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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코 Jan 29. 2022

2022.01 월간 회고

알을 깨고 나오다

마지막 방학이고, 코로나로 사람들도 만날 수 없으니 꽤나 조용한 첫 달이 될 줄 알았다. 휴식과 함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그런 1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기록의 힘


QA 가 끝나갈 무렵, 기능 배포 이틀 전에 이슈가 터졌다. 이 이슈를 시작으로 이후 48시간은 정말 스펙터클 했다. 간단한 문제인 줄 알고 시작했던 이슈를 8시간 동안 붙잡고 있었다. 문제 해결방법에 문제가 있었다. 8시간이라니. 다음 날 1 시간에 걸쳐 회고를 작성했다. 핵심은 두 가지였다.   

확인하지 않고, 뇌피셜 코딩을 한 것

기록하지 않은 것


끝난 줄 알았지만, 끝나지 않았다. 하루 전에도 이슈가 터졌다. 이 이슈는 직전 이슈로 위축되어 있는 나의 멘탈을 흔들었다. 바로 다음날 배포라 급한 마음에 임시방편만 생각났다. 미팅이 소집됐다. 상황을 공유하고 하던 일을 잠시 멈췄다. 평정심을 찾아야 했다.


다음날 아침까지 온전히 나의 시간이라 생각했다. 전날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개발 창이 아닌 노션을 켰다. 생각하는 문제의 원인, 확인해야 하는 사항, 해결 방안을 정리했다. 그리고 시작했다. 난이도 차이는 있었으나, 3시간 만에 문제 원인을 찾고, 해결했다.


다음날 무사히 업데이트를 마쳤다.


급하다고 회고를 작성하지 않았더라면?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바로 전날 발생했던 문제는 풀 수 없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이 긴 회고를 모두가 볼 수 있는 업무 일지에 남겼다. 혼자 기록한 것이 아니라 공유를 통해 다른 분들께 피드백도 받을 수 있었다. 기록해야 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더 나아지기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유해야 한다. 피드백을 받기 위해. 이 글처럼.


일의 맛


시간이 조금 일러 파트장님과 나 두명만 미팅에 들어와 있었다. 이틈을 타 전 날 있었던 이슈 해결사항을 공유했다. 못 풀 것만 같던 문제라 가능하면 해보겠다는 말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멋지게 해결방은 가지고 돌아왔다.


상아님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파트장님의 답변이었다. 나는 마약 같은 건 평생 필요 없을 것 같다. 이런 피드백이 더 나를 행복하고 붕 뜨게 만들었으니까. 한 명씩 미팅에 들어오면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파트장님의 대답 이후에도 다른 분들의 칭찬이 덧붙여졌다.


이게 일하는 맛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과 하면서, 칭찬까지 받을 수 있다니.

설명이 필요 없었다.


이제 말할 수 있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고, 사수 없이도 반드시 성장할 수 있다고. 결핍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를 결정하는 건 나의 태도라고. 알을 깨고 나왔다. 이제 이 결핍은 나에게 무기가 될 것이다.

알을 깨고 나왔다.


같이 일하는 동료로부터


기대와 다를 때의 힘듦


모든 게 좋았던 건 아니다. 일하면서 오랜만에 눈물이 핑 돌만큼 힘든 날도 있었다. 여러 곳에 쓰이는 기능을 추상화했고, 그 덕에 일이 많이 줄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개별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았다.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다른 개발자 분과 미팅을 하는데 절로 울분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왜 그런지 생각해봤다. 또 이런 기분에 빠지고 싶지 않았다. 원인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너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을 하다 보면 일정 산정하는 게 가장 어렵다는 것을 안다. 인지적 편향에 의해 잘되는 시나리오로 늘 일정 산정을 한다. 이런 편향을 갖고 있음을 알기에 여유 시간을 추가하지만, 그래도 예상과 다른 전개는 힘들다. 그리고 예상 일정은 내가 말하기 때문에, 이 약속을 지키려는 책임감 때문에 초과 근무 시간은 늘어간다.


어떻게 개선할지는 숙제다. 하지만 이 감정을 겪고 그냥 기분 나빴다고 지나간 것이 아니라, 원인을 생각해본 건 아주 잘했다.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자.


우리는 살면서 그때그때 받은 느낌과 인상에 따라 행동하고, 자신의 직관과 기호에 의해 행동을 정당화 하지만 그 결과가 항상 옳진 않다. 매우 자주, 우리는 틀렸을 때도 옳았다고 자신한다.
생각에 관한 생각 - p9


눈 오는 날 몬스터


기록하는 크로스핏터


이번 달 운동 참석 횟수


2주 차 : 4회 (아침운동 : 4회)

3주 차 : 3회 (아침운동 : 0회)

4주 차 : 3회 (아침운동 : 2회)

5주 차 : 5회 (아침운동 1회)


미니 쓰로우다운


Event 1 : 5등

Event 2 : 3등   

영상 촬영 후 바로 올리자, 마지막 날 3개 더한 영상 안 올려서 3등 ㅠ

3RM Front squat : 185 lbs   

1월 초에 잰 무게가 처음엔 155 lbs 였는데, 1월 24일에 잰 무게는 185 lbs

기록하지 않으면 모르고, 적절한 운동량을 찾기 어려움


코치님으로부터의 운동 피드백, 리듬 - 템포 - 호흡


너무 급하고, 초반에 달림. 빠르게 하는 건 와다다 하는 게 아님

항상 기억해야 할, 리듬 - 템포 - 호흡

골반이 틀어져 있어서 체스트 투바 풀업도 오른쪽이 먼저 올라감 -> 똑바로 올라가게 연습

푸시업, 풀업 할 때 팔 간격이 너무 넓음 ->  좁혀서 할 것  

꽤나 튼실


소소한 일 들


오랜만에 친구들과 여행


코로나로 한참 못 가던 여행을 갔다. 친구가 결혼으로 급 떠나게 된 여행. 초등학생 때 갔던 경주를 20년 만에 간 것 같다. 20년 후에도 같이 가면 좋겠다.


새로운 글쓰기 시작


전자책 쓰기를 시작했다. 나와 같은 비전공자, 혼자서 일하는 사람, 사수 없이 일하는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쓰고 있다. 늘 그런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더 완벽해지면, 잘해지면 이라는 핑계로 미뤄뒀다. 마침 알을 깨고 나온 나왔다.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편집자 분과 미팅에서, 글을 잘 쓴다는 얘기를 들어서 좋았다. 더 잘 쓰고 싶어졌다.


모니터 하나의 삶의 질 향상에 관하여


고민 끝에 모니터를 샀다. 사무실엔 모니터가 하나라 비슷한 환경에 적응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재택이 이렇게 길어질 줄이야. 그냥 질렀다.


오랜만이에요


긴 재택으로 못 보는 동료를 만났다. 오랜만에 거나하게 취했는데, 같이 얘기하는 시간이 좋았다. 재택도 좋지만 가끔은 출근하고 싶다. 이렇게 좋은 동료들을 자주 못 보는 건 꽤나 슬프니까.


내 꿈은 뭘까?


학교에서 만난 동생이랑 밥을 먹었다. 동생의 꿈을 들었는데, 정말 멋졌다. “돈 많이 벌어서, 남주자”가 꿈이 었는데, 그 친구는 그 꿈을 반드시 이룰 것 같다. 내 꿈은 뭘까? 생각해보게 된다. 내 꿈은 뭐지?


전사 데뷔?


한 달에 한 번씩 전사 발표를 하는데 실장님이나 대표님이 나오는 자리에 서게 됐다. 호기롭게 말했다. “제가 하겠습니다” 설 연휴는 반납이다. 함께 하는 기획자 분께 감사를.


벌써 함께한 지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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