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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던더미플린 Aug 30. 2021

워라밸은 진짜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안 받기 위한 나만의 생존전략, 게임

요즘 직장 생활 관련된 Youtube 나 책이 참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아무튼 출근도 재미있게 보고 있고 유퀴즈도 좋은 주제들을 많이 다루는 것 같아 좋다. 


대학도 졸업 전 만났던 첫 번째 직장 동료들은 한국인이었지만, 대다수의 고객들은 외국인이었다.

이 때 만났던 외국인 고객들은 참으로 친절했고, 대학을 갓 졸업한 어린 나에게 참 많은 조언들을 해주었다. 네 나이는 많이 어리니 하고 싶은게 있으면 꼭 해보라고! 심지어 나보고 관심 있으면 25살 나이에 의대 공부를 해보라는 의사도 있었다. 




한 1년 10개월 정도 되었을까, 직장을 옮기기로 결심하고 2011년 두 번째 직장에 이직을 했다. 이 곳에서 내가 약 10년 가까이 일을 할 줄은 나도 예상을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래도 나는 일 중독자가 되었었던 것 같다. 메일 체크 하는 게 습관화가 되어 버리고 (출근 하기 전, 퇴근 후, 잠들 기 전 거의 메일 체크 중독) 시차가 다른 나라의 동료들한테서 오는 메세지를 거의 다 응답했다. 심지어 자다가도 뭔가 촉이 왔다 싶어서 메신져를 확인하면 아니나 다를까, urgent 메세지가 이미 와 있었다. 새벽 2시, 3시까지 일을 하다가 자고 또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을 해서 또 밤새 내가 잔 사이에 온 이슈를 처리하고, 아무래도 이때 내 몸에서 그만 좀 해! 그만 좀 스트레스 받아! 라고 표시는 했었는데 내 뇌가 이 경고를 무시를 했던 것 같다.


출장 길,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생전 처음 느낀 너무 고통스로운 치통, 비행기에서 잇몸과 이가 너무 아파서 도착하고 나서도 거의 음식을 먹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이 증상은 한 번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았고 몸에 또 다른 증상으로 찾아 왔다. 가끔 가다 치통이 왔고 (치과를 가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함) 바로 출장을 갔다온 후 부터 귀에도 또 문제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비인후과를 가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함)


커리어, 내 몸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남편은 워라밸이 너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 사람들은 생활이 회사에 너무 집중되어 있어. 만나면 매일 힘들다고 일이 많다고 불평하는데, 또 일 얘기를 하고 있어! 라고 불평을 할 때도 있다.


퇴근할 때, 그 회사의 너는 그냥 거기 두고와.
도어 스크리닝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처럼
이제 일상 생활의 너로 다시 돌아와야되!



방콕에는 방콕의 폐라는 룸피니 공원이 있다.  퇴근 할 때 일부러 룸피니 공원 근처의 역에 내려서 걸어 가거나, 주말이 되면 남편이랑 함께 걸었다.


그 곳에는 큰 창으로 안에가 다 보일 수 있는 러닝머신 기계들이 꽤 많이 일렬로 놓여져 있는 헬스장 같은게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었다. 난 퇴근 후 지쳐서 뛸 힘이 없었는데 그 사람들은 이미 땀을 흘리며 열심히 뛰고 있었고 (근데, 언제 퇴근 하고 간거지...?) 주말에는 공원을 달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나는 그냥 쉬엄 쉬엄 걸으러 갔는데 이미 운동복을 입고 무리를 지어 뛰는 사람이 수두룩 했다.


다음 생애엔 새로 태어나리...



난 부지런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뛰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다.

열심히 일하는 나를 위해, 난 무엇을 내 자신에게 선물해줄까..?


난 게임을 선택했다.


현실 세계에서, 직장에서의 나와 집에서의 나를 떼어 놓는 것은 그때는 정말 무리였다. (지금은 잘 조절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집중적으로 게임을 시작하기로 했다.

사실, 힘들어하는 나에게 게임을 좋아하는 남편이 소개를 해 준 것이다. 주말 일요일은, 오늘 하루만이라도 회사 생각하지말고 게임을 해봐! 라고 Steam 계정을 공유하고 자기 컴퓨터를 내게 내어주었다.


그때 시작한 게임이 Tower defense 게임인 Defense grid 였고, 서서히 나는 그 게임에 중독되기 시작했다. 월요병을 앓고 있었는데, 일요일 아침부터 Defense grid를 하니 회사 생각이 전혀 안나고 일단 앉으나 서나 이 Tower 를 구하는 데에 나는 열중했다.


 거의 동시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Resogun 이라는 게임을 엄청 했었는데, Defense grid 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보통 남편이 컴퓨터를 해야 할 때- Resogun 을 했다. 시간이 정말 후딱 갔다.


Multiplayer 가 가능한 게임들은 남편과 같이 했다. 디아블로, 레인보우식스, 보더랜드를 하면서 밤을 새기도 했다. 현실 세계의 나를 점점 게임 세계의 나와 분리하고 떨어트려 놓으니 현실에 대한 스트레스는 좀 덜 받는 것 같았다. (그런데, 게임 세계의 내가 서서히 나를 지배하고 있을지도........)


게임 산업이 이토록 큰 이유는 분명히 있다.




스트레스를 100% 해소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으로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은 정말 워킹 라이프에서 중요한 것 같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채송화가 익준이에게 물어보는 장면이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듯 하다. " 익준아, 너는 널 위해 뭘 해주니? "


노을이 이쁘다.



가끔은 휴대폰을 보지 않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게 방 안이건, 화장실이건, 카페이건, 혼자 걷는 거리이건.




유퀴즈에 나온 구글 수석디자이너 김은주님 편을 보고 정말 마음에 많이 와닿아서 그냥 보면서 울었다. 바로 책을 구입해서 보고, 블로그도 찾아보고. 너무나 공감이 되는 편이었던 것 같다. 나도 바다를 바라보던 개구리였던 때가 있었다.. 그 개구리는 몸과 마음이 다쳐, 우물안이 제일 편하고 좋은 걸 알았다. 그 우물안에서도 잘 지내는 개구리가 되기를 바래본다.


세상의 모든 직장인이여,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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