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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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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SYKOO Nov 16. 2020

가짜라는 걸 모르지 않았음에도 그게 부러웠던 날

어차피 찌질하고 고생하는게 사는 것이라면 난 '진짜'가 좋아.



진짜인건지 그냥 진짜인 척 연기를 잘하는 건지.


자신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그것만 집요하게 질문하며 진술을 받아내거나 캐치하면서만 살아가도 아주 망한 삶은 아닌 것같다.





뭔가 보이는 것이 중요한 직군에서 이제 정말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나니 나조차도 보여지는 것의 fancy함에 많이 이끌리는 것, 그런 것들에거 느끼는 바보같은 열패감 같은것이 꿈틀거리고


니가 안 되길 바랄반큼 내가 잘 되지 못한 나 라며
길가에 비친 비싼 외제차에 비친 내 모습이 딱해

라며 울먹이는 어젯밤 ‘TV속의 나’ 가사처럼.




나를 화려한 조명이 나만 비켜가는 듯한 절망에 빠지는 것이 사실이고..









그러면서 동시에


'아..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구나. 그런 삐까번쩍한 삶, 나도 살고 싶은데. 하아..'하는 탄식을 하는 일이 종종 있곤 한데.





그러나 다행히도 내 인생은 '진짜'의 중요성을, 그 진가를 알아보고 자신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둘러 쌓여 있어왔고,  또 그런 사회 속에서 성장해왔기에


마치 용에게 잡혀 간 피치 공주를 구하려고 달려드는, 진정성을 지켜내느라 고군분투하는 용기있는 마리오 같은 사람들이 다수인 터라 다행이지. 정말.





진짜는 '진짜인척 연기'를 하려고 노력할 시간에, 그 연기를 할 시간에 그냥 노력해서 진짜가 되고 만다.







어차피 사는건 개고생이니까. 찌질함의 연속이니까.


그러면서도 나는 존나 멋져. 하면서


위로위로 토닥토닥

고기고기 마셔마셔


하는..


그런 삶이니까.




기왕이면 연기처럼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을 쫒느라,

국민 배우 발라버릴 만큼 매초 매순간 연기하면서


집에서 돌아와서는 또 혼자 비루한 자신을 보며 울며 불며 갤갤거릴 바에야.





진흙탕에서 구르면서 일어나 보려고 발버둥 치면서 고생하는게

물론 더 더 고생이긴한데



좀 개멋진것이라고 생각한다.







삶을 단순히 사는 걸 넘어
appriciation의 경지로


삶을 음미하길 바라는 나라서

이번 생에 내게 주어진 삶은
마치 수행하는 듯한 삶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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