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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 Mar 16. 2023

도쿄-오사카 오직 알렉산더테크닉


이번 일본 방문은 정말 내겐 큰 의미가 있다.

5박6일의 일정내내 개인레슨을 받은 경험도 좋았고

다른 학교의 졸업식 풍경 속에 나도 하나의 오브제가 될 수 있었던

생소한 경험도 좋았다.

가기 전의 망설임이 무색할 정도로

그곳에서의 시간은 홀로여서 불안하기도 했지만

혼자라서 가능했던 것들도 많았다.

준비와 계획이 철저한 성향을 내려놓으려

여행계획도 세우지 않고 현지에서 그때그때

시간에 맞게 움직이려고 했는데...

결국은 사전답사를 통해 다음 시간계획을 세우고 있는

나를 마주하기도 했다.

구글맵이 정말 효자노릇을 톡톡하게 해 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가서 확인하려는 버릇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본의아니게 신사이바시와 도톰보리를

몇번을 오가며 루트를 익히게 되었고

쇼핑을 하기 위한 목적이라기 보다는

다음에 왔을 때 길을 잃지 않기 위한

네이게이션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십여년전 오사카 첫 방문때 난바워크에서 헤메던 기억때문일지도..

한 밤에 도쿄의 시나가와 역에 가서 JR 센터를 확인했던 것도

새벽에 일어나 신주쿠 신남부역의 JR 센터를 다녀온 것도

오사카 덴노지역 하루카 플랫폼을 몇번씩 확인한 것도

그저 혼자여서 할 수 있는 일이었고

혼자라서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일인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실수로 교토에 내렸을 때는

하나도 걱정되지 않았다.

어차피 목적지 근처에 왔을테니

여유롭게 도시락도 사고 쇼핑을 해볼까 기웃거리기도 했었다.

교토의 JR 센터도 역시 만원이었지만..

그게 큰 부담이 되지도 않았다.

어떤 마음들이 내 안에서 오고가고 있었는지,

이제 차차 정리해보려고 한다.

정말 많은 시간들이 쌓였고

호텔을 세번이나 옮겼으며

고탄다역 주변의 이상한 기운도 느꼈다.

어딜가나 마주하는 한국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ㅎㅎ

선생님들과 마주앉아 식사하던 시간들이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되었고

그 간의 영어공부가 도움이 되었다고 과외쌤께도 말해주고 싶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건 공감으로 가능한 것 같지만

정말 그 사람을 온전히 그대로 알아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처음으로 느낀 것 같기도 하다.

오사카에서 선생님을 뵈었을 때,

17년 전의 나와 마주할 수 있었다.

그 때 내가 어땠는지 너무 속속들이 잘 알겠더라.

지금 선생님이 어떠신 지 말하지 않아도 

그게 뭔지 너무나 잘 알수 있겠더라.

아.. 이런게 경험의 힘이구나 싶었다.

내가 지금 누군가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지나면 괜찮아질거라고

말할 수 있는 본보기로 살아온 시간들에 

정말 고맙다.

어쩌면 이번 여행은 

진짜 그 때의 나를 떠내보기 위한

이별여행인지도 모르겠다.

하나하나 그 스토리들을 풀어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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