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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정 Sep 28. 2022

"포기하지 마"...  그의 절규.....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우리는 어느 순간 간절히 바램을 가졌던가요?!

그 순간 내 뜻대로 살았던가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푸쉬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은 하염없이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그리움이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하염없이 지나가리니

지나간 것은

마음에 소중히 남으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한없이 슬픈 것

모든 것은 턱없이 지나가리니

지나간 것은

훗날 소중히 남으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고야 말리라

                  

19세기 러시아 시인이 읊은 이 시를 20세기 지구인은 잠언처럼 받들며 살았던 듯합니다.

열심히 너무 열심히......


 영화 한 편이 나를 흔들었습니다.

<다 잘된 거야>  프랑스와 오종이 감독한 영화.

청초한 매력의 소피 마르소의 중년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나이 듦과 죽음을 사색하게 하는 철학적 영화.

스위스 베른 이외 아직은 세상에서 허락되지 않는 안락사란 문제를 다룹니다.


   소피 마르소가 연기한 엠마뉘엘의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동성애자인 그는 시대적 상황에 굴복해 결혼하여 딸 둘을 두었죠. 화가인 엠마뉘엘의 엄마도  현재 파킨슨병으로 고생 중입니다.

환자 앙드레는 자기 의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비극 속에서 죽음을 선택하고 큰딸 엠마뉘엘에게 도와줄 것을 부탁합니다. 엠마뉘엘은 안락사에 대해 알아보고 베른에서 관계자가 와서 타당한 조건을 갖추었나를 진단합니다.

결론적으로 앙드레는 자신의 의지대로 편한 죽음을  맞이하는데요.

순순히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주는 딸 엠마뉘엘의  심리가 담담하게 잘 그려진 영화입니다. 또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고 싶지 않은 앙드레의 내면 역시......

<미 비포 유>란 영화가 있었죠.  런던의 잘 나가던 금융 맨이었던 주인공이 어느 날 교통사고로 전신 마비가 되고 안락사를 선택합니다. 그를 돌보던 간병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위스로 가서 안락사를 선택했던.

그러나 프랑스식 표현은 역시 쿨하더군요.

딸은 아버지를 말리지 않죠.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노화와 죽음의 선택 및 절차'에 대해 깊이 있게 질문합니다. 그 누구든지 마주해야 할 문제.

엠마뉘엘 베르네임이 쓴 동명의 자전 소설을 영화화했는데요. 그래서 죽음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사색이 느껴지는......

갖은 종교가 인간을 지배하던 20세기에는 안락사란 있을 수 없는 사건이었지만, 각 개인이 파편화된 21세기의 삶에서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원하고 있는 걸까요?!

앙드레의 선택이, 아버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켜주고픈 딸 엠마뉘엘의 조력이 그대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 심히 궁금합니다.


  과연 노화하여 죽어야 하는 인간의 숙명에, 이 시대처럼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무기력하게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들을 버티고 기다리면 '기쁨의 날'이 과연 올까요?!

삶이 그냥 우리를 속이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앙드레가 딸에게 본인의 안락사 진행을 돕는 일을 "포기하지 마"라고 하던 절규가 잊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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