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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쟁이 초보를 위한 기구설계 꿀팁

17. 아이디어가 생각이 안 날 땐..

 지금까지 수년간 기구설계를 하고 있지만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질문도 가끔씩 하곤 합니다. 


특히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이 제일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접혔다 펼쳐지는 메커니즘이 필요한데 공간은 10mm 안에 구현해야 하고 1만 번 이상은 버텨야 하면서 가벼운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칩시다. 어우.. 벌써 머리가 아픈데요. 구글에다가 한번 찾아봅니다. 절대 안 나옵니다. 비슷한 무언가를 찾아봅니다. 경첩 비슷한 이미지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너무 무겁고 커서 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시 찾아보지만 마땅히 참고할만한 구조가 나오진 않습니다. 이번엔 인터넷보다 더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생각을 해봅니다. 펜을 들고 스케치를 해봅니다. 뭔가 그럴싸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설계해보려고 하니 불가능합니다. 기한은 정해져 있고 뭔가 떠오를 거 같은데 안 떠오릅니다. 다시 고민에 빠집니다.


 자칫 잘못하면 퇴근해서까지 이런 고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계속 한 문제만 매달리면 그 문제를 점점 더 못 풀게 되는 악순환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 함정에 빠진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퇴근하고 난 뒤에 업무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너무 설계만 생각하면 오히려 아이디어가 잘 안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자연을 보거나 하면서 설계에 대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습니다. 그러면 대부분은 다음 날에 다시 아이디어를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아니면 다른 분야의 기구설계를 하시는 분에게 조언을 구해보기도 합니다. 그들의 분야에서는 쉬운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아예 기구설계와 전혀 상관이 없는 동료나 지인에게 아이디어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기구설계하시는 분들은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과감한 아이디어가 잘 안 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관련이 없는 분들은 기구설계에 대해 잘 모르시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쉽게 내놓기도 합니다. 그런 아이디어를 듣다 보면 '유레카!' 하고 외치는 순간이 간혹 있습니다. 이런 게 영화 속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산책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딱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건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릴 수 도 있습니다. 이 과정은 가끔은 정말 답이 안 보일 때도 있는데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우리는 엔지니어고 언젠간 해결할 겁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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