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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을찾는아이 Aug 17. 2021

빌런(Villain)들이 모여사는 곳, 직장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 밖에서는 빌런으로 변한다.

이왕 이 글 읽으시는 김에, 밑의 노래 재생이나 하면서 보시길 권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ghpn99s8I-U

스텔라장 - *빌런
내가 제일 사랑하는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개 say
네가 제일 미워하는 누군가는
사랑받는 누군가의 자식 Say

스텔라장 - *빌런

*빌런(Villain) : 영화, 드라마, 무대 연극, 소설 등에 등장하는 나쁜 역할을 뜻하는 용어. 악역이라는 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스텔라장의 이 가사를 듣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직장인 출신인 스텔라장이기에 어쩌면 직장인들 서로가 빌런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잘 간파한 것 아닐까? (내 추측이다.) 누군가에게는 저 인간이 사랑받는 사람일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저 인간이 꼴도 보기 싫은 '개 Say'일수도 있는 것이 직장 아닐까.

 그렇다. 이상하게 직장에선 그 누가 적이 될지, 아군이 될지. 그 누구도 알 수가 없다. 사람 셋이 모이는 순간부터 정치는 시작되고, 사고가 터지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갈등이 생기게 된다.


'빌런'은 직장 들어오기 전부터 '빌런'이었을까? 

 근데 사실 우리가 직장이라는 곳을 들어오기 전의 모습을 먼저 떠올려보자. 보통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졸업하고 직장이라는 곳에 입사하게 된다. 학교라는 곳에선 사실 그냥 이런 빌런이 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 정말 종특이 아닌 이상, 다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끼리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직장이 들어가면서 수많은 '빌런'들을 만나게 된다. 학교에서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 굳이 애쓰면서 만날 이유가 없었는데, 여기선 임원부터 부장, 사수, 동료, 후임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업무 추진을 하고 결재를 올리는 가운데에서도 한끗차이로 서로간의 생각하는 방안이 다르다. 마찰이 생기고, 업무 하나 추진하려면 산 넘어 산이다. 몇 번을 갈아엎어야 제대로 된 업무를 할 수 있는 걸까. 

 전에도 언급했듯이, 조직은 개인을 변화시키는 양면적인 요소라고 언급했다. 이렇다 보니 성격 온순했던 사람도 어느 순간 보면 회사에서는 '화'를 품고 살아간다. 이걸 '흑화'되었다고 표현해도 되려나? 그렇다. 생각해보면 빌런은 원래부터 빌런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 생각해보면, 빌런 같은 존재가 될거라고 생각하고 직장에 입사한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관계 속에서 빌런이 되어 있는 스스로를 보곤 한다.


빌런이라고 나쁜 인간이 아니다

 결국엔 우리 모두 빌런이 되지만, 빌런이라고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흑백논리로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할 수 없는 것이 인간 사회이니까. 

그래서 빌런도 나쁜 면이 있지만, 좋은 면이 있기에 마련이다. 하나 하나 다 따지는 사람들이 업무를 피곤하게 하는 것 같아보이지만,  디테일에 강하기에 일에 빈틈이 없이 진행된다. 뭐 하나 누락 안하는 게 이상했던 사람이 청사진 하나 제대로 그려내어서 모두를 놀라게 하곤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 빌런들 모두 나쁜 점만 갖고 직장생활을 하는게 아니다.

 빌런을 단지 이분법으로 구분해서 나쁜 빌런들 몰아내는게 능사가 아니다. 착한 사람들로만 직장이 구성된다고 생각해보면, 사건이 터졌는데 '좋은 게 좋다'고 하면서 그냥 넘어가지 않겠는가? 나쁜 빌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조직 내에서도 긴장감이 유지되기에 마련이다. 

다스 베이더 같은 '빌런'만 되지 말자 


빌런간의 의사소통이 어렵다.

 사실 많은 문제들은 빌런 자체보다, 빌런들간의 의사소통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생애 처음 태어나서 마주한 사람들이 전부인 이 직장에서 서로의 속을 알기란 당연히 어렵다.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니, 명확히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 터지곤 한다. 내가 회의 때 사과나무를 해보자고 이야기한 것이 나중에 확인해보니 배나무로 만들어 오는 경우도 있지 않던가? 

 이렇다보니, 이 조율하는 문제로 인해 상당한 갈등이 많은 것 같다. 사실 근데 이건 우리가 그렇게 누군가와의 갈등 속에서 조율해본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경험미숙'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내 견해이다. 협상 같은 거라던지, 의견조율을 해보는 경험이 나도 손에 꼽는다. 보통은 Top-Down 형태로 내려가서 그걸 이해하는데 시간을 소요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나도 지시를 한참 이해하지 못해서 낑낑대었던 적이 있다.)


그럼에도, 빌런들 간의 시그널은 분명히 있다.

 수많은 빌런들과 일을 해본 내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자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시그널'을 흘려보내는 수많은 빌런들을 보아왔다.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모른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실 직장생활 속에서 충분히 보일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보여주는 시그널 말이다.

 대표적인 시그널 예? 야근. 야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엄연히 우리의 근로시간은 정해져 있으며, 그 근로시간 가운데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있는 것이 기본적인 근로계약의 기본 아닌가? 야근을 하게 되면 왜 하는지를 들여다보며 그걸 근로시간에 못하는 이유가 뭘지도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90년대생들이랑 의사소통이 안 되어서 한 번 즈음 속마음으로 '아이고, 답답아!'할 때도 있었던 분들이라면, 한번 즈음 생각해보자. 내가 명확히 이야기해주는지, 말 이외에도 수많은 시그널들에 귀 기울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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