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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유 Sep 30. 2022

9월, 반쪽짜리 승진, 마냥 기뻐할 수 없는_마음

희비가 갈린 승진인사 발표

승진을 했다.


입사 후 2년 2개월 만에 사원에서 대리로,

그 후 또다시 2년 2개월이 흘러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을 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승진 인사였다.


직전 기수 선배들의 과장 승진 이후, 다음은 우리 차례라면서 동기들과 함께 한껏 기대에 부풀어올라 있었다.

연봉이나 복지가 조금 별로여도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건 과장까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급할 수 있다는 것이라서

어느 정도 기정 사실화하며 ‘함께’ 과장 승진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동시에 혹시나 다 같이 승진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한 마음이 함께 들었다.


적어도 과장까지는 기본 최소 연차가 쌓이면 승진시켜주는 분위기가 지난번부터 달라지면서,

대리 승진에서조차 몇몇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우리 기수에서도 있지 않을까, 혹시 그게 내가 되진 않을까 불안하기도 했다.


적어도 10%는 떨어트리라는 지시사항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렸기 때문에

100% 모두 승진은 아닐 수 있겠구나.. 싶긴 했는데


너무 잔인하게도..

동기들 중에 4명이나 함께 승진하지 못했다.

그것도 바로 옆 부서에서 일하는 동기 2명을 포함한 같은 층 동기들 4명이..


인사위원회가 끝난 후 부장님께서는 나에게 조용히 오셔서 ‘너만 됐어’라고 하셨다.

처음엔 순간 멍해져서 무슨 말씀이지 했는데 알고 보니 옆 부서 동기들이 함께 되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제 몫을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동기들인데 특정 사유에 걸려 승진하지 못했다는 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당사자들은 더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역량과 능력으로 따지면 나보다 더 승진을 했어야 하는 사람인데..


친한 동기임에도, 그래서 더더욱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려웠다.

눈을 마주치지 못하겠더라.


아무리 경쟁사회라고 하더라도 직접 마주한 회사 내에서의 ‘경쟁’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앞으로는 더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거라고 익히 들어왔지만

꼭 그렇게 경쟁적으로 치고 나가려고 해야 하나,라고 생각해왔던 사람으로서..

다 같이 승진의 기쁨을 누리며 나누고 싶었는데

희비가 엇갈리고 나니 승진 소식을 온전히 기쁘게 누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인성 좋고 능력 있는 동기들이기 때문에 잘 극복하고 더 잘 될 것이라 믿는다!!


이제 내가 더 걱정이다..

과장답게, 과장이라는 직급에 맞게 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전문성을 키워나가 믿고 맡길 수 있는 구성원이 되어야지.


작년부터 여러모로 스트레스받는 일들이 생기면서

매너리즘과 무기력증, 회사가기싫어증 등의 증상이 겹쳐 지속되고 있는데

이번 승진을 계기로 좀 떨쳐버리고 마음을 다잡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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