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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앳더리버 Mar 03. 2022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많은 주제들, 가볍지 않은 인권 이슈들

2022년 첫번째 책은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라는 책이다.


여러 인권 관련 책에서 청소년 권장 도서로 알려진 책이라 그런지 우리가 한번 쯤은 접해본 다양한 인권 이슈를 쉽지만 가볍지 않게 풀어낸 책이었다. 함께 읽었던 선생님들도 읽으면서 부담되지 않아서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많은 주제들 중에서도 책 모임에서 나눴던 몇 가지 이슈에 대해 적어보았다.



Q) '대상화'를 경험한 적이 있으신가요?

이 질문으로 대화를 나눌 때, 특수교사들만 있어서 그런지 '특수교사'로써 대상화됐던 경험들은 모두 있었다. '장애학생들을 가르치신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천사시네요. 사명감 없이는 못할 일이잖아요 등등' 이젠 숱하게 들었던 말이어서 그런지 별 감흥이 없다. 하지만 그 말 안에는 '장애학생은 문제행동도 많고, 대하기 어려운데 그런 힘든 친구들 맡아서 고생하시네요. 하지만 나는 그런 학생 대하는 건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당신은 천사입니다!'라는 의미가 있다고 얘기하면 너무 부정적으로만 본 것일까?



2장 '타고난 성별을 넘어서다' 챕터를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아마 성 고정관념에 대해 크게 고민해볼 기회가 없어서인지 책을 통해 여러 생각이 들었다는 분들이 있었다. 그러면서 성적 대상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 여선생님, 여학생에게 '예쁘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민감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 여성에게 '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어떻게 '대상화'가 될 수 있는지, 성 고정관념 어휘들이 왜 바뀔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4장 '사는 동네가 달라도 함께 걷는 법'챕터도 많은 분들이 언급하셨는데 금수저, 흙수저 이슈에 대해서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거나, 금수저 유튜브 영상들을 즐겨 보는 어떤 선생님의 고백(?)을 들으면서 의식하지 않지만 경제수준의 잣대로 얼마나 많은 차별이 자행되는지도 이야기 나누었다. 임대거지, 휴거지, 엘사 등 학생들이 쓰는 이런 용어들은 사실, 거주하는 집과 경제수준, 사회적 지위를 연결시키는 어른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내용. 이런 인식을 아무렇지 않게, 심지어는 각성하라는 의미로 아이들에게 주입하는 부모들이 먼저 깨달아야한다고, 조심해야한다고 말했다



'능력주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능력주의'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계속 양산되는 사회계급, 보수의 양극화 속에서 사회 투쟁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능력주의'에 대해 동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모인 한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개인 노력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본인 고3 자녀에게는 실력을 키우라며 사실상 '능력주의'에 해당하는 발언을 많이 했다고 돌아보는 분도 있었다.



3장 '음지를 탈출한 성 소수자' 챕터에서는 퀴어축제를 바라보는 성 소수자와 이를 반대하는 이들의 입장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경우 싫어하는 것도 권리라고,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는데 책에서는 혐오의 표현이 '인간 존엄성'을 해치기 때문에 자유 권리 행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반 동성애인 사람들도 '동성애'는 '인간 존엄성'에 위반 되는 행위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런 가치 충돌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들을 나눴다. 종교적인 이유로, 아이를 키우고 있어 염려하는 마음으로 성 소수자들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는 분들도 있어 솔직한 생각들을 나눌 수 있었다.

        


우리는 대부분 어떠한 모양이든 '차별'에 대해 반대하고, 그런 행위를 볼 경우 분노할 거라 생각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얘기를 할 때 적어도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나처럼 말이다. 하지만 차별의 해소를 위해 내가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면? 또는 내가 손해를 봐야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얼마전 있었던 택배파업으로 인한 불편함, 장애인 단체 이동권 시위로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불편함 등(그 파업이나 집회가 정당하냐의 문제는 일단 차치하고), 이런 일을 내가 직접 경험한다면 나는 어떨까? 불편하지만 그들을 이해하려는 관대한 마음이 먼저 들 수 있을? 내 위치와 상황에 따라 '차별'은 또는 '차별을 바라보는 관점'은 상대적일 것이다.

뜬금없는 질문이 생각난다.


"당신은 특권을 가졌다고 생각하시나요?"


당신이 지금 큰 어려움없이 직장에 출퇴근을 하고 있다면, 아무렇지 않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면, 당신의 피부색이나 성별로 인해 부당한 일을 당한적이 없다면, 당신은 특권을 가진 존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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