함께가고 설렘을 느낀다.

"조강지처가 좋더라~♬♪"라는 후진 교훈을 주는 드라마지만

드문드문 30대 유부남의 로망스와 고뇌가 느껴져 딴짓하며 보는 중이다.


Hello stranger

라는 대사로 시작하는 유명한 영화가 있다.

낯선 런던의 거리에서 넋놓고 걷던 여자는 

낯선이의 부고 소식을 전문으로 쓰는 낯선 기자 앞에서 우연히 쓰러지고, 이들은 사랑을 한다.

어느덧 익숙해진 그들은 다시 낯선 사랑을 만나고 익숙한 사랑은 버린다.


그러면서 질퍽하게 서로를 탐하고, 비난하고 개싸움을 벌이며 다들 후져진다.

그리고 여자는 뉴욕으로 돌아가 넋놓고 걸어다니며 새로운 Stranger를 탐색한다.

이 노래와 함께 'And so it is. just like you said it would be...♬♪'




요즘 나는 변해가는 내가 낯설다.

자기의 낯섦은 설렘이 없고 두려움만 가득이다.

보여지는 모습에 돈과 시간을 더 쓰며 두렵지 않은척 숨긴다.

가능한 낯선 변화의 끝이 계절이 바뀔 때 나타나는 설렘처럼 매력적이었으면 좋겠지만

후진 꼰대가 등장하진 않을지 걱정이다.


Hello stranger!

Where are you 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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