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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gsaemi May 22. 2016

세계문화체험

인도 뉴델리

첫 나라 인도에서 젊은 청년의 친절한 도움으로 불안의 감정은 다시 평온을 찾았다. 사람들이 대부분 빠져나간 공항은 북적거림을 멈추었고 낯선 곳에서의 긴장과 피로감은 몸을 무겁게했다. 픽업을 나온 운전기사는 신발을 신지않은 맨발이어서 의아했다. 짐을 모두 싣고 출발할 때도 맨발로 운전을 했다. '왜 맨발로 왔을까?' 차창 밖은 어두웠고 아직 인도를 느끼기엔 성급했다. 가이드의 날이 밝으면  인도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될 거라는 말이 긴 형광등 가로등이  빠르게 지나가며 흐려졌다. 30분 정도 달려 큰 도로 옆 주택으로 들어서 낮은 나무 현관 앞에 차가 멈추었다. 계단을 올라가 침대가 있는 방에 짐을 내리고 몇 가지 안내 사항을 전달 받았다. 화장실로 들어가 세안을 하고 거울을 본다. 하루사이 얼굴이 핼쓱해 졌다. 푹신한 침대에  눕자마자 온몸의 근육에 긴장이 풀려 잠이 쏟아진다. 너무나 편안했다. 금새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고 이른 새벽 새소리에 눈을 떴다.  페이즐리 무늬가 그려진 천장의 벽지는 마치 커텐처럼 보였다. 몸을 일으켜 창가로가서 창문을 열자 상쾌한 아침공기가 반긴다. 골목을 지나는 흙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녀 맨질맨질하고 여기 저기 작은 돌맹이들이 흩어져 있었다.  길 옆 작은 나무의 나무가지는 연약했고 잎도 셀 수 있을 만큼만 달려 있다. 서울과 뉴델리의 차이가 얼마나 클까?  갑자기 가슴이 쿵쿵 뛰고 호흡도 빨라졌다. 빨리 인도 땅을 딛고 인도를 느끼고 싶었다. 베지터리안식의 향신료에 적응하지도 못한 채 잘 지낼 수 있을지, 복잡해 지는 머리도 식힐겸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정원을 잘 가꾸어 꽃들이 예쁜 주택가를 나와 대로변으로 갈 수록 소음이 짙어졌다. 길거리의 작은 노점엔  여러 개가 한꺼번에 묶여  줄줄이 이어진 긴 비닐이 있고,  비닐 안에는 약처럼 생긴 색색의 캔디들이 몇 알 씩 나누어 들어 있었다. 비닐은 아주 오래 전부터 걸려있던 듯 두꺼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작은 박스에 알 수 없는 글로 씌어진 과자와 불량 식품들도 마찬가지다. 구리 빛 얼굴에 콧 수염이 짙은 가게 아저씨의 촛점 없는 흐릿한 눈빛이 무척 피곤해 보인다.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은 무질서 하고 거리는 온통 뿌옇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크락숀 소리는 크기도 길이도 무척 다양해서 정체 불명의 윈드 오케스트라의 불협 화음처럼 시끄러웠다. 달리는 차 사이로 곡예하듯 끼어드는 오토릭샤들은 빠른 속도 때문에 중심을 잃을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백미러도 없이 달리는 차들과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길을 건너는 보행자들의 무단 횡단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졸여졌다.  버스를 탈 생각은 없지만 행선지를  읽기도 힘들고 누군가에게 길을 묻는 것조차 엄두가 나지 않는다.

손에 들린 론니플레닛에 나온 안내를 보고 가까이 다가와 타라고 하는, 긴 더벅머리에 광대뼈가 유난히 두드러진 검은 얼굴의 릭샤를 운전하는 릭샤왈라와 흥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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