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뜨거운 여름, 대만드 동물들은 박호영 한의사님을 만나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의사님께서는 다이어트 진료를 단순한 감량 프로그램이 아닌 ‘체형교정은 물론 건강의 균형을 바로잡는 과정’으로 바라보며, 유쾌하고 친근한 진료로 환자와 함께 여정을 이어가고 계신데요.
또한 격투기 팀닥터, 예능〈골 때리는 그녀들>의 스포츠 팀닥터, 다양한 방송 활동을 통해 한의학의 매력을 대중들에게 전달했던 생생한 이야기들도 전해주셨습니다.
한의사님만의 트렌디하고 힙한 한의학 브랜딩을 통해 한의학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계신데요, 그 인터뷰 현장을 전해드립니다!
박호영 한의사님 약력
·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전문석사
· 바인허브한의원 대표원장
· 블랙컴뱃 격투기 링닥터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전담 팀닥터
· 뮤지컬 ‘모차르트’, ‘영웅’ 전담 의료지원
· 강남구 한의사회 총무이사
들어가며
Q. 안녕하세요. 먼저 원장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도산공원 앞에서 다이어트, 힙 관리, 피부 관리 세 가지를 접목시켜서 관리하고 있는 바인허브 한의원 원장 박호영입니다.
Q. 네 반갑습니다. 요즘 원장님의 일과와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지금 주 6일 출근하고 있고요. 부원장님이랑 같이 진료하고 있는데 보통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진료를 하고, 중간중간 방송활동이 있으면 다녀옵니다. 어제도 아이돌 분하고 방송 활동이 있어서 부원장님이 하루 종일 진료하셨습니다. 그리고 미팅이 있으면 진료하다가 다녀오고 이런 식으로 하고 있어요.
학부 및 진로
Q. 원장님께서는 한의대 다니던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소위 말해서, 많이 나대는 학생이었어요. 학교 다닐 때 과 대표, 학생회장, 졸업준비위원장을 다 했어요. 전국 한의대에서 최초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누군가가 만든 틀에 맞춰서 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고, 약간 반골기질이 있어서 제가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그걸 따라오게 하거나 재밌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좋아해요. 그래서 대표 생활을 계속하게 된 것 같아요.
Q. 한의대 재학 중에는 어떤 한의사가 되기를 원하셨는지, 그 점이 현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셨는지 궁금합니다.
한의대생 때 ‘어떤 한의사가 되어야겠다’라고 큰 꿈을 가진 건 아니에요. 그 대신 당시에는 “어떤 게 진짜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connecting the dots”라는 말처럼,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떤 것들이 최선이고 더 재밌을까를 고민해서 선택했고, 점처럼 그게 다 모아진 것 같아요.
지금 한의사가 되어 개원을 하고, 방송, 팀닥터 같은 여러 활동을 하는 것도 전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선택을 한 거예요.
Q. '골 때리는 그녀들' 등의 방송활동도 하고 계신데, 방송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방송 활동 같은 경우는 저는 원래 꿈이 메디테이너였어요. 메디컬과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말이에요. 첫 방송 출연 연락은 제가 인턴 생활을 할 당시에 ‘JTBC 이론상 완벽한 남자’라는 예능 프로에서 왔었어요. 그 예능프로가 재밌게 방송이 잘되어서 그다음 후속작도 했고요.
방송가는 경력 있는 신입을 좋아해요. 방송을 하면서 재밌게 방송이 잘 나오다 보니까, 그다음부터 점점 섭외가 많아졌어요. 예능을 하면서 알게 된 연예인들과 친해져서 라인이 만들어진 것도 있어요.
Q. 팀닥터로 활동하시게 된 첫 시작이 궁급합니다.
한의사가 팀닥터라는 개념은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격투기 팀닥터가 하고 싶었어요.
사실 저는 한의사가 스포츠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되게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양방은 결국 뭔가 심해지면 트랜스퍼를 시켜야 하는데 한의사들은 근골격계 분야에서 침이든 추나든,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되게 많다는 장점이 있잖아요.
이런 장점들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격투기 아닐까 생각했어요. 격투기처럼 치열하고, 부러지고, 찢어지고 하는 현장에서 한의사가 팀닥터로 있다고 하면 너무나 상징적이잖아요.
그리고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걸 말로 하다 보면 이루어지는 것들이 많아서, 그게 씨앗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내가 하고 싶은 게 허무맹랑해도 주변에 자꾸 말을 하다 보면 나중에 “어? 그때 그 원장님이 이거 관심 있다던데” 해서 우연히 어떤 기회가 저한테 올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말을 많이 해요. 평소에 팀닥터하고 싶다고 주변에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우연히 친해진 격투기 선수 친구가 ‘블랙 컴벳’이라는 지금은 엄청 유명해진 격투기 단체에서 팀닥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스포츠 선수들은 몸이 재산이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 보수적이거든요. 그런데 격투기에서 팀닥터한다는 얘기를 하니까 선수들이 믿고 치료받는 것 같아요. 치료 데이터가 쌓이니까 다른 스포츠 선수들도 오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점점 커져서 활동하게 된 것 같아요.
Q. 스포츠 현장에서 한방 치료 선호도는 어떤가요?
처음엔 당연히 없었죠. ‘골 때리는 그녀들’ 팀닥터를 시작했을 때도, 뭔가를 해주고 싶어도 “아니 됐어요, 저는 그냥 파스만 발라주세요” 이런 반응이 많았죠. 양방과 한방이 치료실을 나눠서 뒀는데, 처음에는 한방 진료 공간도 제대로 없었어요.
그런 환경에 꺾여서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구나’ 하면 아무도 안 알아줘요. 근데 우리가 치고 나가려면 보여줘야 해요. 저는 현장에서 빠르게 보여줄 수 있는 것들 중에서 경추 추나(경추 쓰러스트)를 잘하는 편이었거든요. 경추 쓰러스트가 퍼포먼스적으로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 좋고, 뼈가 잘 맞춰지면 1~2분 사이에 목의 가동 범위가 되게 좋아져요. 그래서 먼저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다음에, 침 치료도 하다 보면 사람들이 저를 신뢰하게 돼요. 최근에 초음파 가이딩하면서 침치료, 약침치료도 하니까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요. 현재는 현장에서 한방 진료가 거의 메인이에요.
결국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니즈를 채워줘야 하는 거죠. 요즘 세대들은 한의학적 치료나 경험이 많이 없어서 낯설게 느끼는 거지 한의학을 싫어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Q. 팀닥터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인상 깊으셨던 사례가 있을까요?
가장 극적이었던 게 골때녀의 SES 바다 씨였어요. 바다 씨가 처음에는 무서워서 침을 못 맞으셨어요. 어느 날 중요한 경기 전날 경기 들어가기 직전에 연습을 하다가 발이 완전히 돌아가 버린 거예요. 아예 경기를 뛸 수가 없어서 너무 속상해하셨었죠. 오늘 무조건 뛰어야 하는데, 어떻게 방법이 없냐고 하셔서 제가 침을 놓기로 했어요. 발목 관절 추나, 사혈, 침 치료 등을 했는데 결국 그날 경기에 출전하셨어요. 그 이후로 바다 씨가 한의학적인 치료에 완전히 매료되었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그분들이 여자 아이돌계의 대선배시잖아요. 그분을 따라서 후배분들도 넘어왔어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그 뒤로 바다 씨하고 바다 씨 노래로 릴스도 찍고요.
Q. 처음에 사람들이 침 치료에 선호도가 없을 때, 침을 권하고 싶다면 어떤 태도로 하는 게 좋을까요?
일단 내가 짧은 순간에 낫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중요한 것 같고요. 어렵게 설득해서 치료했는데, 효과가 안 보이면 그 사람은 다음부터 침을 안 맞거든요. 너무나 당연한 거잖아요.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짧은 진료 순간에 와우 포인트를 만드는 게 제 목표였어요.
그리고 너무 딱딱하게 의사와 환자 스탠스로 대하면 아무도 치료받으려고 하지 않아요. 그런데 “안 나으면 제가 못한 거니까 그냥 뺨 때리세요. 속는 셈 치고 한번 받아보세요” 이렇게 친근하게 하면 잘 받아주세요. 이렇게 라포 형성이 되는 거예요, 만약에 잘 안 나았다 하더라도 환자분들과의 라포 형성은 또 다음 치료를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돼요.
진료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결국 모든 것은 사람 관계예요. 사람 관계를 잘하는 사람은 뭘 해도 해요. 북극 가서도 아이스크림 파는 거고, 사막 가서 전기장판도 파는 거죠.
Q. 팀닥터나 방송계 활동과 한의원 운영을 같이 하시면서 좀 어려운 부분 없을까요?
방송 촬영하다 보면 새벽 3~4시에 끝날 때도 많아요. 그다음 날 진료를 몇 시간 못 자고 올 때도 있었거든요. 시간을 계속 쪼개야 되니까 엄청 힘들고 피곤하죠. 피곤해서 안 할 수도 있는데 전 재밌어요. 저는 성격 자체가 외부로 나가서 어떤 활동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진료하는 것도 되게 좋아해요. 사람들이 치료하면서 나아지고, 그 덕분에 저랑 관계가 형성되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안에 갇혀서만 진료하는 한의원 생활은 저랑 잘 안 맞아요. 어떻게 보면 진료와 치료, 관계형성을 모두 다 할 수 있는 것이 저는 외부 활동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힘들어도 재밌어요.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이걸 좋아하냐 안 좋아하냐, 즐길 수 있냐 없냐’가 되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억지로 나와 맞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데, 방송을 해야 매출도 올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면 사실 오래 못 가요. 저는 이런 활동들이 유명해지고 매출과도 연관이 될 수 있겠지만, 저는 진짜 그런 걸 다 떠나서 너무 재밌어요. 그래서 하는 거예요.
바인허브 한의원 브랜딩
Q. 바인허브 한의원을 구상하시면서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이 있을까요?
인테리어요. 단순히 예쁘게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한의학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있어요. 저한테는 이게 진료로 돈을 벌 수 있는 공간이라기보다 쇼룸이거든요. 한의학을 힙하게 표현한 거예요. 포인트는 세 개예요. 대기실의 샹들리에, 포토존의 폭포수, 그리고 파우더룸의 정원이 가장 큰 포인트입니다.
계단으로 내려오셨죠? 이 계단부터가, 정원을 한번 보여줘서 좋아요. 입구 안이 이렇게 흰색으로 되어 있는데, 저는 어쨌든 한약이 자연이고 허브니까 사람들이 와서 자연 공간 속에서 힐링하다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 얼음 동굴을 형상화시킨 거예요.
대기실에는 신라 호텔과 동일한 샹들리에 조명을 갖다 놔서 오로라를 표현했고, 더 안으로 들어가면 있는 포토존은 폭포수가 돌 위로 떨어지는 것을 형상화한 거라 물 떨어지는 소리도 틀어놨어요. 소리도 위치마다 다 달라요. 이끼들도 동굴 안에 살아있는 이끼예요.
들어가다 보면 파우더룸은 어두워져요. 음양, 즉 낮과 밤을 의미하는 거예요. 한의학이 직선보다는 곡선의 느낌이 나서 벽들도 다 곡선으로 깎아두었습니다.
파우더룸을 넘어가면 샤워실이 있는데, 샤워실 옆에 정원이 하나 있어요. 사람들이 샤워하고 나왔을 때 바로 정원이 보여요. 실내지만, 실외 느낌이 나서 자연 공간에서 씻는 느낌도 나요. 파우더룸의 향도 하얏트와 협업해서 바인허브 향을 제조했어요.
한의원에 들어왔을 때 자연 공간의 느낌과 시각, 청각, 후각이 다 들어맞아야 와우 포인트가 되니까 그런 걸 좀 신경을 썼어요.
Q. 한의원 이름을 정하는 것도 고심하셨을 것 같은데, 바인 허브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바인이 vyne이라는 고어예요. 지금은 없어진 옛 라틴어인데, 원래 vine이라 해서 넝쿨이라는 뜻인데 이게 생명력과도 연결되는 느낌이었어요. 또 옛날 고어니까 옛날부터 내려오는 약간 한의학의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허브는 자연, 본초, 한약의 느낌으로 바인허브로 짓게 되었어요.
진료 이야기
Q. 바인허브 한의원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원장님께서 다이어트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진료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제가 목표로 했다기보다, 개원해서 내가 중점적으로 볼 진료 과목을 선택해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치료했을 때 많은 환자들이 잘 치료되는 질환으로 진료과목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근골격계로 진료과목을 정해도, 어쩌다 보니 내가 생리통을 잘 치료하면 어느 순간 나는 생리통을 잘 고치는 한의원이 되는 것처럼요. 저는 바인허브 한의원 이전에 서초에서 여성 질환하고 근골격계 위주로 보는 한의원을 했었는데, 근골격계를 보다 보니까 체형을 보고, 체형을 보다 보니 다이어트 전문으로 하게 된 거죠.
또 코로나 팬데믹이었잖아요. 환자들이 이제 한의원에 직접 내원할 수 없게 되면서 좋은 기회로 비대면 플랫폼 초창기에 진료를 하게 되었어요.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큰 게 다이어트 환이 된 거죠. 전국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하다 보니 그게 커지면서 어느 순간 다이어트 전문 진료를 하게 된 거예요.
Q. 바인허브 한의원의 다이어트 진료 철학이 궁금합니다.
우리는 다이어트도 양방에서 하는 다이어트랑 뭐가 다를까를 계속 생각해야 해요. 우리한테 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굳이 여기를 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거라서, 다이어트도 양방의 위고비처럼 식욕 억제시키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짜주지 않아요. 먹고 싶은 음식으로 식사는 제때 하되 불필요한 섭취는 줄이고, 대사를 올려줘서 체지방을 빼주고 몸에 대사 순환을 일으켜서 요요를 덜 오게끔 하는 거죠.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도 나왔지요. “부분을 보는 게 아니라 전체를 보는 거다”. 결국에 “우리 한의원에서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끝내니까 네가 건강해져 있더라.” 이게 목표입니다.
Q. 바인허브 한의원 홈페이지를 찾아보니까 스컬트힙 치료는 단순히 체중 감량에 성공한 다이어트 후기뿐 아니라, 눈바디 위주 후기가 많아서 눈에 띄었는데요. 다이어트를 체형 교정이나 침 시술로 접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스컬트힙을 생각했던 거는 기본적으로 제가 엉덩이에 관심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데요.(웃음)
실제로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 환자분들, 마케팅팀 등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뭘까?를 고민하면서 항상 트렌디한 것을 찾아가야 해요. 지금 트렌드는 운동 인구가 늘면서, 사람들이 옛날처럼 단순히 마른 걸 추구하기보다 나올 때 나오고 들어갈 때 들어가는 쉐입을 되게 중시하는데요. 근데 운동을 하더라도 사실 힙이 커지는 건 쉽지 않거든요. 필러나 지방 이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의학으로도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했어요.
골반이 후반 경사가 되면 똑같은 엉덩이인데도 불구하고 처지면서 지방이 더 잘 쌓이게 되고 경계가 얕아져요. 그러면 승마살이 더 발달되면서 똑같은 다리 길이인데 더 짧아 보인단 말이에요.
근력 운동도 좋지만, 체형을 교정시키고 엉덩이 윗 볼륨을 자극해서 올릴 수 있는 기계를 쓰고 그다음에 바디 온다 같은 기계로 불필요한 옆구리살(러브 핸들)이랑 승마살과 엉밑살의 지방을 녹여주면, 훨씬 힙업 되게 보일 수 있거든요.
물론 필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나 필러에 대해 부작용이라든가 침습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단 말이에요. 그런 사람들의 니즈를 우리가 충족시킬 수 있는 거죠.
Q. 바인허브 한의원의 퍼스널 컬러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사상 체질을 기반 프로그램인가요?
네, 사상 체질을 모티브로 한 건데요. 우리가 갖고 있는 도구(사상체질)를 어떻게 힙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까 나오게 된 게 컬러 다이어트예요. 사실 제가 사상체질을 많이 공부한 사람은 아니에요.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사상체질의 장인이 되고 나서 해야지’ 이렇게 접근하면 아마 평생 공부만 하다 끝날 거예요. 저는 그렇게 접근하지 않았어요.
요즘 트렌드가 사람들이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커스터마이징 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그런 면에서 한의학의 사상 체질은 사실 옛날 버전의 MBTI잖아요. 그런데 소양인, 소음인 이렇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듣는 사람에게는 너무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러면서 컬러를 떠올린 거예요.
컬러는 사실 스펙트럼 중에 하나의 점이니까 사람마다 각각의 점, 각각의 체질이 있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인 옐로우 베이스에, 후천적 영향으로 블랙이 몇 퍼센트로 섞이니까 너는 베이지 옐로우야” 하고, 포토 카드를 나눠줘요. 저희 프로그램에서 옐로우가 소양인이거든요. 근데 색으로 이야기하면 뭔가 재밌잖아요. 그럼 거기에 맞춰서 다이어트 프로그램 짜서 “너는 옐로우 계열이니까 너에게 맞는 다이어트 치료는 이거야.” 하고 약도 컬러별로 다르게 주거든요.
Q. 피부 진료도 새로 론칭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바인허브 한의원의 피부 진료가 궁금합니다.
피부진료도 단순히 “우리도 피부진료 열어요. 피부과랑 똑같은 기기를 쓰는데 가격은 좀 더 싸게 할게요.” 그러면 피부과를 가지, 한의원에 안 와요. 비용은 내가 돈 쓸 만한 가치가 있을 때 더 큰 비용을 줘서라도 오는 거지, 가격 깎는다고 절대 오지 않아요.
양방 치료는 검사 기계를 통해 눈에 드러나는 현재 상태만 보고 피부만 치료하잖아요. 근데 한방에서는 피부가 폐, 대장이랑도 연결되어 있다고 봐요. 여기서 같은 피부 진료를 보더라도 ‘결국엔 피부도 전신을 봐야 된다’는 포인트를 잡는 거예요.
“현재 상태도 봐줄 건데, 결국에는 앞으로도 꾸준히 피부가 좋으려면 너의 몸 상태를 한번 다시 훑어봐야 돼. 양방에서 쓰는 엑소좀 같은 요즘에 핫한 거 우리도 다 쓰는데, 조합해서 너한테 맞게 쓰는 것들이 중요한 거야.”라고 하면 환자가 ‘뭔가 피부과와 다르지 않을까?’ 한 번은 생각해서 한의원에 오게 됩니다.
또, 저희 스킨부스터를 저는 따로 개발했어요. 시중에 있는 거 쓰는 거 싫어서 따로 개발해 갖고 그거를 지금 직원들도 다 놔주고 저도 이제 한 번 맞은 상태예요. 지금 그것도 태반 기반이에요. 어차피 우리가 스킨부스터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은 한의계에서 제일 많이 쓰는 게 자하거 태반이니까 이거 포인트 잡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Q. 그러면 단순히 양방에서 하는 시술을 했을 때보다 전신 치료를 하면 확실히 눈에 띄게 효과가 좋은가요?
효과가 확실히 더 좋죠. 회복 속도도 더 빠르고요. 피부가 스테로이드로 안 되는 게 많거든요.
피부 트러블이나 화농성이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스테로이드로 누른다고 치료가 되는 게 아니에요. 어떤 분들은 한랭성 두드러기로 오는 사람이 있고, 어떤 분들은 또 다른 두드러기로 올 수 있는데 똑같이 스테로이드로 누르면 쓰레기들은 있는데 그냥 아스팔트 깐 거랑 똑같거든요. 또 올라와요. 화려한 기계를 쓰지 않고도 우리가 그런 면에서는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진짜 많잖아요.
요새 양방의 미용 진료 피부과들이 피부 질병은 잘 안 보잖아요. 근데 한의학은 질병도 보는 것이 가능하니까 점차 쌓여서 이미지가 되면, 한의학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피부가 오히려 한의사들이 더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의권을 넓혀가고 있는데 앞으로 졸업하시면 훨씬 더 좋은 환경에서 하겠죠.
Q. 한의원 운영하시면서 힘들었던 일들이 있을까요?
어려움은 개원 8년 차인 지금도 늘 겪어요. ‘언제 안정화될까, 언제 편해질까?’라는 생각을 하면 냉정하게 개원을 하면 안 돼요.
사실 살아가는 게 저는 우리가 안정된 거 베이스에 힘든 것들이 오는 게 아니라, 그냥 힘들고 불안한 게 디폴트 값이라고 생각해요. 이거부터 인정하지 않으면요. 삶이 너무 고달파져요. 그냥 힘들고 불안하고 어려운 일이 닥치는 거는 당연한 거예요. 거기서 가끔씩 햇빛이 세지고 꽃내음이 오면 너무 행복한 거고, 우리는 늘 파도 위에서 뗏목에 떠 있는 사람들인 거예요.
내 삶을 포기하지 않은 이상 나는 항상 파도의 속도에 맞게끔 내가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거고, 거기에 가끔씩 햇빛이 오고 하면 좋은 것처럼 그런 식으로 인정을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늘 힘든 건 디폴트다. 개원은 늘 스트레스받고 힘들어요.
Q. 원장님께서 같이 일할 직원분 뽑을 때 뭔가 보시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암묵지인데요. 어떤 데이터보다 무조건 결이에요. 저도 면접도 많이 보고 사람도 많이 만났을 거잖아요. 그럼 딱 보면은 나랑 잘 맞겠다 안 맞겠다 느껴지는 결이 있어요.
아무리 그 사람이 학벌 같은 데이터가 너무 좋아도, 에너지 좋고 분위기 좋은 사람이 진료를 훨씬 더 잘해요. 그러니까 결국엔 사람의 마음을 사고 사람이 나한테 편하게 느끼도록 해야 치료 효과도 더 있어요. 플라세보 절대 미신 아니고 치료에서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사람에게 똑같은 도구로 똑같은 혈자리를 치료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하면 더 잘 낫고 어떤 사람이 덜 나아요. 저는 그게 약간 환자들이 받는 기운도 되게 중요해서라고 보거든요.
그걸 제가 추려서 말하면, 표정과 말투예요. 저는 부원장 면접 볼 때 엄청 압박 면접 보거든요. 평소에 밝을 때는 누구나 밝지만, 사람이 궁지에 모였을 때나 기분이 상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본연의 표정이 나와요. 근데 이 본연의 표정이 나도 모르게 환자들한테도 나올 수가 있다는 거 거든요.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이 느낀 게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뭔가 나중에 면접 보실 때도 하나의 꿀팁으로, 들어가기 전에 혹시나 면접관이 나를 기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근데 미리 마음의 준비하고 보면 오히려 편해질 수 있어요.
Q. 만약에 원장님께서 다시 학생으로 아니면 저연차 한의사로 돌아가신다면 스스로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전 사실 ‘과거에 다시 돌아간다면 이럴까?’라는 생각을 잘 안 하거든요.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거에 대해서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자기 합리화를 하기 때문에. (웃음) 그런데 돌아가면요. 나름대로의 경험을 많이 하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과거의 저보다 더 계획적으로 똑똑하게 돌아다녔을 것 같아요.
저는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무언가가 너무 좋으면 그냥 하거든요. 저는 시험이 다음 날인데도 뭔가 좋으면요. 그냥 그걸 하러 갔어요. 한 번은 본초학 시험 전날이었는데 친구한테 클럽 초대를 받았어요. 레이디 가가 포커페이스로 내한 공연 처음 할 때 클럽 쇼케이스 티켓을 친구가 구해준 거예요. 그냥 쇼케이스 보고 밤새도록 놀다 왔어요. 그리고 시험을 쳤어요. 사실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근데 돌이켜 보면 ‘진짜 가길 잘했다’ 생각해요. 레이디 가가를 언제 보겠어요? 그렇죠? 레이디 가가 앞에서 레이디 가가와 악수하고 사진도 찍었어요. (웃음)
지금 이걸 이야기할 때, 만약 그 순간에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그건 기억이 안 날 거 아니에요. 근데 레이디 가가 보러 간 거는 되게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서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되게 생생하게 얘기하잖아요. 저는 그런 선명한 기억들의 연결성으로 우리가 행복해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돌아갔을 때는 그런 행복한 기억들을 더 만들고 싶어요.
‘어차피 너 이렇게 될 거니까 더 좋은 경험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나가 보면 별거 아니고, 이런 기억들이 오히려 더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생각해요.
Q.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다양한 분야에서 한의학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우리랑 연결되어 있지 않은 직종의 사람들하고 많이 교류를 하면서, 그 사람이 나를 통해서 한의학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 되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진료 현장에서 한의학을 느끼는 거는 한계가 있어요. 다양한 사람들과 많이 교류하다 보면 그 사람들이 결국에 나를 통해 한의학을 알고, 내가 잘하는 것들을 제공하면은 그 사람들에게서 한 번씩은 반응이 와요.
저는 지금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없는 초콜릿 한약을 나눠주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와우 포인트가 돼요. 왜냐하면 (처음엔) 제가 주니까 안 먹을 순 없으니 먹어보게 되는데, ‘한약 이랬는데 먹어보니까 괜찮네?’ 이런 생각이 드니까 사람들이 ‘어? 이거 뭐야?’ 하면서 관심을 갖게 돼요. (실제로 인터뷰 전에 개발 중이신 초콜릿 한약을 하나씩 나누어주셨다)
또 저는 이미지는 무조건 탑다운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공진단을 떠올리면 올드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영애나 지드래곤이 먹는다고 하면 사람들이 더 좋아할 거란 거죠.
실제로 연예인들도 저희 병원에 오니까, 그런 걸 보고 관심 없던 사람들도 진료받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한의학의 이미지가 올드한 이미지에서 트렌디하다고 생각이 바뀌는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한의학이 그거거든요. 사실 도구는 변한 게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힙해지면 우리 진료가 힙하게 돼요. 저는 이걸 되게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결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내 거랑 어떻게 연결시킬까?’라는 고민하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연예인일 수도 있는 거고 릴스일 수도 있는 거고요. 이런 것들을 계속해야죠.
대만드 공통질문
Q. 인생에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UP) & 가장 힘들었던 순간(DOWN)과 그 극복방법이 궁금합니다.
뿌듯했던 순간은 한의대에 합격했을 때였어요. 인생 1막 1장 이렇게 나눈다고 하면, 제 인생에서는 장이 바뀌는 시기였어요. 한의사 국시에 합격했던 것보다 저는 이게 더 컸어요.
그거랑 방송에서 예능 나왔을 때 예능 1위 했던 게 뿌듯했어요. 화면에도 많이 잡히게 되고, 그걸 계기로 사람들이 ‘얘는 방송을 좀 하는 애구나’ 해서 어느 순간 더 많이 불러주더라고요.
제일 힘들었던 건 병원 매출이 고꾸라졌을 때 우울 증세도 같이 왔던 거요. 왜냐하면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 이런 걸 떠나서, 결국에는 저희 직원들을 제가 먹여 살리는 거잖아요. 제가 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장인데 월급을 못 준다는 건 정말 비참한 일이니까요.
Q. 앞으로의 장기/단기 목표가 궁금합니다 :)
저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장기 계획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 내가 선택하는 게 나한테 진짜 즐거운가?’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지금 저는 숏드라마 1위 플랫폼에 1,2위 작품을 만들었던 감독님과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모아서 의사들이 연기하는 숏 드라마 제작도 하고 있어요. 저도 직접 출연하고요. 이렇게 방송, 연기, 매체 등과 제가 계속 연결될 수 있는 것들을 만드는 메디테이너로 사는 게 목표예요.
그리고 이제 피부도 론칭하는데요. 제가 하는 진료들이 모든 한의계가 가는 길에 ‘키 닥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건 제가 쓰고 있는 해외에서 엄청 유명한 엑소좀인데, 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해요. 그래서 이걸 써보고 괜찮으면 한의사분들을 상대로 강의할 거예요. 이걸 제가 단순히 쓴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만들고 매출이 만들어져야죠. ‘이런 힙한 것들도 이제 우리가 써야 된다’는 강의를 하는 ‘키 닥터’가 되는 게 목표예요.
Q. 앞으로 원장님께서 하시는 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저는 사람들이 저를 통해서 즐거워하고 재미있어하는 것들이 저한테 되게 큰 요소거든요. 진짜 그게 제일 커요. 워낙 살기가 힘들어서 그런지 릴스나 영상도 자극적이고 최대한 재미있는 걸 많이 만들려고 하고, 그런 사람들이 인기가 많고 세상을 이끌어가는 것처럼요.
‘딴따라 의사’가 제 목표예요. 사람들이 전문직 의사라고 생각했을 때 떠올리는 엄청 엄격하고 각 잡히고 이런 것들을 별로 안 좋아해요. 다른 직종에서 저를 한의사라는 직업을 떠나서 되게 편하고 가볍게 여겨줬으면 좋겠고요. 그렇게 사람들하고 접점을 계속 만들고, 제가 힙한 걸 만들어내면서 우리 분야가 힙한 모습으로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한테 길게 설명하게 되는 순간부터 힙해지지 않잖아요. 설명이 필요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예를 들어 GD 팀닥터면 뭐 무슨 설명이 필요해요? 그런 느낌을 만들고 싶어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가 제 목표네요. 인터뷰하면서 제 가치관도 정리가 되네요.
Q. 마지막 질문으로 대만드에서 다음에 만나보면 좋을 것 같은 한의사 분이 있을까요?
추천해주고 싶은 친구가 하나 있긴 해요. 근데 서울이 아니에요. 진짜 잘하고 있는 친구인데 옛날에 광덕안정에 계셨고, 현재는 태영명가한의원의 전의상 원장님과 인터뷰하시면 또 다른 인사이트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한 분은 김희윤 원장님이라고 지금 한의사는 안 하시지만, 양조장 맥주 운영하시는데 되게 유명해요. 대만도 옛날에 했었어요. 지금 ‘더타코부스’라고 몇십 개 매장 갖고 계신 분. 그분도 대단한 분이에요.
그리고 김기현이라고 체대 출신의 바텐더인 한의사, 저랑 친한 후배예요. 아마 인터뷰했던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즐기며 사는 것을 삶의 철학으로 삼아, 임상과 다양한 커리어 속 모든 순간에 열정을 녹여내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유익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바인허브 한의원 박호영 한의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힙하고 트렌디한 한의학을 이끌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계신 박호영 한의사님의 행보를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Interviewer: 양, 벨루가, 카피바라, 담비
Editor & Writer: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