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진동과 충격
방수가 어느 정도 되었다면 다음은 진동과 충격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제품이 어딘가에 얌전히 놓인 상태로 사용이 된다면 걱정 없겠지만.. 대부분은 진동이나 충격에 노출될 겁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생각해 볼까요? 제품을 사용하다가 어딘가에 살짝 부딪혔는데 먹통이 되거나 차량 거치대에 거치하고 운전을 하다 보니 전원이 꺼진다거나 한다면 ‘뭐야.. 비싼 돈 주고 샀는데 이거 못 쓰겠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겁니다. 꼭 스마트폰처럼 사용자가 항상 휴대하는 제품이 아니더라도 어떤 제품을 운송하거나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진동과 충격에 노출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품질확보를 위해 진동이나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보호하고자 하는 부품이 무엇인지 정의가 필요합니다. 제품 내부에 들어가는 센서가 될 수도 있고 PBA(각종 전자부품이 실장 된 기판)가 될 수도 있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내부의 PBA를 예로 들겠습니다. 보통은 내부의 주요 부품을 보호하기 위해 외관을 딱딱한 케이스로 감싸고 내부에는 완충구조를 넣습니다.
금속
플라스틱
고무, 실리콘
외부 케이스로 금속을 사용한다면 판금이나 절삭가공, 다이캐스팅 등을 활용하여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때 PBA는 보통 나사를 이용해 단단히 고정합니다. 나사는 M2~M3 정도의 나사를 이용하여 고정을 하며 나사를 통해 손쉽게 케이스와 접지(Ground)할 수 있습니다. (PBA 입장에서는 노이즈를 줄이거나 인증을 통과하기 위해 접지 포인트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나사로 단단히 고정이 되어있다면 일반적인 충격이나 진동에서는 버틸 수 있습니다. 다만 나사 고정 위치 간의 거리가 너무 멀다거나 PBA 모서리에서 너무 먼 경우는 취약할 수 있으니 가능하면 균등하고 촘촘하게, 그리고 외곽 모서리는 고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PBA의 크기가 커서 나사를 고정해도 손으로 눌렀을 때 약간 휘어지는 것이 보인다면 실장 된 부품과 케이스는 최소 0.5~1mm는 떨어져 있는 것이 좋습니다. 외부 충격이나 진동에 의해 PBA가 순간적으로 변형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플라스틱 케이스를 사용한다면 금속케이스처럼 전자파를 차단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플라스틱 재질 자체에 전자파 차폐 성분이 있는 것을 사용하거나 사출 후에 특수 도료를 입히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PBA 설계부터 기구적으로 접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염두하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플라스틱 케이스 역시 나사로 PBA를 고정하며 플라스틱 자체에 나사를 조립할 수 있는 형상을 만들거나 금속 부품을 별도로 만들어 조립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아예 완충을 위해 고무로 한번 더 감싸거나 모서리에 범퍼를 구성할 수 도 있습니다. 요즘 많이 보이는 스마트폰 케이스는 대부분 고무나 실리콘과 같은 탄성체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탄성이 있는 재질은 재질 자체로 완충기능이 아주 효과적인 재질이기 때문에 다소 거친 환경에서 사용을 한다면 고려해 볼 만한 재질입니다.
쿠션
실리콘, 고무
써멀패드
PBA를 나사로 고정만 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나사까지 조립이 완료된 PBA를 손으로 눌러보면 약간씩 휘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이는 PCB 자체도 약간의 탄성이 있는 얇은 판의 형태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데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외부의 강한 충격이나 진동, 낙하 시 PBA는 순간적으로 휘어지게 됩니다. 이때 나사를 고정한 부분은 그대로 있지만 나사 고정부와 멀어질수록 더 많이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면서 실장 된 부품이 파손되거나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적절히 완충재를 배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쿠션, 실리콘패드 등을 PBA에 붙여 PBA가 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또한 열을 빼내기 위한 써멀패드가 아예 쿠션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완충재의 두께는 가능하면 빈 공간에 맞는 것으로 선정하고 경도는 상황에 따라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힘을 많이 받아 지지대 역할이 필요한 경우라면 경도가 높은 것으로, 충격이 직접적으로 가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면 경도가 낮은 것으로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사고정제
커넥터 고정기구물
조립된 나사는 진동이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환경에서 점점 풀리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풀림 방지 와셔나 너트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종의 접착제와 같은 나사고정제를 사용하여 조립하는 것입니다. 나사고정제는 사용하고자 하는 환경이나 조건에 맞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워낙 가품이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정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PBA에는 버튼, OLED처럼 각종 인터페이스가 케이블이나 FPCB(필름 형태의 휘어지는 PBA)를 통해 커넥터로 연결되게 됩니다. 커넥터는 커넥터 자체만으로도 어느 정도 체결성을 유지하긴 하지만 강한 충격이나 진동 환경에서는 일부가 빠질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기구적으로 한번 더 고정해 주는 덮개 형태를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은 작은 판금물을 제작하여 나사로 고정합니다.
위 내용을 고려하여 설계 및 조립이 완료되었다면 진동시험기를 이용해 진동테스트를 해보거나 직접 떨어뜨려보아서 PBA에 손상이 없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낙하테스트를 할 때에는 스마트폰의 슬로모션 기능을 이용하여 어떻게 떨어지는지, 어떻게 변형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