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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유 Aug 31. 2022

8월, 자신만의 관점에 갇히지 않기 위한_마음

인풋을 기반으로 나의 아웃풋 내기

최근 회사 선배와 얘기를 하던 중 느낀 점이 있어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처음엔 회사 내 인사이동과 관련해서 물어볼 것이 있다며 전화가 온 거였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주제가 자연스럽게 투자 쪽으로 전환되었다.

나는 회사 내에서 투자 얘기를 잘 안하고 블로그도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투자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선배는 모르는 상태였다.

예전부터 간간히 선배 본인의 투자 스타일과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 얘기해준 적이 있었는데 나와는 다른 방식이지만 그 나름대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것에 대해 인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차트 중심의 코인 투자를 해서 소위 대박에 가까운 수익을 얻었고 그 수익으로 외제차를 포함한 2대의 차(본인+부모님)를 뽑기도 했다는 걸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코인 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도 하고 있는데 그 방법이 매우 확고하다. 차트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면서 거시경제에 따라 투자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래서 개별 기업 분석까지 세밀하게는 하지 못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1. 한두달 전에 얘기할 때부터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으니 웬만하면 주식을 정리하고 달러를 사라고 조언했었다. 그때도 이미 환율은 1300원대였기 때문에 설마 여기서 더 올라갈까 싶었는데 달러는  그 이후로도 계속 오르는 중이다.


2. 6월부터 끊임없이 떨어지다가 최근에 반등한건 일시적 반등이며, 개미 투자자들을 꾀기 위한 큰손들의 작전(!)이라고 한다. 차트 상으로 현재는 엘리엇파동(나는 잘 모르지만..) 상에서 b구간을 지나(=일시적 반등) c구간 진입에 돌입할 것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끝을 모르는 하락을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3. 10년 주기설에 따라 원래는 2018~2019년에 경기침체에 따른 하락이 있었어야 했는데 제대로된 하락 없이 코로나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며 시기가 뒤로 미뤄졌고 그게 바로 지금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나 : 그럼 언제까지 하락할 거라 생각하나요?)

최대 2030년까지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선배 생각.

4.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를 한국 포함한 다른 국가들은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달러는 계속해서 강해질 것이고 아시아 지역에서부터 경기 불황이 시작될 것이다.
》》 이부분은 동의. 이번에 한은에서 25bp 금리인상을 했지만 미국은 머지않아 75bp 인상을 하며 저 멀리 가버릴 것이다..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국에서부터 그 여파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을 부정하긴 어려울 듯 하다.

(나 : 그래도 내년이 되면 미국도 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않을까요?)

내년까지 금리인상할 것이라고 생각. 기준금리 10%까지도 보고 있다는 선배.


》》 10%?? 너무 높게 보는게 아닌가 싶은데.. 적어도 물가상승률이 잡히고 안정화 된다면 미국도 굳이 무리해서 계속된 금리인상을 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물가 안정화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장기 추세적으로 최대 금리의 상한선은 점점 내려가고 있고, 성장성이 뒷받침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만 무리하게 할 것 같지 않다.

5. 이외에도 여러 근거들이 있겠지만, 아무튼 이러한 이유들을 근거로 내린 결론은
"숏"
나스닥 3배 레버리지 숏에 들어갔다고 한다. SQQQ라는 것을 내가 맞췄더니 그것도 아냐고 되려 놀랬다..ㅋㅋㅋ 그만큼 내가 생초보 주린이라고 생각하나보다..ㅎㅎ

6. 7월 CPI 결과 발표(8.5%)를 확인하고 나서 '아 이제 본격 하락 시작이다'라고 생각하며 SQQQ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시장이 예상 밖의 반등을 보여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떻게 그 높은 수치가 발표됐는데 올랐냐는 것이다.
(오징어게임 짤 보내주기로 했는데 까먹었다. ㅎㅎ https://m.blog.naver.com/yudodol27/222845947869)


7. 아무튼... 그 이후에 반등을 하다가 최근 다시 하락으로 전환되면서 수익률은 다시 플러스가 됐다고 한다.
》》 롱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유지할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 확고한 하락장 믿음을 들으며 마음이 싱숭생숭 복잡해졌다..




선배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관점도 궁금해져서 물어봤다. 집은 어디에 어떻게 구했는지.. 매매인지 전세인지..

주식보다도 부동산에 대한 관점이 더 놀라웠다.
주식에 숏을 칠만큼 현재 경기 흐름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역시 좋게 보고 있지 않았다.

8. 자산시장이 폭등해오던 최근 지난날들은 이미 끝났다는 느낌의 말들..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신의 노력을 통해 얻는 돈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


》》 한동안 파이어족을 추구하며 투자 시장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이 다시 직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원화채굴의 중요성을 절감하며 다시 직장에서 열일하고 있다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이미… 노동을 통해 버는 소득으로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버렸기 때문에 직장에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되 자본주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엔 이미 자본주의 현실에 직면해버렸다.

9. 향후 5년간은 부동산 시장도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5년 후 집을 살 계획이라고 한다. 신혼집으로는 회사 근처 신축에 전세 계약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전세 대출 없이.. 올 현금으로.. (여기서 속으로 1차 충격..)

》》 아무리 전세 대출이자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가용 현금을 너무 줄이는 방향 아닌가 싶다. 게다가 주식투자로 나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용 현금을 운용해 얻게되는 투자 수익이 전세대출 이자를 충분히 메꾸고도 남지 않을까..?
》》 과연 5년 후엔 집을 살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나도 물론 여전히 무주택이기 때문에 뭔가 말 할 입장은 아닐 수 있지만..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오르면 오르는 대로 집을 못하는 사람이 무주택자이기 때문에..ㅎㅎ


10. 부동산 투자 자체에 대해 기본적으로 부정적 입장이었다. 실거주 집 한 채는 괜찮다고 보지만 투자를 위한 갭투자, 임대사업 등 부동산으로 투자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여기서 2차 충격)

》》 요새 역전세 발생, 깡통전세 문제 등이 많이 이슈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대출과 갭투자는 괜찮다고 보는 입장이기에 여기에서 입장 차이가 크게 난다는 게 느껴졌다. 갭투자를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당장 살 수가 없으니 갭을 끼고서라도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건데ㅜㅜ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도 나는 민간 공급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지만 선배 입장이 너무나 확고해서 더이상 내 생각을 얘기하진 않았다..ㅎㅎ





주식 투자 공부를 게을리 하진 않았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나의 투자 방향과 관점을 정립하여 투자하고 있냐고 한다면 예스!라고 자신있게 말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선배의 뚜렷한 관점과 근거에 대해 반대의 입장에서 명확히 말하지 못한 채 듣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동의하는 부분뿐만 아니라 '과연? 정말 그럴까?'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말이다.

주식 공부를 꾸준히 해오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 누군가를 통해 소식을 전달 받거나 주장과 의견을 듣고 읽는 '인풋'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주 정리하는 주주일(주간주식일지)도 최대한 내 생각과 투자 방향을 정립하는 쪽을 지향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지난번엔 그런 내용 없이 전달받은 소식들과 이슈들을 그대로 정리해서 올리기도 했다.

나만의 '아웃풋'을 내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처음부터 맞는 내용으로 이해하고 해석할 수는 없겠지만 틀릴 것을 두려워해서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건 너무 어리석은 일이다. 수미숨님이 강조하셨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도 연습해야겠다. 바로 되지 않는다면 연습하는 수밖에..!

선배는 내 나이를 엄청 부러워했다. (10살 차이) 내 나이 때부터 투자를 했으면.. 이라는 가정을 계속하며 지금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말을 계속 해주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길~~게 보며 투자에 대한 나의 방향성과 관점을 정립하는 과정부터 찬찬히 시작해보자.


끊임없는 인풋을 기반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자. 이를 통해 누군가에게 내 입장과 관점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생각의 결과물이라는 '아웃풋'을 낼 수 있는 투자자가 되자.




이와 더불어, 부동산에 대한 선배의 관점을 들으면서 또다른 깨달음을 얻었다.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 생각에 갇혀있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관점의 벽이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그 너머의 세계를 바라볼 수 없게 되고, 생각이 한 쪽으로 치우쳐서 다른 쪽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위험할 수 있겠다 싶었다. 내 생각이 맞고 반대는 틀려!라는 생각으로 현상을 바라본다면 편협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나도 모르는 사이 어떤 특정한 생각과 관점에 사로잡혀 시야가 좁아지고 있는건 아닐까 생각이 많아졌다.


수많은 ‘인풋’거리 속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읽고 싶은 것만 읽으며 내 생각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음을 항상 경계하며 나와 다른 생각도 포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노노력해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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