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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Apr 04. 2024

일산차병원 양한방 암 통합진료센터 이지영 교수님

아직은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던 초봄의 어느날, 대만드의 비버, 하늘다람쥐, 유니콘, 독수리는 일산차병원 양한방 암 통합진료센터 이지영 교수님을 만나뵈었습니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내과 전문의 과정을 마치신 후, 현재는 일산차병원 양한방 암 통합진료센터에서 진료하고 계신 이지영 원장님의 진솔한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약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 한방내과 전문의
- 고신대학교 의학 박사
- 現 차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암통합진료센터
- 前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활동]
- 자생의료재단 연구소 연구원장
- 대한암한의학회 편집이사
- Member of Society for integrative oncology
- 대한한방내과학회 정회원


들어가며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산차병원 암통합진료센터 이지영입니다.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05학번이고, 현재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조교수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의전원 쪽 강의를 하진 않고요, 통합의학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Q. 요즘 교수님의 일과 혹은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육아를 하면서 육아퇴직 후에 하고 싶은 일 수백 가지를 헤아려 보다가, 보통 저희 집 어린이보다 제가 먼저 뻗으며 하루가 마무리됩니다 (웃음).


Q. 교수님께서 한의대에 진학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일단 어머니의 권유가 있었습니다. 저 또한 어린 시절부터 평생 배우고 정리하고 또 학문적 교류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한의학이 그런 점에서 연구주제가 많다고 생각해 진학을 결심학 되었습니다. 


한의과학자로서의 진로


Q. 교수님께서는 전문의를 수료하신 후에,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을 거쳐 현재는 일산차병원 암통합진료센터에서 근무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문의 수료를 하고자 결심하신 계기가 있는지, 그 중에서도 내과 전문의를 선택하신 계기도 궁금합니다.


뭔가 거창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냥 하다 보니 다음 스텝을 밟게 된 것에 더 가까운데요. 학부 때부터 암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때 암센터가 있었던 강동경희대를 지원했고, 암을 보는 내과에 지원해 수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Q. 학부생 때에는 어떤 공부에 주로 관심이 많으셨는지 궁금합니다!


학부가 벌써 20년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학부 때 공부는 선배님의 동의보감, 방약합편, 상한론, 내경, 사상, MPS, 사암침 스터디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말하다보니 약간 그 시절 유행 같네요. 자연스럽게 스터디에 들게 되었고 외부 강의는 소극적으로 다닌 편입니다. 수련의가 되고 나서는 의국 내에서 가르쳐주신 부분들과 암 쪽 학회 강의 듣기에도 빠듯했어요. 펠로우가 되고부터는 통계 강의를 몇 년, 그리고 고신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대학원 강의를 2년 정도 들었습니다. 학부 때 사상의학과 교수님들께서 과목 외 시간에 원하는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쳐주신 사상 강의나 본과 4학년 시절 프로젝트도 최준배 선생님의 사상 강의 출간 등이 특히 재밌었습니다.


Q. 학부생 때부터 연구에 대한 관심이 있으셨나요? 

연구에도 관심이 있었던 편이긴 합니다. 제가 과학고를 나왔다 보니 기본적으로 실험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기초로의 진학이나 뭔가 더 배울 수 있게 다른 과를 가는 것도 고민했는데, 연구를 오래 하고 싶으면 임상에서 너무 떨어지면 안 된다는 조언을 받은 적이 있어서 임상을 하면서 연구도 가능한 진로를 찾다 보니 병원 수련을 선택했습니다.


Q. 지금까지 진행하셨던 연구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가 무엇이신가요?

가장 기억에 남은 연구가 가장 성과가 좋은 연구는 아니긴 한데, 저희 교수님께서 제가 수련의 때 건칠 제제로 쥐 실험을 한번 하셨거든요. 그때 실험실에서 쥐 우리를 열심히 씻었습니다. 진료실에서 뵈었던 여러 교수님들께서 생각보다 실험실에서 연구를 아주 많이 하고 계셨어요. 진료는 연구적 뒷받침이 있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몸으로 체험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Q. 활발하게 연구 활동을 하시는 원동력이 있으실까요?

진짜 활발하게 하시는 교수님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습니다. 저는 사실 게을렀는데 좋은 선배님들과 교수님들께서 늘 이끌어주셨고, 작게 시작해서 하나씩 붙여나가면서 완성도를 다듬을 각오가 되어 있을 뿐입니다.


양한방 통합 암치료


Q. 양한방 통합암치료에서의 최근 연구 동향은 어떻게 되나요?


국내에서 통합암치료는 고주파 온열암치료나 기능의학적인 부분, 면역활성을 유도하는 제제, 그리고 한의학 치료 등으로 구성되는 편이긴 하고, 그중 한의학 치료의 연구 동향만 말씀드리자면 아직도 침 연구가 대세예요. 연구하기가 좋기도 하거니와 미국 쪽에서 좋은 병원에서 연구해서 좋은 저널에 실리기도 좋아요. 아무래도 연구적 접근이 캐주얼한 암 관련 증상을 해결하는 연구들이 많고, 환자의 불편을 통합적이고 다각적으로 접근한다는 측면에서 저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이후로만 보았을 때 한두 편만 말씀을 드리자면, 암 환자의 수술 후 장마비에 침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긍정적인 논문과 효과가 유의하진 않았다는 논문이 둘 다 꽤 높은 IF 의 저널에 실렸었는데, 그에 대한 definitive trial이 최근에 나왔어요. 암 환자들의 수술후 장마비에 침연구가 시행 가능하다는 결론이 있었고, 그리고 암 환자들의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에 침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는 논문이 있었습니다.


Q. 교수님께서 요즘 통합암치료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래도 약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약 연구가 물론 갈 길이 멀고 번잡스럽고 할 일이 많지만요. 제가 일산차병원에 와서 가장 좋은 점은 사실 연구적 제한이 조금 지평이 넓어진 느낌이 든다는 것이에요. 한의 치료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이 가장 좋습니다.


Q. 항암제, 방사선을 이용한 기존의 암치료와 ‘양한방 통합 암치료’는 무엇이 다르며, 어떤 식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게 되나요?


다르지 않아요. 통합암치료는 항암하지 말라거나 방사선 하지 마세요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암 치료의 목적은 암 세포를 사멸시키는 목적이 있고, 그 암을 가진 환자를 살리는 목적이 있어요. 사실 그 두 가지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결국 사람이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게 핵심일 뿐인데,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은 순간적으로 그 사람의 컨디션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암세포를 사멸하는 데 더 주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암세포의 어떤 하나의 특징이나 하나의 수용체에만 타겟팅하지 않고 암세포가 가지는 여러 특징들, 예를 들면 특정 시그널을 강하게 저해하면 다른 시그널로 우회해서라도 생존과 분열을 하려고 하는 능력이 강하다든가, 세포독성 항암제에 반응을 했다가도 언젠가 progression이 된다든가 등, 종양 주변 미세환경은 암세포의 생존에 더 적합하고 주변 미세환경 뿐만 아니라 장내미생물 등 인체 전체도 암의 발생과 전변에 영향을 미쳐요 이런 여러 가지의 다양한 특징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게 통합의학적 접근이라고 생각해요. 치료적 접근도 보다 다면화하고 또 통합적으로 진행하려고 하며, 암 뿐만 아니라 인체를 늘 고려하고 더 나아가 심신을 고려하려고 노력합니다. 

항암제나 방사선 기계도 많이 발전해서 지금은 치료를 받는 동안 그 사람의 컨디션이 예전보다는 훨씬 덜 저해되고 환자의 불편을 해결하고자 하는 완화의료가 늘 서포트합니다. 통합 암치료는 치료적 접근을 다각화함으로써 표준 치료와 시너지를 내고 환자의 불편에 완화의료적으로 접근하며 궁극적으로는 환자를 건강으로 이끌고자 합니다. 둘이 추구하는 방식도, 치료하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통합의학이라고 하는 단어가 보다 다양한 치료적 중재를 내포하는 경향은 있지만요.


Q. 양한방 통합암치료에서 어려운 점이나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연구가 이루어지면 좋을까요?


연구적으로 제일 어려운 점은 치료 효과를 증명하는 핵심 지표를 잡기가 모호하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다면적이고 통합적으로 치료하자는 말은 기존의 심플한 무작위배정 연구체계에서는 핵심 중재를 설정하기도 까다롭고 결과지표를 설정하기도 까다롭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그 외에는 필요성에 대한 컨센서스가 좀더 공고해지면 좋겠습니다.


마무리하며


Q. 앞으로 한의사이자 연구자, 교수로서 교수님의 next step은 무엇이며, 교수님께서 꿈꾸는 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다음 단계를 또 깊이 생각해 보진 않았는데요. 지금의 관심사는 암 환자분들이 수술 후 후유증을 관리하는 과정에 한의 치료가 역할이 있다는 부분입니다. 잘 되면 출산 후에 산후조리원 가시는 것처럼 수술 후엔 한의 치료로 도움받으시라고 말씀드릴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Q. 한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인체는 결국 하나의 개체입니다. 질환과 불편과 치료가 있을 뿐입니다. 사용은 또다른 문제지만 배우는 데 있어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 마십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당장 내일 써먹을 수 있는 것을 많이 배우시고 내일 써먹지 못할 것 같은 것도 조금 배우시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대만드의 공식질문입니다. <대신 만나드립니다>가 다음에 만나봤으면 하는 분이 있나요?


먼저 단국대학교의 이상헌 교수님을 추천드립니다. 존경하는 교수님으로 아주 스마트하시고 특히 학부생 선생님들의 눈높이와 고민에 맞는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자생의료재단의 이윤재 부소장님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언제나 경애하는 분입니다. 연구적으로는 유화승 교수님도 정말 많은 연구를 맡아서 많은 역할을 하셨던 분입니다. 유학에 관심 있으시다면 메디스트림의 김종연 선생님을 추천드립니다.



평소 관심 있었던 양한방 통합 암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인터뷰였습니다! 솔직하고 자세한 답변 해주신 이지영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 대만드 동물들의 한의계 진로 탐색 인터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Interviewer. 비버, 하늘다람쥐, 유니콘, 독수리

Writer & Editor. 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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