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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abutomby Nov 05. 2020

2020년 제작된 보드 정산기

시즌을 맞이하며 작성하는 제작된 보드 기록

코로나가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 아니 알고 있었지만 믿지 않았다.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일상이 돌아오고 아무렇지도 않게

해외로 출장과 여행을 다니는 일상이 찾아오리라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리프트가 없는 곳, 1M이상의 적설심이 유지되는 곳에서 사용하기위한 스노우보드를 만들고 있다. (그것도 취미삼아.) 이런 코로나 시국에, 사용하기 어려운 (우리나라에는 위의 환경이 잘 없다) 보드를 많이 만드는게 이제는 무슨 의미가 싶다가도, 결국은 만드는 행위 자체에 집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이러한 제작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고, 또 결론 짓기 위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있다.

그러한 일련의 행위의 연장선에서, 얼마전 만든 보드들을 데리고 대여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촬영하였다.


올시즌은 지금까지 만든 보드들을 테스트해보며 보낼 계획이고,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년시즌에 2~3대 정도 추가 제작을 진행할 계획이다.


1. Shark Board

박사 디펜스를 마치고난 새벽에 찍어낸 첫 보드. 첫 작업이라 인상 깊게 남았다. 직전에 시도했던 보드를 완전 망치고, 얻은 교훈삼아 제작했던 보드인데, 설계상의 실수로 파손되었다. (코어 프로파일링을 균일하게 하지 않은 점이 실수 였다.)


Plywood core, Swallow tail, 무늬목 탑시트

L: 152cm / R: 7.5M/ Setback: 30mm

 


2. dddogguri edition

@dddogguri 협업으로 제작된 이 보드는 이미 라이더에게 증정하여 스튜디오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3. TME2 (Too many Excuses)

포틀랜드 원정을 위해 제작한 보드. 양재로 올라와서 처음 만든 보드라 애착이 컸다. 철판 방식의 몰드를 사용한터라 베이스 평탄이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스플릿으로까지 변형시켜서 잘 사용하였다. 원래는 우주 느낌의 탑시트 그래픽을 디자인하였었으나, 접착성의 문제로 무늬목으로 설계하였다.


Paulownia + ash core, swallow tail, 무늬목 탑시트

Voile Split DIY kit

Length: 150.3cm

Sidecut: 7M
Setback: 30mm



4. Snowmaker

재고정리용 보드였다. 남는 재료들을 모아서 데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었는데, 프로세스의 개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된 보드 제작이었다. 자작 합판을 전기대패로 깎다가 대패가 터졌었다. 그 후 다른 제작자들처럼 레일을 만들어서 평탄을 잡았는데, 그 방식에는 아무래도 문제가 많다. (하판이 들뜨면서 균일한 면을 얻기 어렵다) 우여곡절끝에 완성한 보드를 들고 안반데기에 갔을때는, 3월이었지만 역대급 파우더를 즐길 수 있었다. 언제든 이 보드를 들고 나서면 눈이 펑펑 오길.


Plywood core, no sidewall

Length: 154cm

Sidecut: 10M

Setback: 20mm



5.Dosyruc

가만히 있지 못하고 두시럭대는, 잠시라도 생각을 멈추지 못하고 몸도 움직여야하는.

이 데크는 공방에서 제작한 첫번째 데크다. 안정적인 공간이 주는 신뢰성에 대해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식을 생각하고, 설계하고 꼼꼼히 수행했던 데크다. (물론 실수는 있었지만.) 올 겨울 시즌 첫날, 첫 런은 이 데크로 탈 것이다.



6. Nature's Shorty

처음으로 만들어본 파우서프. 자작나무 4mm합판 3장을 겹쳐서 만든 데크이다. 자연친화적인 느낌과 스케이트보드의 느낌... 서핑보드의 형태를 가져와보고자 노력했는데, 4번 데크에 비해 귀여움에서 밀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눈에서는 더 재밌을것같은 느낌이 든다.


Plywood core, no sidewall, no Ptex, no Edges, 3D spoon base.

Length: 140cm

Sidecut: around 8M

Setback: 5mm

Weight: 3kg


7. Surfer's Shorty

 리버스 사이드컷이 과연 어떤 느낌일까! 너무 궁금해서 만들어본 데크. 사실 이렇게 리버스 사이드 컷인데다, 베이스도 완전한 스푼 형태, 심지어 엣지도 없는 이 보드가 정설된 표면에서 턴이 될런지 걱정반 기대반이다. 하지만 핫핑꾸와 서핑보드의 쉐입은 국내외의 여러분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받는 중이다.


Plywood core, no sidewall, no Ptex, no Edges, 3Dbase.

Length: 140cm

Weight: 3kg 




8. Carbonic

카본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던게 가장 컸으며, 남은 재료들을 소진하는 목적역시 컸다. 또한 이번 한번만 더 만들어보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에 대한 간절함이 이 데크를 찎어내게 하였다. 이 데크 역시 얼라인은 조금 틀어졌으나, CNC 없이 여기까지 작업한 것은 괄목할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다음엔 CNC를 만들어볼까)

마지막에 투명 스프레이로 마감할때 비온날 뿌려서 백화현상이 일어난것이 너무 아쉽다.


Poplar wood core with hardmaple strip on center, ABS sidewall, 45' fiberglass, carbon top sheet.

Length: 149.5cm

Sidecut: 8.5M

Effective edge: 101cm

Setback: 3cm




9. Librarian Hardship

스플릿보드를 만드는 노하우를 총정리하고 발전하였으며, 데크 적층시의 얼라인 이슈 해결책 역시 제안해서 만들었던, 올해의 마지막 (사실 파우서프가 한대 더 있긴하다) 데크. 제작은 완벽하였으나, 설계과정에서 바인딩 회전 부분을 고려하지 못해서 체결시 약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다. (시스템을 교체하면 되는 문제가 크게 걱정이 되진 않는다.)

설계부터 제작까지 지금까지 작업중에 가장 완벽했던 보드, 그리고 제일 긴 보드


Poplar with Ash wood core, ABS sidewall, 45' fiberglass, carbon 50mm strings. 

Union Split hardware


Length: 160cm

Sidecut: 8M

Setback: 20mm

Taper: 0.5 degree



여기까지가 올해까지 작업되었고, 아직 라이딩 가능한 제품들이 되겠다. 지난번에 올렸던 데크 중 일본에 가져갔던 Asymetric 모델의 경우에는, 스플릿으로 만든 뒤 노즈와 테일 부분을 수정하다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그러한 보드들을 제외하고, 이 데크들이 올해 나의 작업실 결과물이 되겠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참 잘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볼때마다 뿌듯하고, (아직 안타봤지만...) 

뭐, 턴이 좀 안되면 어떤가, 슬립이 좀 나면 어떤가, 부러지면 또 무슨 큰 문제가 생기려나.

이렇게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재밌는게 많은데.


내년에는, 조금 더 참신한, 혹은 인터랙티브한...방향을 생각해보려고 한다.

올해는 일단, 눈을 만나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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