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30일, 비 오는 아침 작성
뜨거운 침대 속, 몸살감기 앓는 몸뚱이처럼 지글지글 끓던 꿈에서 도망가다가, 일어나 마주한 어둑한 방에서 몰려오는 피로. 머리가 아파오면 잠에 들기 글렀다. 아무도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새벽 밤거리 환영받지 못하는 기분은 싫으니, 형광등 날카로운 조명 밑에서 엎드려, 나는 무엇을 응시하는지 모른 채로 시간을 기어간다. 엉금엉금, 일어나는 해에 커튼이 푸르게 물들면, 퀭한 정신과 차가운 뺨, 따뜻이 물로 적신다 푸르게. 허나 푸른 정신으로 마주한 하늘이 칙칙하니, 연말의 도시엔 아무도 없고, 가려진 해는 구름 위 회색빛. 유난스러운 것 하나 없이 가라앉은 이 곳은 심해, 쇠한 햇빛 아래 거북이 한 마리 길 위를 기어간다. 도로 위 얼룩진 노란색 페인트, 카나리아 한 마리 희미하게 지저귀던 아침의 유해가 여기 묻혀있다. 비 몇 방울 깜빡이며 나에게 차가울 때에 펼친 우산은 반가이 마주하는 비구름의 인사 모른 체한다. 칙칙한 페인트 대충 버무린 하늘에 가느다란 쇠젓가락 펼처놓은 사이 흔들리는 고목, 응시하던 고개는 골목 구석구석을 건드려 보건만, 그 누구도 없다.
서리 맞은 구렁이, 아스팔트 위에 검은 점이 되어 길바닥이 되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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