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2 메콩강투어
호텔에서 조식을 마치고 신투어를 가기위해 밖으로 나왔다. 아침부터 훅하고 습한 기운이 호텔 문을 열자마자 다가온다. 호텔 앞에 대기한 택시들을 무심히 지나쳐 유심칩을 이용한 구글맵을 켰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걷다가 오토바이들이 달리는 횡단보도에서 기회를 보다가 무사히 건너기를 반복해 신투어리스트 앞에 도착했다. 하노이에서도 느낀거지만 베트남의 거리와 집들은 조각 조각된 느낌이랄까 무척 복잡하다. 조금가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또 조금 가다가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여행자 거리에있는 신투어리스트에서 1Day 메콩 델타투어를 신청했다. 1인당 19.000VND 약 만원정도로 저렴하다.
다음날 8시에 신투어 앞에 모인 사람들과 머리가 하얀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 이동을 했다. 신투어 앞 도로가 좁아 큰 도로앞에서 버스를 타는 줄 알고 따라 나선 사람들은 엄청난 줄을 만들어 이동했다. 복잡한 도로를 여러차례 지나고 공원을 한참 걸어 도착한 곳은 버스터미널이다.
티켓에 1과 2로 나누어 빨간 색연필로 크게 써주는데 알고보니 버스 탑승 표시다. 티켓에 적힌 1번버스에 탑승했다.
지난번 하노이에서 하롱베이 투어를 갈 땐 25인승이라 불편했는데 메콩강투어는 대형버스라 편하다. 빈자리 없이 꽉 찬 좌석이지만 쾌적하고 시원했다. 정치의 도시 하노이와 경제의 도시 호치민은 잠시의 여행이지만 충분한 비교가 되었고 개인적으로 호치민이 편하게 느껴졌다. 호치민에서 메콩델타까지 80km는 조그만 언덕도 없이 평평한 들판이 이어진다. 야자수들과 논과 늪지대도 보인다. 베트남의 농사는 1년에 3모작을 하는데 두 번은 벼농사, 1번은 채소농사를 한다. 베트남의 쌀국수와 야채는 풍성하고 내 입맛에 너무나 잘 맞는다. 심지어 지나치게 동양적인 내 외모까지도 베트남 사람과 비슷하다. 1시간40분을 가는 동안 야자수들의 풍경은 서울을 벗어나 일상을 내려놓은 나에게 쉼없는 휴식을
준다. 이번 호치민처럼 마음 편한 여행을 해 본적이 있을까 싶을만큼 베트남의 여유로운 시간과 공간에 취해 메콩델타 여행의 시작점인 미토에 도착했다. 대형차가 들어가기엔 무리가 있는 야자수가 가득한 좁은 길로 들어서 몇차례 굴곡있는 도로에 차가 춤추 듯 출렁임을 반복하다가 멈춘 곳이다. 가장먼저 반기는 것은 야자수로 만든 모자를 쌓아놓은 테이블이다. Non la인 베트남 전통모자는 삼각형 모양도 윗부분만 동그란 머리모양에 옆으로 퍼진것도 있다. 만들다 만 듯 야자수 잎들이 거칠게 그대로 남아 엉성한 듯 보이는 것도 있다. 가격은 3만5천동으로 1800원 선이다. 강한 햇볕을 가리기엔 안성맞춤이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야자수 길 사이로 걸어가 선착장에서 배를 탔다.
메콩강은 진흙을 잔뜩 풀어 놓은 것 같다.
여기저기 배들이 관광객을 태우고 이동한다. 모터를 켤 때마다 매케한 연기가 올라오며 기름냄새도 났다. 출렁이는 탁한 물을 헤치고 모터소리를 내는 배는 한동안 별 변화없는 풍경으로 이어졌고 조금씩 야자수가 대나무 숲처럼 보이는 섬들에 가까워졌다. 섬가까이에 대형 야자수의 잘린 부분이 대나무처럼 보였는데 섬 안쪽에 쌓인 진흙들이 끈적이는 느낌을 준다. 메콩강의 빗깔이 왜 흙탕물 같은지 알 수 있었다. 야자수가 둘러싸인 섬 주변을 따라가자 푯말이 보이고 푯말에는 숫자가 써 있었는데, 아마 작은 각 섬마다 붙여진 주소 인 것 같았다. 드디어 투어 첫번째 섬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