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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나물 석이 Sep 19. 2023

새로운 시작, 시애틀로 넘어오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로 출근

올 4월 밴쿠버에서 시애틀로 이사를 했다. 약 1년 7개월간의 회사 미국 워크비자 지원 절차를 통해 미국 L1 Work Visa (주재원 비자)를 수령하였기 때문이다. 우리 팀은 나 말고도 몇몇 팀원들은 시애틀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했기 때문에 불편함은 없었지만, 막상 시애틀에 이사를 와서 팀원들과 부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새로운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는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외곽 레드몬드라는 곳에 위치해 있다. 우리는 이곳을 "캠퍼스"라고 부르는데,  대학교 캠퍼스처럼 넓은 부지에 여러 건물들이 넓게 퍼져 있고, 각각의 빌딩에 카페테리아가 있다. 오래된 회사이다 보니 초창기의 빌딩은 아주 오래된 플로어 플랜을 가지고 있다. 내가 일하고 있는 빌딩도 오래된 건물 중 하나인데, 나는 아주 마음에 든다. 개인 사무실이 있기 때문이다. 내향형 인간인 나는 문을 닫고 블라인더를 내리면 내 온전한 사무실이 있다는 것이 참 마음에 든다. 미팅을 할 때 옆자리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듣고 싶은 노래를 틀어도 되기 때문에 오후에 핑계 고를 틀어놓으면서 일하는 게 나의 소소한 행복이 되었다. 


원격으로 근무를 할 때 느끼지 못했던 장점 중 가장 큰 것은 "네트워킹"이다. 우리 팀원 말고는 이야기할 기회가 없던 것에 비해 옆팀 사람들과 오며 가며 인사를 하다 보니 넓디넓은 미국 땅에 아는 사람이 하나 더 생긴다. 내 매니저와 그 위의 리더십 레벨과도 인사하며 나라는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게 한다는 점도 회사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작지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생활 6년 차, 영어로 생활하는 게 어렵지 않고, 회사생활 3년 차로 접어들며 팀원들과도 친해지고 업무도 손에 익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현재에, 참 아이러니하게도 약간의 공허함과 외로움이 찾아왔다. 30대의 초입에서 겪는 성장통일까?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퍼져있는 기분이다. 30대에는 내가 원하는 방향과 목표는 분명하고, 그를 위해 박차를 다해 달려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0대 초반의 나처럼 무한한 가능성과 선택의 기로에서 어디를 갈지 몰라 재고만 있는 것 같다.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는 데에는 글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되었기에, 오랫동안 쉬었던 브런치 연재를 다시 해보려고 한다. 앞서의 글들을 읽고 궁금했던 점이나 다루어 주었으면 좋겠는 내용을 댓글로 달아주시면 하나씩 풀어나가 보려고 하니, 댓글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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