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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CHOS May 22. 2016

그리움만 쌓이네

:: 추억, 그 아름다운 기억


 누구에게나 옛 생각을 하면 피식, 웃음이 나는 좋은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서른을 앞두고 20대를 마무리하면서 지난 날들을 되돌아보면, 그렇게 웃음이 나는 '그때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재밌었지'하는 기억들이 있다.



 이들을 처음 만난 건 2006년 겨울이었다(몇 명을 제외하곤). 당시 나는 고3이었고, 수능을 본 후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방학을 보내는, 천하태평하게 지내는 반백수 상태였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교회를 다녔는데, 그 당시에도 믿음이 좋아서 다니기 보단, 친구들 만나러 놀러 다니는 유형 쪽이었다. 고등부를 졸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청년부에 올라가게 됐는데, 청년부에 올라가서 간 첫 수련회에서 부터 인연이 시작되었다.



유물과 같은 사진들이다. 찾느라 상당히 고생했다. 2007년 겨울 수련회 첫날밤에 직접 찍은 사진.


 수련회 첫날 일정을 모두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바로 전, 어떤 어르신들이 앞에서 키보드와 베이스를 치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그 장면이 너무 멋있게 보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사진을 찍어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주 따뜻했던 2007년의 겨울


 하지만 우리도 언제까지나 마냥 놀 수 없었고, 마냥 웃을 수 없었던, 요즘은 '헬조선'이라고까지 불리는 대한민국의 20대들이었다. 학업, 입대, 취업, 유학, 결혼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준비해야만 했다. 나는 우리에게 이별의 시간이 다가옴을 서서히 느꼈다.


 이들과 함께 지내며 선한 영향력을 많이 받았고, 좋은 기억들과 추억들을 단기간 내에 상당히 많이 만들었다. 당시 우려가 하나 있었다면, '금방 친해진 만큼 떨어져 있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금방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 그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군대로, 회사로, 유학 등으로 우리는 서서히 같이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었고, 어느새 각자의 위치에서 바쁘게 지내는 그저 평범한 보통의 20대 청년들 되어가고 있었다.


 몸이 붙어있어야 가깝다고 느꼈던 어린 시절, 나는 단순히 이들과 물리적으로 멀어지는 것이 싫어서 저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같이 여행도 다니고,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는 만남


 사실 이들 대부분은 86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다. 어쩌다보니 친구들 무리와 가깝게 지내게 되었고, 같이 만남에 큰 무리가 없게 되었다(순전히 내 생각). 가끔은 '내가 껴도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친구들 만나서 노는데 괜히 껴서 방해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사실 아직도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기회가 생길 때 마다는 꼭 보려고 철판 깔고 노력한다. 눈치보면서 피하다보면 관계 형성이나 발전도 안될 뿐 더러, 무엇보다 친구라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신념으로..


 나도 이제 나이를 보기보다 꽤나 먹어, 어느덧 30을 앞두고 있다. 벌써 10년이나 더 된 오래된 만남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는 옛날처럼 호되게 막내 역할을 하며 함께 지내고 있다. 이제는 결혼한 유부남도 있고, 애기까지 있는 애아빠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10대들처럼 신나게 논다. 언제까지나 계속 28청춘이라고 믿고 싶은 건 아닌가 모르겠다.




 옛 추억을 하면, 즐거운 기억들이 무척이나 많다. 하지만 특별히 10대의 마무리와 20대의 시작을 함께 한 이들과의 기억을 잊을 순 없다. 그 시절 진짜 즐겁게 놀았다. 철 없이 놀고, 진짜 신나게 놀았던 당시가 아주 가끔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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