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음 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르유 Jul 02. 2023

23.6월, 끝과 또다른 시작을 대하는_마음


6월에는 '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어렸을 땐 방학이 끝나는 것을 아쉬워했고, 쉬는 시간의 끝이 오지 않길 바랐다. 

어릴 때만 해도 '끝'이라고 하면 <아쉬움>의 감정이 컸던 것 같은데

어느샌가부터 '끝'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많아진다.


끝나지 않길 바라는 일보다 어서 끝내고 싶은 일들이 더 많아져서인걸까.. 


끝을 향하는 과정이 마냥 좋지만은 않은 일들이 많아서일까..




한 달간 여러가지의 '끝'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회사 생활의 끝



어느 날 점심엔 퇴직하신 상임이사님과, 저녁엔 이번에 퇴직하시는 본부장님과 식사가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회사 생활도 언젠가 저 분들처럼 끝이 나겠지.


많은 후배들로부터 존경을 받던 선배님들이지만 회사 밖으로 나가는 순간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명함 한 장은 없어져버리고 만다. (두 분 모두 다른 회사에 잘 들어가셔서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회사 생활을 하고 계시긴 한다. ㅎㅎ)


퇴직하는 분들에 대해 괜히 애틋한 마음이 들고 몸의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깝게 하며 자주 볼 것 같지만 결국엔 남남이 되어가는 게 현실이라는 선배님의 말씀..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형성된 관계가 전부 같고 계속될 것 같지만 결국 아주 얇은 막 정도밖에 안 되는 경계 속에 있는 것. 그러다가 어느새 그 막을 뚫고 밖으로 나가는 끝이 오겠지.


회사가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너무 강해지다보니 스스로 걱정이 되기도 한다. 당장 그만 둘 것도 아니고 앞으로 일정한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잘 다녀야할텐데 회사 이외의 부분에서 나의 노력과 시간, 자원을 투입하고 싶다. 아직 다닐 날이 많은데.. 벌써 회사 생활의 끝과 그 이후 새로운 시작을 바라보며 다니고 있는 나.. 괜찮은걸까요?ㅎㅎ



일의 끝, 그리고 관계의 끝



일에 있어서도 끝이 있더라.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야근도, 업무 피크 시즌도 데드라인이 있기 마련이라 그 시기만을 바라보며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버틴다는 말이 다소 부정적인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말 그대로다. 버틴다. 끝이 있기에, 끝이 있음을 알기에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도 버틸 수 있다.


이와 함께 인간관계에서의 끝도 생각해볼 수 있다. 주기적인 인사 발령 덕분에 나와 맞지 않은 누군가와의 관계 끝맺음을 낼 수 있다(!!) 물론 누구 하나 이직하지 않는 이상 회사에서 계속 마주치고 업무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긴 하지만 같은 부서가 아닌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지.. 스트레스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요인 하나를 떼어버릴 수 있다. 



운동의 끝



회사 일이 여유로워지면서 적어도 주2회 퇴근 후 운동을 하고 있다. 퇴근하기 전부터 괜히 피곤한 것 같고 운동하기 싫을 때도 많은데 헬스장으로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는 순간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워낙에 유산소 운동하기를 힘들어하고 싫어하는데 억지로라도 트레드밀에 올라간다.


후- 숨을 한번 내쉬고 START 버튼을 누르면 스스로 정한 30분을 어떻게든 뛰고 걸으며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한다. 


'30분만 지나면 끝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끝날 때까진 좀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으로.. 그 끝만 생각하면서 버티는(!) 것이다. 


갯수를 세어가며 하는 근력운동도 마찬가지다. 30개까지 5개만 더..! 마지막 1개만 더..! 라는 생각을 갖고 임하면 마지막 힘든 순간에 힘을 낼 수 있다. 



땀은 비오듯이 오고 숨이 차오르지만 끝이 오기 전까지 최선을 다한 나 자신에 대해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





태어남(시작)과 죽음(끝)



아주아주 장기적으로는 태어남(시작)이 있다면 죽음(끝)이 있다. 



아직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끝맺음이지만 언젠가 이 삶에도 끝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알 수밖에 없기에 이왕 사는 삶을 더 후회없이 살고자 노력하게 되는 것 아닐까.





끝이 있다는 건 슬픈 일이 될 수도 있지만 


끝을 향해 가는 과정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언젠가 '끝'이 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더라도 오히려 더 최선을 다하려고 하게 된다. 이왕 하는 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임하다보면 어느새 끝이 나있겠지? 끝이 나는 순간 그 과정을 되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한다.




무엇이든 끝을 내면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기도 하다. 


한번 끝맺음을 경험했으니 다시 시작하는 건 좀더 쉬울 수도 있고 더 어려운 레벨에 도전할 수도 있다. 




반면 끝 없이 계속 이어지는 것들도 있다.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자신이 노력해서 꾸준하게 이어나가는 일일 수도 있겠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더 생각을 정리해서 써보면 좋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23.5월, 멀리보기(see)와 멀리보기(think)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