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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찰하는 보통여자 Apr 19. 2024

보이는 모든 것을 담을 필요는 없다

보이는 모든 것을 담을 필요는 없다.



난 SNS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시간과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했고 솔직한 말로 관종이 하는 건 줄 알았다. 정작 나도 그 일원이 되었으니 편견이었던 걸로 정정해야겠다. 건강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때로는 일상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음을 이제는 안다. 가상세계 활동을 나름 꾸준히 하며 순기능과 역기능을 맛보고 있다. 순기능이라면 내면에 깊이 감춰둔 것을 자유롭고 거침없이 내뱉을 수 있다는 거다. 현실에서는 굳이 꺼내어 내보일 기회도, 필요도 없는 내 일부 조각 같은 것 말이다. 살을 붙여 하나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건 건 꽤나 건강한 취미가 되었다. 생각이 결이 비슷한 이들에게 공감을 보태기도 하며, 다른 시선을 주는 어떤 이의 신선한 관점은 시야를 넓힌다. 날것의 생각을 마음껏 토해내고 있자면 현생에서 드러나는 면모보다 투명함을 띄기도 한다. 



역기능이라면 너무 많은 것들이 노출된다. 때로 잠수타고 싶어지는 이유다. 현생과는 다른 결에서 오는 특유의 정신적 피곤함이 찾아올 때가 있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방대한 양의 정보, 컨텐츠, 사람들이 순식간에 보여지는 건 일도 아니다. 온라인 특성상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홍수처럼 범람하는 인풋 과잉 공급에 기 빨릴 때가 있다. 원치 않는 것도 여과 없이 뜬다. 내 마음을 파악하기에는 알고리즘은 아직 멀었다. 말그대로 혼란하다. 그렇기에 무한 정보 속 내게 필요한 것들을 선택적으로 볼 수 있는 분별력을 키워야 한다. 



무엇을 볼지 내가 선택할 일이다. 현생이든, SNS 가상세계든 일방적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너무 많다. 시시각각 들어오는 모든 것들을 흡수할 필요는 없다. 보이는 것들에 넋 놓고 일일이 정신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흘러 들어오는 것을 내치고 튕겨내는 법도 알아야 한다. 무엇을 보길 선택하고, 무엇을 보지 않길 거부할 줄 안다면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비축한 에너지를 더 의미 있는 대상에 투자할 수 있다. 무엇을 보고자 하는지에 따라 내 작은 세계가 만들어진다. 불순물 거르듯 필요치 않은 것을 선택적으로 걸러낸다면 가치로운 것만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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