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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유 May 31. 2023

23.5월, 멀리보기(see)와 멀리보기(think)


5월 한 달간 가장 많이 생각한 문장.



멀리 보자


이 짧은 문장에는 2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물리적으로 먼 거리에 있는 곳까지 바라보는, 멀리보기

-

시간적으로 먼 미래의 어느 시기까지 바라보는, 멀리보기




둘 중 어느 의미로 먼저 생각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멀리보자는 문장을 읊조릴 땐 항상 2가지 의미를 동시에 생각하고 있다.




물리적 의미의 멀리보기 (see)


작년 여름 스마일라식을 한 후 렌즈와 안경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 (TMI,,,) 엄청난 삶의 질 향상을 가져와서 만족하지만 동시에 언제 나빠질지 모르는 시력과 눈건강이 신경 쓰이기도 한다. 특히나 오랫동안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거나 잠이 안와 깜깜한 방에서 핸드폰을 오래 보았을 때 눈의 피로감을 느끼면서 괜히 시력이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최근 같은 부서 선배가 건강검진 결과로 눈 이상 소견이 나왔다며 이야기 해준 현상이 내가 겪고 있는 현상과 비슷해서 걱정이 더 커졌다. 


생각해보면 아침에 일어나 잠에 들기 전까지 눈은 매순간 무언가를 보고 있다.  일어나자마자 핸드폰을 찾고, 출근 후엔 멍하니 눈빠지게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고, 퇴근 후엔 집에 와서 노트북을 들여다보다가 하루를 마무리한다.


눈의 하루를 상상해보니 그동안 너무나 혹사시킨 것 같아 눈에게 미안해졌다.


그렇다고 눈을 감고 생활할 수도 없는 노릇..


눈에게 최소한의 휴식시간을 주기로 마음 먹었다.


적어도 바깥 하늘을 볼 수 있을 때만큼은 핸드폰이 아닌 먼발치의 어떤 무언가를 보기로 했다. 건물의 간판, 산맥, 나무, 하늘 그 자체가 대상이 될 수 있다.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몽골인 시력이 좋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ㅎㅎ


1) 퇴근길은 도보로 30분 정도 걸리는데 그동안은 그 시간마저 아까워 핸드폰으로 전자책을 읽거나 밀린 카톡, 블로그 글을 읽으며 걸었다. 30분 중 20분 정도는 지하 도보길을 걸을 수 있어서 앞을 주시하지 않아도 큰 불편없이 걸을 수 있다. 그 시간까지 멍하니 앞을 보긴 아까우니, 적어도 바깥을 볼 수 있는 10분 내외의 시간 만이라도 고개를 들어 주변을 보기로 했다.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꽤나 환기되는 효과가 있더라.


2) 요즘 습관을 들이고 있는 일 중 하나가 운동인데, 회사 헬스장이 건물 가장 높은 층에 조성되어 있어서 런닝머신을 이용하면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 어차피 앞의 TV는 보지 않고 오디오북을 들으며 걷거나 뛰기 때문에 멀리 볼 수 있는 시간 30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에 바깥 풍경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건 아니지만 먼 곳의 무언가를 새롭게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는 건설 현장도 있는데 점점 높이 올라가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3) 자기 전 잠깐 핸드폰 보기는 나에게 주는 하루 끝의 휴식 시간과도 같은 것인데, 제어가 잘 되지 않아서 잘 시간을 오버해버리곤 한다. 핸드폰을 들고 있던 팔이 아픈 건 물론이고 눈도 너무나 피곤해진다. 이 습관은 꼭 고쳐서 눈 건강과 수면의 질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워치에 미리 목표 시간 20분을 설정해두고 핸드폰을 하는 것을 시도해보고 있는데 효과가 꽤 있어서 계속 해볼 생각이다.



시간적 의미의 멀리 보기 (think)



자칭 긍정왕으로 살아가는 나지만, 문득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일반적으로 그 원인은 '조급함' '비교심리'에 있다. 



특히 5월 중에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리고 불안정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전부터 스스로 되뇌었던 '멀리 보자'라는 문장은 마음을 다잡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조급함'과 '비교심리' 모두 현재의 내가, 지금의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다.


<꾸준히, 차근차근히 앞으로 나아가자>는 게 나의 모토와 같은 문장인데 그렇게 차근차근히 살다가도 


불안하고 조급한 감정이 훅- 들어올 때가 있다. 



내가 잘못 선택한 것일까, 이 결정으로 인해 너무 돌아가는 건 아닐까,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더 나은 길이 있지 않았을까..


후회와 자책, 불안과 걱정이 합쳐져 심장은 두근거리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럴 때마다 되뇌이고 되뇌이는 한 문장.


"멀리 보자"


지금 내 나이 30살. 


지난 20대를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목표를 이루어냈다. 덕분에 현재의 내가 있다. 

이제 시작인 30대는 더 많은 일들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고, 내가 꿈꾸는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고, 이미 많은 걸 이룬 사람들과 비교하며 위축되지 말자고, (나는 그저 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자고 스스로 이야기한다.



처음부터 근사한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 

하루하루 점을 찍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점들이 이어져 하나의 멋진 그림으로 완성될 것이다. 

왜 지금 그런 멋진 그림을 그리지 못할까 자책하지 말고 

그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기기 위해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살아가자. 




멀리 보자!











내가 가장 애정하는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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