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9
이름은 '중앙휴게실', 우광오빠가 찾아둔 낮술이 가능한 식당이었다. 도가니백숙과 산낙지와 해물파전, 복분자와 맥주, 잎새주와 동동주를 먹었다. 새로운 멤버 주원오빠가 있어서일까, 우리가 서로에 대해 해왔던 생각을 더 잘 공유하게 되었다. 전날 기차표를 구하던 모습을 두고, 우광오빠는 "우리 애들 이래"라고 말했고, 나는 늘 푸짐히 베푸는 우광오빠의 세월을 두고 '내가 생각한 좋은 어른의 기준은 자기가 누린 걸 아래 사람들이 겪었으면 하고, 힘들었던 걸 이후 아이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다 내 등륵금, 재범아저씨와 홍란이 이모, 첫 해외여행과 거금의 용돈의 추억도 공유했다. 창밖 풍경은 정겨웠고, 음식은 하나도 빠지없이 맛있었다. 복분자와 잎새주 옆에 '보해'라는 이름이 똑같이 새겨져 있는 걸 발견했고, 잠시 들린 지승이는 훌쩍 커서 말을 하고 낯을 가렸고, 맨얼굴의 재은이는 여전히 예뻤다. 중앙휴게실에서 조금씩 취기가 오르던 시간이 너무, 많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