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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담보리 Mar 07. 2019

[식물도슨트] 인테리어 필수아이템-식물을 읽어드립니다

- 자연을 실내로 들이려는 사람들의 노력1 : 열대 식물

[식물매거진] BY GREENERY는 매주 목요일마다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식물매거진-식물도슨트 코너에서는 선정된 식물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요즘 어느 카페, 식당, 옷가게, 미용실을 가든지 식물이 있다. 작은 화분부터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아이들이 모여있는 정원의 형태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식물은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아닌 것 같다고?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만 초록 레이더를 켜보자. 아마 생각보다 많은 식물들이 우리 주변에 있어서 놀랄 수도 있다.


 종로꽃시장에서 운영 중인 [바이 그리너리]에는 일반 손님 말고도, 다양한 업종의 사장님들이 오신다. 카페 오픈을 준비하는 사징님들은 기본이고, 쥬얼리샵을 운영하시는 사장님, 족발 맛집 사장님, 공방을 운영하는 사장님까지 다양하다. 가게의 인테리어를 위해서 식물을 사가시지만, 참 기분 좋은 건 식물을 마치 본인의 자식마냥 함박 웃음을 지으시며 데리고 가신다는 점이다.


위례 이자까야로, 종로 스타트업 사무실로,  동대문 커리집으로 간 식물들


 어느 공간이든 식물과 함께 하려는 문화가 만들어지는게 좋으면서도, 나는 종종 시험에 드는 순간들이 있다. "언니, 이거 무슨 식물인지 아세요?" 그리고는 핸드폰 화면을 내 눈 앞에 들이민다. 혹은 바로 아무말 없이 카톡으로 식물 사진 몇 개를 보낸다. 이름이 무어냐고 묻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모든 지식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식물의 이름을 답해줘야 한다. 가끔은 정말 어려울 때도 있다. 단서는 이파리 하나! 이럴 때면 내가 식물 알파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왜 딥러닝이 안되는 것인가.


 또, 시름시름 앓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 하나로 진단을 요청하는 경우다. 식물이 길러진 환경 등의 기본 정보 없이 사진만으로 식물을 진단하기란 식물 의사로는 안되는,  식물 무당 쯤은 되어야 알아맞힐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손님과 지인들이 자주 묻는 인기있는 식물이자 인테리어에 자주 활용되는 아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식물과 인테리어의 합성어인 플랜테리어에 사용되는 아이들은 주로 열대 식물과 지중해성 기후의 식물이 많고, 호주에서 온 식물들도 인기다. 과거부터 워낙 우리네 환경에 잘 적응한 아이들도 많지만, 손님들은 좀 더 새롭고 신기한 아이들을 찾으신다. 그렇다 보니 해외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인기인데, 이를 지역별로 차근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열대 식물을 알아보려고 한다.


 누군가의 인스타에서 요즘 유행하는 식물은 다 방콕에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만큼 플랜테리어는 열대 식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익선동의 <살라댕 방콕>이다. 그냥 방콕이라도 해도 믿을 것 같은 비쥬얼은 큰 잎의 식물들이 꽉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익선동의 태국 음식점 <살라댕 방콕> 플랜테리어


 동남아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열대 식물들은 시원시원한 큰 잎을 갖고 있다. 키 큰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열대우림 아래에서 적은 햇빛으로도 살아가는 특징을 갖는다. 잎이 커진 것도 최대한 많은 햇빛을 받아들이기 위함이다. 식물들에게는 생존을 위해 만들어낸 짙푸르고 넓직한 잎은 미세먼지로 창 밖만 하염없이 바라봐야하는 우리에게 공기 정화 능력과 함께 실내에서도 무난하게 자라주는 능력을 뽐내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는 흔하게 보이고, 가정 내에서도 많이 기르고 있는 동남아 식물 친구들을 알아보자.


 오늘 식물 도슨팅의 목적은 식물의 디테일함이 아닌, 딱 보고 이름이 무어다!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기 위함임을 다시 한번 알리면서 첫번째 식물을 보고자 한다.


시원한 잎으로 인기가 있는 "알로카시아"


 이색적인 밑둥과 그에 대비되는 커다란 잎을 가진 알로카시아. 비가 오면 우산으로 써도 될 정도로 커다란 잎은 토란 잎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 순이 잘 나오는 구조로 가끔 본인의 잎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꺾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해가 부족해서 꺾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 만큼 폭풍 성장을 해내는 식물이다. 뻗어내는 잎에 비해 밑둥이 얇아 면적 대비 효율이 좋기도 하다. 기억할 포인트는 나무 색깔의 밑둥과 찢어짐 없는 둥글넓적한 잎이다.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의 "여인초"

 그 다음은 알로카시아와 혼동되기 쉬운 여인초다. 여인초는 깔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인기가 많은 식물 중에 하나이다. 알로카시아와 다른 점은 밑둥이 기둥처럼 두껍지 않다는 것과 잎이 좀 더 얇고 길게 뻗는 다는 점이다. 잎이 살짝 안쪽으로 오므라들게 자라는데, 이런 형태적 특성으로 잎이 커지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찢김 현상이 발생한다. 여인초의 여인은 여자가 아니라, 식물 줄기에 물이 많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여인초로 불린다.


극락조를 닮은 꽃을 피운다고 붙여진 이름 "극락조화"

 

그 다음은  여인초와 혼용되어 부르기도 하지만, 극락조화와 여인초는 가격 면에서 먼저 구분이 되는 극락조화다.  극락조화가 더 비싸다. 그래서 여인초를 극락조화라고 해서 파는 경우도 있다. 이를 구분해서 알아두자. 식물 모양 자체는 비슷하지만, 잎이 더 빳빳하고 극락조(새)를 닮은 꽃이 핀다는 차이점이 있다. 새를 모방한 이유는 하나다. 식물의 짝짓기를 도와주는 새를 유혹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새들의 눈에 잘 띄는 화려한 색상과 새의 모양까지 본 딴 꽃을 피운다. 꿀도 한가득 준비하고 새가 이를 잘 먹기 위해 올라선 쇳대까지 만든 꽃을 달고 있다. 새를 유혹하기 위해 새가 된 식물이 바로, 이 극락조화다. 여인초와 조금 구분이 될까?


잎 찢김과 구멍이 생기는 "몬스테라"


 다음은 특유의 모양새로 다양한 굿즈까지 생산한 몬스테라다.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넓은 잎이 다양한 모양으로 구멍이 나고, 찢어진다. 일부 손님들은 벌레 먹은거 아니냐고 물으시지만 이 또한 그들만의 생존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해가 부족한 열대림 아래에서 조금이라도 빛을 얻기 위해 잎을 키우던 몬스테라는 먼저 난 잎이 커질수록 나중에 난 잎은 더 해를 못보는 구조에 놓였다. 이에 윗 잎이 조금 빛을 포기하며 잎에 구멍을 냄으로써 그 구멍을 통과한 빛은 아래 새로낸 작은 잎으로 전해지게 되었다. 배려다. 인간보다 똑똑하고 나은 식물들이다.


 유명한 식물학자의 명언이 생각난다.

 문제는 식물이 똑똑하냐 그렇지 않으냐가 아니라,
우리가 식물을 이해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똑똑하냐 그렇지 않으냐다.
몬스테라와 닮은 꼴의 "셀렘"

 몬스테라와 혼동이 되는 친구가 이 '셀렘'이다. 이 친구도 비슷한 이유로 잎이 잎맥을 향해 안쪽으로 들어오는 구조를 보인다. 하지만 몬스테라와의 차이점은 구멍이 없다. 잎이 전체적으로 둥글다는 이미지보다는 단풍잎처럼 손가락이 있는 느낌이다. 미친 생명력이라 참 좋아하는 식물이기도 하다. 특히 위의 사진처럼 큰 사이즈의 셀렘은 줄기까지 매력적이다.

아레카야자, 부채야자, 공작아쟈,세브리지야자


 마지막으로 야자나무다. 다양한 야자나무가 존재하는데, 아마 사람들이 제일 갖고 싶은 야자 나무는 아레카야자일 것이다.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요즘 시대에 NASA에서 인정한 실내 공기를 1등으로 정화해준다는 "아레카야자". 집안에 뾰족한 물건은 두는게 아니라고 꺼리시는 분들이 있지만, 공기청정기보다 왠지 더 믿음이 가는 아레카야자는 이제 집안의 필수품 같기도 하다. 테이블 야자와 혼동되기도 하는데 테이블 야자는 아레카 야자보다 뭔가 잎이 여리여리하고, 대형사이즈는 흔히 유통되지 않는다. 켄차야자, 와싱토니아 야자 등 다양한 야자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아두자.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더 할 이야기가 많지만, 각각의 사연은 더 심화된 [식물도슨트]시간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이는 어디서든 지식을 뽐내고, 카페에서 본 식물을 우리집에서도 키우고 싶은데 정확한 이름을 몰라 혼동이 되는 경우를 막고, 속아서 식물을 사지 않는 호갱 방지의 목적이 있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도 손님들이 식물의 이름정도 알고와 주시면 찾으시는 물건을 더 잘 챙겨다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넓고, 식물은 진짜 많다. 배우면 배울수록 끝이 없는 세계라서 나의 얕은 지식에 새삼 더 놀라고 눈물도 난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배움을 놓지 않기에 치매 걱정은 없을 듯 싶다. 오늘 아주 일부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제 다음 편에는 나라를 옮겨서 유럽, 지중해와 호주로 떠나보기로 하자.


 그리고 이 글을 읽은 후부터는 좀 아는 체를 해보자. 식물을 아는 교양있는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보리둥둥(보리아내_이보현)


꽃으로, 식물로 마음을 달래는 <바이 그리너리> 대표


35년째 농장을 운영하시는 시부모님과 함께 원예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직접 길러낸 식물과 트렌디한 식물들을 종로 꽃시장 내, [식물상점] 바이 그리너리에서 판매하고 카페, 무대, 정원 등 다양한 공간을 식물로 구성하는 일을 합니다. [원예치료연구소] 바이 그리너리에서는 복지원예사(舊 원예치료사)로서 초등학생 스쿨팜 교육과 weeclass청소년, 특수학급 , 노인 대상으로 식물을 매개로 한 원예치료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브런치에서는 [부부에세이]를 쓰는 보리둥둥 작가이자,

매주 목요일, 식물과 관련된 이야기가 담긴 [식물매거진] 바이 그리너리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유튜브 채널 보리둥둥TV를 운영, 식물을 키우고, 관리하고, 즐기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bygreenery.bori @bygreenery.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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