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7
규빈언니를 만났다. 아주 오랜만이었다. 언니는 결혼생활 속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에 집중하고,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크기를 키운 듯했다. 너무도 다른 사람, 그래서 동일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아주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서로 좋은 이야기하기도 바쁘잖아.” 했다. 내가 옳음을 증명해서, 이겨서 얻을 건 크지 않다고. 그 대화가 나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다. ‘내가 제일 소중해. 그러니까 아닌 관계는 끊어야지.’하는, 얕은 이야기 사이에서,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잖아.“하며 그러니 받아들여본다는 마음이, 자존심을 부리지 않는 멋있었다. 그곳에 가면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고, 11시에 자서 5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해온 시간들이 있었다고, 알아달라고도, 징징거리지도 않던 그 태도가 참 곧았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언젠가 언니의 마음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상희언니의 마음을 닮아가는 지금을 보면 그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힘차게 동경해야지.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생각했다. ‘어린애에서 벗어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