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남편이 당직 근무서는 날
큰 아이가 짧은 봄방학을 시작한 날.
12시간 정도 두 아이를 혼자 봐야한다는 뜻.
벌써 육아를 한 지 햇수로 6년째건만 아직도 남편없이 두 아이를 보는 게 두려운 초보맘.
남편한테 너무 의존해서 늘 고맙고 미안하다.
한편으로는 의존하고 싶지 않고,
두 아이 데리고 지방으로 여행을 가거나 산으로 들로 혹은 어디로든
거침없이 다니는 씩씩한 사람이고 싶은데 잘 안돼서 속상하다.
큰 애한테는 짜증내지 않고, 작은 애는 즐겁게 해주고 싶은데 안된다.
아이들은 나를 밀고 치면서 놀아달라고, 놀아달라고, 몸으로, 몸으로 말하는데,
몸언어가 버거운 나는 울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온힘을 다해 밀어낸다.
#주방
전에는 설거지를 끝내놓고 식탁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곤 했지만,
요즘은 주방이 미워서 일하러 가는 것 이외의 일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다. 누가 잡는 것도 아닌데 일 끝나면 부리나케 나오기 바쁘다. 밀키트도 많아지고 식기세척기도 들였는데도 좀처럼 일이 줄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서 무력감 앞에서 헤매는 중. 분명히 다 정리한 거 같은데 들어가면 또 일이 생겨있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