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2
'구태여 해본 것들'이라는 제목이었다. <구태여 하는 것들>을 보고 가을을 바삐 보내셨다고 했다. 수려하고 가녀린 모습으로 귀여운 유쾌함을 내어보이는 분, 송은님이 써주신 글을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만큼 마음에 먹먹함이 컸다. 계속 불러주셨다. '그리하여 나의 시야를 넓혀준 예인에게', '찬란히 잔잔한 예이린님에게' '이름처럼 맑고 따뜻한 아이린, 예인' 너무 상냥하고 포근했다. 송은님의 글을 인화했고, 오하우스 전시에서 만난 분이 만드신 달력, 그 아래 그날의 장면들 사이 글을 붙여두었다. 시월에 가슴을 푹푹 찔러대던 말들이, 아무리 갖다버리고싶어도 그럴 수 없게 생긴 마음에 남은 생채기가 나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