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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Jul 14. 2024

달콤한 위로, 쇼핑 중독


우울증약, ADHD약을 꼬박꼬박 챙겨먹는데도 쇼핑 중독은 여전하다. 그동안 없었던 원피스나 악세서리들을 모으는거라 꼭 중독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스스로 멈추기 어렵다는걸 느낀다.


처음엔 옷, 목걸이. 그 다음엔 귀걸이. 손이 귀찮은걸 좋아하지 않아서 반지로는 안 넘어갈 것 같긴하다. 여름이라 옷 입는 것도 귀찮아 꾸밀 일이 없는데도 반짝반짝한 것들을 모으는 즐거움이 있다.


모으고 난 다음에는 거기에 익숙해져서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고 (옷장 가득 옷이 있어도 입을 옷이 없다는 말을 체감한다) 돈을 많이 썼다는 죄책감(?)도 들어서 다시 쇼핑앱을 뒤적이게 된다.


직장에서 할 일이 없을 때 핸드폰을 주로 보게 되는데 게임하기는 뭐하고 쇼핑앱을 켜놓게 되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꾸만 살게 보인다.


나는 주로 자잘하게, 다양하게 사는 편이다. 작은 금액이지만 그것도 모이면 큰 금액이 된다. 매일 최소 얼마씩 주문하고 있는 나를 의식하면서부터는 멈추려고 했는데 잘 안된다.


사고 모을 땐 달콤한 위로가 되는데, 그 후에는 좀 공허해진다. 많이 사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쇼핑 중독이 문제라고 느껴진다. 진짜 위로가 되진 않는 것 같다랄까. 내가 현재의 문제를 회피하고 잊어버리기 위해 뭔가 사는 것에 집착하고 있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외로움을 잊으려고 쇼핑에 몰두하는 것처럼.


이걸 스스로의 의지로 고칠 수 있을까. 정신과에서 상담받을 때 이야기했지만 어느정도 자기를 위한 보상은 필요하다는 말 정도만 들었다. 그 말도 맞지만 지금 내 상태는 그 선을 좀 넘은 것 같아서 걱정이다.


일단 지금 받을 예정인 택배만 받고나면 쇼핑 앱부터 지울 생각이다. 내 삶에서 다른 위로를 찾아야할 것 같다. 나에게 진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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