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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연쌤 Nov 21. 2024

11월에 진달래가 피었습니다

20241121

지난여름도 그랬지만, 가을에도 이상 고온이었다.

11월 중순에 낮 기온이 20도가 넘었다.

게다가 비는 거의 오지 않고 따뜻한 날씨가 2주 넘게 지속되었다.

덕분에 갑자기 추워져서 낙엽이 갈변해 버렸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알록달록 고운 단풍을 오랫동안 구경할 수 있어 행복하기도 했다.


가을이라 자연환경해설사는 바쁘다.

원래 있던 해설프로그램에,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밀린 행사에,

갑자기 위에서 하라고 떨어진 프로그램까지...

평일이고 주말이고 없이 출근한다.

그래서 사람들 단풍구경 실컷 다니는 기간에,

국립공원 직원들은 정작 근무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산이 좋아 국립공원 들어온 나로서는, 약간의 불만이다.


아무튼,

지난 주말에도 우이령에서

탐방프로그램을 나름 열심히 진행하던 차에,

어디서 많이 봤던 꽃이 보이는데... 진달래였다!

허참...

11월 중순에 진달래꽃이라니...

이파리가 붙어있어서, 처음엔 철쭉인 줄 알았는데,

생김새가 아무리 봐도 진달래꽃이다.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난다.)

그것도 잎은 단풍이 들고 시들어가는데,

꽃봉오리가 여기저기 올라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이령입구 계수기에서는 사마귀유충도 관찰되었다.

사마귀는 초가을에 알을 낳고

가을, 겨울을 알속에서 나서

이듬해 봄에 알집에서 나오는 게 정상이다.

올해 초에는 4~5월까지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려서,

진달래를 비롯한 봄에 꽃피는 식물들이 냉해를 입어

유명한 봄꽃축제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던 것을 기억한다.


"이상 기후"라고 단정 지어 말하려면

다년간의 충분한 모니터링이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최근 몇 년간 우리는 너무도 이상한 날씨 속에

자연 생태계의 이상징후들을 자주 목격하고 있다.

이미 기후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사람들은 심각성을 인지하고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위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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