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매미 연구 역사
역사의 중요함.
특정 분류를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사를 공부하게 된다. 우리나라 매미 연구의 시작은 누구였으며 현재는 누가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곤충 연구를 하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시대 때부터이다. 처음 기록은 나비 박사로 잘 알려진 돌아가신 석주명 박사님이시다. 나비 이외에도 많은 곤충을 기록하시고 표본을 남기셨으며 세모배매미도 석주명 박사님께서 처음 발견하셨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고 나서 이영준 박사님께 발견되기 전까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종이 었다.
석주명 박사님 이후로 조복성 박사님께 조복성 곤충기를 통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매미에 대해 기록하셨다. 물론 오동정이 있었지만 종 목록을 처음 만드신 분이시다. 그 이후에 현재는 미국에 계신 이영준 박사님께서 우리나라 매미를 정리하시고 세모배매미를 신종으로 발표하신 분이시다. 현재 나와 지만이는 그분들을 이어서 우리나라 매미를 연구하고 있다.
나와 지만이가 태풍을 피해 고베로 올 수 있게 연락 주신 코지마 씨께서는 오래전에 이영준 박사님과 함께 매미 연구를 하셨던 분 중 한 명이셨다. 2018년 대마도에 있을 때 일본에 와서 매미 연구를 하게 된다면 도움 주시겠다고 먼저 연락을 주셨는데 고베에 와서 술 한잔을 함께 하면 알게 되었다. 고베에 와서는 이틀 동안 숙소 근처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약 한 달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매미를 보고 채집하고 크기도 측정하고 사진으로 남겨야 했기에 짐을 조금만 들고 왔다. 우리가 가방에 80%가 장비였다. 나머지는 옷과 신발이었는데 옷을 적게 가져오다 보니 빨래를 해야만 했다. 다행히도 우리가 있는 숙소에 빨래 기계는 있었지만 건조기가 없었다. 우리는 방에 있는 구조물과 매미를 잡을 때 쓰는 포충망을 이용하고 에어컨을 터보로 돌려놓고 빨래를 말렸다.
비가 온 마지막 날, 우리는 코지마 씨와 코지마 씨의 따님인 시오리 양과 저녁 식사를 했다. 코지마 씨를 대신해서 따님이신 시오리 양이 항상 같이 와서 영어로 대화를 해주셨다. 매미를 좋아하고 공부한 지 10년 이상인 된 지만이가 나보다 훨씬 궁금한 것이 많아서 코지마 씨와 더 많은 대화를 하였다. 어쩌다 보니 내가 시오리 양과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 둘은 영어가 잘 안 되는 두 사람이 열정적으로 한참 동안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코지마 씨는 자신 직접 모은 표본들 사진들을 보여주며 우리에 의견대로 민민매미와 한국에 서식하는 참매미는 다른 종임을 지지해주셨다. 또한 대마도에 있는 민민매미도 참매미라는 내 의견에 동의하셨다.
코지마 씨에게 고베에서 민민매미를 잡을 만한 곳을 물었다. 우리는 일본으로 오기 전, 모리야마 박사님으로부터 로코산을 추천받았는데 로코산에 정확히 어느 위치에 있는지는 안 알려주셨다. 코지마 씨는 로코산은 채집하기 어려우니 다음날 자신만의 장소로 안내해주시겠다 했다. 우리로써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식당에서 나오니 날씨도 맑아졌다. 우리는 아름다운 고베의 야경을 보며 다음날부터 지옥을 경험하기 전에 달콤한 휴식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