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 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르유 Jul 29. 2022

7월, 이직과 안주 사이, 복잡해지는 마음

나의 중심을 잡자, 나의 과거와 비교하자


친구의 이직 소식을 들었다. 수도권 내에서 나고 자라 대학까지 서울에서 다녔지만 공공기관에 취업하여 지방 혁신도시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던 친구는 약 4년간 계속해서 이직 준비를 했고, 결국 서울 내 직장을 얻었다고 한다. 동시에 그 친구를 통해 다른 친구의 대기업 이직 소식까지 들었다. 원래도 알아주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보다 더 레벨 업된 직장으로 이직한 것이다.


평일 오후 사무실에서 일하던 중 연이어 들려온 친구들의 이직 소식에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꾸려가는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면서도 가끔씩 이런 주변의 소식을 들을 때면 의문이 든다.


'나 지금 잘 살고 있나'

'주어진 현실에 너무 안주하고 있는 건 아닌가'

'더 좋은 기회, 더 나은 환경을 위한 도전을 너무나 쉽게 포기한 건 아닌가'


아주 큰 욕심 없이 이 정도의 무난한 직장에 다니며 부족하지 않을 만큼 누리며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하다가도 이런 의문이 드는 순간 긍정 상상의 나래는 딱 막혀버린다.



친구의 이직에 대한 진심 어린 축하와는 별개로 부러운 마음이 커져만 간다.


나는 구체적으로 무얼 그리 부러워하는 걸까
- 연봉 회사 위치 네임벨류 조직문화 인적 구성 복지..

서울 중심에서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다. 고액 연봉과 상상초월의 복지 혜택을 받는 친구들이 부럽다. 경직되지 않고 유연한 조직문화가 부럽다. 누가 들어도 알만한,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다.


솔직히 부러움을 느끼는 요소는 말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다. 부럽고 부러울 뿐이다.


그렇다고 이직을 할 것인가, 이직을 위한 공부와 준비를 본격적으로 할 마음이 있는가라고 스스로 되물으면 그건 또 아니다. 이미 지금의 직장과 퇴근 후의 삶이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다. 결국 무엇을 얻으려면 다른 무언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데 그 포기라는 행위가 어느 순간부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놓을 수 있는,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많이 사라졌음을 느낀다. 그게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인지까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직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도 부족하다. 일을 하며 내 역량의 한계를 계속해서 만나고 있다. 이런 내가 여기보다 더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 간다고 하더라도 곧 힘에 부치진 않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설 정도이다.


이런 생각의 흐름을 거치고 있다 보면 결론은 내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최근에 공유받은 <인생을 살다 보니 깨닫는 10가지 것들> 시리즈에 담겨있는 많은 이야기들에 공감했지만 그중에서도 다시 한번 나 스스로 마음을 다잡게 된 그림 하나.

https://m.blog.naver.com/alex267/222805193546 인생을 살다보니 깨닫는 10가지 것들 #1


남과 비교하지 말고, 과거의 나 자신과 비교하기

정말.. 정말 쉽지가 않다. 지금 당장 내 눈에 보이는 건 나와 주변 사람들이다. 아는 게 많아질수록, 원하는 게 많아질수록, 더 좋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수록, 그것들을 가지고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비교하게 된다. 저 사람은 저런데 나는 왜..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생성된다.


지금 당장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당장 더 나아질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안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것.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다. 대학과 직장, 인생에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레벨업을 위한 재도전이 아닌 차순위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안에서 최대한의 장점을 이끌어내 최대한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믿음,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이 잦아든다는 건 곧 이러한 자신감이 힘을 잃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내 의지로 내린 결정에 후회가 되고, 더 좋은 것에 눈길이 가게 된다. 차라리 취업 초기에 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구성원이 최악이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까지 하게 된다. 그럼 여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빠르게 이직 준비를 하지 않았을까. 그러지 않았던 덕분에 큰 스트레스 없이 신입 시기를 잘 보낸 것임에도, 여전히 내 주변엔 좋은 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이런 생각이 든다.



나의 중심을 잡기

다시 한번 되뇌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6월, 죽음을 맞이하는_마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