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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hye May 19. 2016

1.시애틀에서 살아남기

#시애틀 #고군분투유학생활 #문화예술

"롤러코스터에 오르는 사람들은 스릴을 만끽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일단 그게 움직이기 시작하면 겁에 질려, 멈춰달라고 내리게 해달라고 사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뭘 원하는 걸까? 모험을 선택했다면 , 끝까지 갈 각오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아니면 정신없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보다는 안전한 회전목마나 타는 게 낫다고 뒤늦게 생각한 것일까?

 지금, 나는 너무 외로워 사랑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점차 나아질 거라고,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게 될 거라고, 내가 여기 있는 것은 내가 이 운명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나 자신을 설득해야 한다. 롤러코스터, 그게 내 삶이다. 삶은 격렬하고 정신없는 놀이다. 삶은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것, 위험을 감수하는 것,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도 같다. 자기 자신의 정상에 오르고자 하고, 그곳에 도달하지 못하면 불만과 불안 속에서 허덕이는 것.

  가족과 멀리 떨어져, 내 느낌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며 지내는 건 괴로운 일이지만 오늘 이후로는 의기소침해질 때마다 이 놀이공원을 떠올릴 것이다. 잠이 들었다가 롤러코스터 안에서 갑자기 깨어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갇혔다는 기분이 들 것이고, 커브가 두려울 것이고, 거기서 내려 토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 롤러코스터의 궤도가 내 운명이라는 확신, 신이 그 롤러코스터를 운전하고 있다는 확신만 가진다면, 악몽을 흥분으로 변할 것이다. 롤러코스터는 그냥 그것 자체, 종착지가 있는 안전하고 믿을만한 놀이로 변할 것이다. 어쨋든 여행이 지속되는 동안은, 주변 경치를 바라보고 스릴을 즐기며 소리를 질러대야 하리라." -Paulo Coelho <11분>


아홉수가 분명한 듯 합니다. 2016년이 된 이후로, 난생 처음 자동차 사고에, 손가락 부상에, 이제는 통장잔고가 바닥을 찍고...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하루살이 처럼  바둥바둥대며 벌써 9개월이나 지내왔습니다. 큰 꿈을 가지고  몇년 동안 번 돈을 모으고 큰소리 치며 시애틀이란 도시에 왔는데, 막상 이곳에 와서는 수없이 벽에 부딛히며, 밤낮으로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나름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오기도 하고요, 아역상도 두번이나 탔다고요. 저, 나름 7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있는 기관의 대표에요. 책도 냈고요, 대학원다니는 여자에요. 이제  곧 서른이 다 되어간다고요! 그런데, 그 모든게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그저 이곳에서 또 다른 평범한 아시안일 뿐이고, 어디까지나 이방인일 뿐이니까요. 그래도 어떻게든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어딜가든 예쁘게 화장하고 허리쭉펴고 다니며 그동안 이것 저것 일을 벌이기도 했답니다. 주어진 시간이 있기 때문에 더욱 마음 졸이는 것도 있지만, 제가 워낙 욕심이 많아서 말이죠. 이렇게 고군분투하다가도 수업이 끝나면, 콘서트장에 몰래 들어가보기도 하고, 음주연령이 안된 스무살짜리 친구들과 가짜 민증으로 술집에도 가보고, 룸메이트들이랑 옹기종기 방을 나눠  살면서 나름 영화에나 나올듯 낭만적인 삶이기도 합니다만,(시애틀을 배경으로 한 영화 '만추'의 여주인공같은 낭만을 생각하면 오산이고요, 좀 극적인 상상력을 제공하기 위해, '밀리언달러베이비'를 상상해 주세요.)


 이제 남은 1년을 어떻게 살아남을 까 걱정하다가, 저의 생존분투기를 기록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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