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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Apr 03. 2024

눈이 부시게


돌 맞을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마흔이 되면서 젊음과 늙음의 경계선에 있다는걸 부쩍 느낀다. 내 마음속에 젊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 마흔이었나보다.


'눈이 부시게'를 보면서 여러가지 감동적인 것들도 많았는데 난 그렇게 눈물만 났다. 내가 하루아침에 늙어버린 혜자인 것 같아서.


이상한 포인트에 과몰입해서 드라마 감상을 제대로 못했는데 이거 하나는 와닿았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할머니 혜자와 어리고 예쁜 혜자가 같은 사람이라는거. 똑같이 느끼고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이라는거.


그런데도 나이가 들면 겉모습이 바뀌는 만큼 행동도 바뀌어야 한다. 어린 사람들과 대화하다가 내가 너무 어린척 하는걸로 보였을까 걱정되고, 매사 추하지 않나 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입는 옷도, 대화도, 말투도, 성격도...


물론 이 모든 것이 우울증의 증상일수도 있고, 어쩌면 우울을 겸한 현실 적응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눈이 부시게'는 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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