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문화를 느낀다.
작년부터 미쳐 있는 Overcooked 라는 게임은, 영국의 인디 개발사 Ghost Town Games에서 개발을 하고 Team 17 라는 영국의 퍼블리셔가 퍼블리싱한 게임이다. Overcooked 는 1, 2 그리고 많은 버젼의 DLC가 출시되었고 출시된 모든 DLC를 끝냈다.
이렇게 음식을 만들어서 파는 게임을 참 좋아했다.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때 붕어빵 타이쿤, 짜요짜요 타이쿤을 정말 열심히 손가락에 불날 정도로 했었다.
2020년 여름, 어김없이 우리 부부에게도 코로나블루가 찾아왔다. 방콕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참 좋은데, 나갈 수도 없고 여가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없었다. 그 와중에 남편이 Overcooked 1을 Steam에서 다운 받아서 같이 하게 되었는데, 나중에는 두손 두발 다 들면서 이제부터 나 혼자 하라고 한다.
이런 류의 게임을 같이 하면 내가 너무 too much 로 빠지는 경향이 있다. 게임을 게임으로 받아들여 되는데 진짜 주방장의 쉐프가 된 것마냥 음식 타면 막 뭐라고 하고.. 3 stars 를 받아야 되는데 2 stars 를 받았을 경우 똑같은 맵을 3 stars 를 받을 때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상한 집착을 한다.
그래서 혼자 플레이 하라고 할 때 부터 주말에 밤낮 상관없이 했다. 아무래도 주중에는 심적으로 너무 지쳐 있었어서 Overcooked 하면서 생각을 그 곳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왜 나는 다른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게임보다 Overcooked 에 빠져 있는거지? 라고 생각해 보았다. 아무래도 1, 2 그리고 DLC 포함해서 Overcooked 안에는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음식이 들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야채수프 : 종류가 다양한 야채 수프
샐러드 : 야채하고 과일 샐러드
햄버거 : 종류가 다양한 햄버거, 파인애플이 들어간 하와이안 버거 스타일은 나도 직접 만들어 먹고싶다.
초밥 : 회가 들어간 초밥하고 오이가 들어간 초밥
핫도그 : 케첩이나 머스터드가 들어가야 하고 다진 양파를 구운 것이 추가로 들어가는 핫도그
만두 : 고기 만두, 새우 만두, 당근 만두
피자 : 소시지나, 닭고기가 들어간 피자와 그냥 치즈 피자
스파게티 : 버섯, 고기 등 다양한 스파게티
과일 주스 : 바나나, 딸기 등 갈아서 만든 주스
여기서부터는 DLC 버전인데, 나도 만들어먹고 싶은 음식들이 많다.
스모어 : 마쉬멜로우를 구워서 초콜릿, 바나나 또는 딸기를 다져 넣어야 함
캠핑음식 : 베이컨이나 소시지를 구워서 베이크드 빈즈 (캔) 이랑 같이 만들어야 함
핫초코 : 마쉬멜로우나 크림이 추가로 들어간다.
구운 닭이나 햄에 감자랑 당근 같이 오븐에 굽기
각종 토핑이 들어간 쉐이크
생각해보면 내가 다 만들어서 먹고 싶고, 경험하고 싶은 것들이다. 캠핑가서 스모어 만들어먹고, 핫초코 만들어서 먹고, 또 콩이랑 소시지랑 베이컨 구워서 먹어보고 싶다.
DLC 의 배경도 또 얼마나 잘 잡았는지. 중국 페스티벌 (주로 만두를 만들어먹는 것이 많이 나옴), 앞서 말한 캠핑, 크리스마스 버전 등 그리고 가장 최근 DLC 인 Overcooked 생일 버전은 영국의 홍차 그리고 케익 만들기가 포함되어 있다.
게임에서, 문화를 느낀다.
어느 날 2021년 8월!
퇴근하고 집에 온 나에게 남편이 "닌텐도 한 번 체크해봐." 라고 닌텐도를 건네 주었다.
컴퓨터 말고 닌텐도로 Overcooked 를 다시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나. 남편이 닌텐도 e-shop에서 Overcooked 세일을 하는 지 계속 체크 했다가, 세일이 뜬 날 몰래 사서 다운 받아 놓은 것이었다.
You are the best husband!
나는 혹시 Overcooked 관계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하는 지 한 번 검색해봤다. 개발사인 Ghost Town Games 과 퍼블리셔인 Team 17 모두 인스타그램을 하길래 들어갔더니 왠 걸!! 인스타의 Overcooked 컨텐츠는 왜 이렇게 반가운 것인지! 구경하느라 또 시간이 한참 갔다.
나의 손가락은 인스타 종이 비행기 이모티콘에 이미 가 있고, 나는 자연스레 그들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있었다. 그 중, 하트를 받은 Team 17에 보낸 메세지를 공개해본다.
팀 17 팀에게.
이 메세지를 볼 지 모르겠지만 그냥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작년에 코로나랑 회사랑 등등 너무 우울했는데 진짜 Overcooked 가 절 살렸어요.
제가 Overcooked 1, 2 매일 밤낮으로 하면서 우울한 날들을 극뽁했어요.
요즘은 괜찮아졌는데도, 계속 플레이 하고 있어요. 이렇게 좋은 게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LC가 더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미 생일 버전 다 끝냈단 말이에요....!!
Overcooked 를 개발해주어, 퍼블리싱해주어 고마워요, 관계자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