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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Jul 27. 2021

특별한 전시가 주는 행복....

<가드닝 전시>의 기억

 PIKNIC에서 <가드닝 전시>가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습니다. 급히 온라인 예약을 했고, 그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최근 식물에 관한 나의 관심이 이번 전시에 흥분하게  했고, 더구나 전시장이 복합문화공간 PIKNIC이라 하니.....  과거 모제약 회사가 사용하던 공간을 개조하여 문화적 향기 물씬 풍기는 새로운 풍속도를 창조해낸 솜씨에 찬사를 보내며 방문하였지요.

PIKNIC의 전경

 4개 층으로 이루어진 전시 공간은 참 다양한 모습으로 가드닝을 보여주고 설명하며 식물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1층 건물 밖 공간에 <어반 포레스트 가든>을 꾸며 놓았는데요. 김봉찬과 신준호 두 사람의 솜씨라더군요. 그들은 식물학과 생태학에 대한 연구와 오랜 기간의 조경 현장 경험으로 도심 속 원시람 정원을 구현했더군요.

<어반 포레스트 기든>

발판 밑으로 눈길을 주면 이끼 식물들이 다소곳이 자리하고 있는 가든. 그들의 의도를 들어봤습니다.

발아래 무성하게 자리 잡은 자연의 모습과 담장 너머 도심의 빌딩 숲을 함께 바라보면서, 인간이 보다 커다란 자연 공동체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는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

  드디어 실내로 들어서면 최정화 작가의 설치 작품 <너 없는 나도, 나 없는 너도>가 상큼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깁니다.  제목에서부터 공생에 대해 얘기하는 듯합니다.  

최정화 작가의 설차 작품

계단을 오르면 공생의 의미를 잘 알고 가드닝을 즐겼던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가드너 거트루트 지킬, 가히 정원 디자인 이론에 초석을 놓은 분입니다.

여러 가드너를 소개하고 있었는데요. 나의 뇌리에 기억되는 두 분이 있었습니다.

먼저 헤르만 헤세.  그는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에서 쓰고 있습니다.

땅을 경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은 부지런함과 노동으로 가득 차 있지만 성급함이나 걱정 따위는 없다. 그 생활의 밑바탕에는 경건함이 있고, 대지, 물, 공기, 사계의 신성함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 식물과 동물의 생명력에 대한 확신이 있다.


 다음으로 68세에 서울 외곽에 터 잡고 글을 쓰며 가드닝을 즐겼던 박완서 님입니다. <호미>에서 작가님은 토로합니다.

내가 여기 정착하려 한 것은 자연 친화적인 삶을 꿈꿨기 때문도 도처에 도사린 불안을 몰라서도 아니었다.  그냥 아파트가 너무 편해서, 온종일 몸 놀릴 일이 너무 없는 게 사육당하는 것처럼 답답해서 나에게 맞는 불편을 선택하고자 했을 뿐이다. 내가 거둬야 할 마당이 나에게 노동하는 불편을 제공해 준다.


가드너들의 생생한 기록을 통해 가드닝으로 겪는 노동의 고됨을 알아차리면서 평생을 그 노동을 즐기며 우리나라 유명 가든 다수를 형성하신 정영선 소장님이 직접 설계한 옥상 가든에서, 남산 타워가 보이는 서울 도심의 빌딩 숲 속의 이 다소곳한 공간의 미덕을 정 소장님의 철학과 함께 음미해 봅니다. 그분은 말합니다.

정원은 아름다움만 찾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지친 마음,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옥상 정원의 모습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의 <정원의 방식>이란 제목 영상 작품도 기억에 남는, 다양한 아이템으로 구성된 특별한 전시라서 행복했습니다.


 프랑스의 화가 앙드레 마르샹의 말입니다.

숲 속에서 나는 여러 번, 숲을 바라다보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곤 했다. 어느 날 나는 나를 바라보며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은 바로 나무들이라고 느꼈다. 나는 화가란 우주에 의해 꿰뚫린 자임에 틀림없다고 믿는다.


 예술가들의 자연과의 교감은 이리도 선택된 일인가 봅니다.

우리의 가드너들처럼.....


 나의 식물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준 책이 있답니다.

<향모를 땋으며>라고.

저자인 로빈 월 키머러는 아메리카 원주민인 포타와토미족 출신으로 자신을 키운 것은 '딸기'라고 말하는 식물학 박사입니다. 그녀는 책에 쓰고 있습니다.

토박이 지식에서는 인간을 곧잘 '창조의 동생"으로 일컫는다. 우리는 말한다. 인간은 삶의 경험이 가장 적기 때문에 배울 것이 가장 많다고. 우리는 다른 종들에게서 스승을 찾아 가르침을 청해야 한다.


 그렇군요.  겸손, 그들의 겸손이 그들의 예술 작품을 낳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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