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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3시간전

쇼핑앱을 삭제했다

예전 버전으로 말하면 '카드를 잘랐다'와 동급일 것 같다. 내 쇼핑중독은 주로 이 앱에서 발생하니까. 우선 사고 싶은걸 몽땅 다 사버려서 장바구니를 비웠다. 그런 다음 앱을 지웠다.


사고 싶은걸 다 사버린 이유는 미련이 남을까봐서였다. 마지막 순간에 눈에 띈 것들까지 야무지게 산 다음 시원한 마음으로 앱을 삭제했다.


앱을 지운건 앱이 자꾸 나에게 새롭고 예쁜 물건들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앱은 내가 열어보고 구입해온 종류의 상품들, 그중에서도 내 취향에 딱 맞고 예쁜 것들만 보여줬다.


개중에는 내가 구입한 종류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부류들도 섞여있었다. 그런데 예쁘긴 예쁘다. 그럼 나는 마음이 혹해서 새로운 것들까지 구매하게 된다.


거기에 더해 우울과 불안이 내가 그 앱에 집착하는걸 도왔다. 우울하고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하겠을 때, 무기력하거나 초조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쇼핑앱을 보는 거였다. 시간 때우기를 넘어서 거기엔 즐거움까지 있었으니까 더더욱 좋았다.


그러다보니 내 방의 수용량을 초과할만큼 뭔가를 모으게 되어버렸다. 주로 악세서리 류이고 그동안 거의 안샀던걸 한꺼번에 갖춘 셈이라 아주 낭비까진 아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매일 뭔가를 사고 있고, 멈추기 어렵다는걸 느꼈다. 카드값도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런 식의 중독은 오히려 기분을 나쁘게 만든다. 그래서 쇼핑중독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했다.


성공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성공해보려고 한다. 이미 종류별로 많이 사서 견물생심만 아니면 뭔가를 더 사게되진 않을 것 같다. 배는 이미 부르다고나 할까.




성공하든 실패하든 후기 남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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