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5
올해 여름은
말 그대로 찜질방 같은 날씨의 연속이었다.
이런 날씨에도 산을 찾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나는 등산지도사의 입장에서
여름에는 가급적 산행을 자제하고,
시원한 바다나 워터파크로 물놀이를 가시라고 말씀드리지만,
산에 가려고 주말만 기다리는 분들의 심정은 그게 아니다.
여름에는 또한, 산행에서 땀 흘린 만큼
계곡에서 발 담그고 쉴 수 있는 보상을 기대하고 산을 찾는 분들도 꽤 많다.
국립공원 내 계곡은
2010년 이후 출입이 전면금지되었지만,
여름철 한시적으로 출입을 허용하는 구간이 있다.
(보통 8월 중순까지. 각 국립공원 홈페이지 참조)
도봉사무소의 경우 작년에 비해 개방구간을 대폭 추가하기도 했지만,
탐방객을 위한 이 같은 배려가 무색할 정도로
기본적인 룰을 지키지 않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국립공원 레인저들과의 마찰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립공원 계곡출입과 관련해서는 어려울 것 없이
딱 3가지만 지키면 된다.
1) 계곡출입은 허용된 구간에서만(한시적 허용)
2) 국립공원 계곡에서는 전신입수(알탕), 수영금지
3) 계곡 오염행위 금지(취사, 음식물투기, 불 피우기 등)
오늘도 출입이 금지된 계곡에서 단속에 적발된 어르신 한분이
자기를 범법자 취급해서 기분 나쁘다며 목청 자랑을 하고 가셨다.
단속 레인저분이 그냥 과태료부과 대상이라고 말씀드린 건데,
스스로의 화를 참지 못하고 사자후를 토하시더군...
그 과정에서 국립공원 직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은 기본이다.
결국 일행분이 대신 지도장 한 장 받고 도망치듯 사라지면서
사건이 마무리되긴 했다.
"예전에는 아무나 들어가서 놀던 계곡인데, 왜 지금은 못하게 하는 거냐!"
"사람이 더워서 쓰러질 지경인데, 자연보호가 대수냐!"
이러는 분들 정말 많다.
날이 무덥긴 하다만,
산을 찾는 분들이 지킬 건 지켜주셨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따라서 룰을 어기 때문이다.
나이 자랑, 목청 자랑은 위법의 특권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