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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한우 Jun 26. 2017

손님? NO!! 알바가 왕王이다

"접객接客"시리즈 세 번째  [쯔카다 농장 塚田農場] 2부

이 글로 접객 시리즈 쯔카다농장을 처음 접하시는 분은 아래 쯔카다농장 1부를 먼저 읽어주십시오. 이 글은 2부입니다.   https://brunch.co.kr/@realmotive/9 



앞선 1부에서는 시장 포화 상태인 일본 이자카야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률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쯔카다농장의 접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았다. 긴 내용을 간단한 문장으로 요약해보면 손님들의 니즈를 잘 살펴서 한발 먼저 대응하는 감동의 접객을 실현하는 (정직원과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종업원들의 눈부신 활약인데, 쯔카다농장은 그저 종업원의 순발력에 기대는 수동적인 운영이 아니라 모든 점포의 종업원들이 철저한 자기 사고로 접객을 실행하기 위한 수많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부에서는 이 프로그램들과 더불어 종업원 human resource을 생각하는 쯔카다농장 경영진의 경영마인드와 사례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지금 일본은 취업희망자의 천국 그리고 극심한 구인난 



대학졸업자의 연도별 취직율 



일본은 물론 고졸자의 50% 정도밖에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것이라던지 취직률을 계산하는 방법에 있어서 한국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이 2015년 96.7%로 이른바 완전고용상태를 달성했다. 이는 최근 대졸 취업률이 50% 후반에 머물러있는 사상초유의 취업난에 맞닥뜨린 한국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고용안정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완전고용상태는 오히려 특히 중소기업들에게는 인재 확보가 곤란한 공급자 시장의 원칙이 발휘된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는 대졸자 정규직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의 구인난과도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작년 일본 최대의 규동 체인점인 스키야すき家가 아르바이트 인원 부족으로 1900개의 전국 점포 중 165 점포를 폐쇄했다. 폐쇄된 점포가 전체 점포수에 비하면 한 자릿수 비율 정도의 점포수이긴 하나  일본 경제계에서는 다른 의미에서의 충격(인구절벽으로 가용 노동인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이 번졌던 커다란 뉴스이기도 했다. 


일본은 지역별로 법정 최저임금이 다른데, 그중에서 제일 높은 입금을 자랑하는 도쿄가 시간당 932엔인데 반하여 그보다 더 훨씬 더 못 미치는 최저임금 지역의 스키야 지방점포에서 조차도 시간당 1350엔이라는 높은 입금을 제시하고도 결국 사람이 오지 않아 대규모 점포 폐쇄까지 이어지는 참사가 벌어졌다는 것이 현재 일본의 구인난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일본최대의 규동체인 스키야 




최근 동경의 편의점에 가보아도 일본인 점원은 거의 보이지 않고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의 인력으로 보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심한 노동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커다란 문제라는 인식이 각 기업들에게 확산되고 있고, 대형 편의점 체인 등은 산업연수원 제도 등 외국인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인력계획을 세움으로써 일부 구인 적체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나 도심부 이외의 지방 쪽에서의 구인난은 여전히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고용수요와 공급의 철저한 불균형 속의 완전고용시장에서 결국 비지니스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이라는 부분에서 쯔카다 농장은 어떤 발상의 전환을 하고 있을까? 



종업원을 바라보는 경영자의 인식의 차이 



1. EIS = CIS = 매출 


쯔카다농장의 종업원들을 보고 어느 경영자이던지 가지는 일반적인 의문들이 있다. 

 

-쯔카다농장의 아르바이트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의욕에 넘치는가 

-어떻게 하면 아르바이트가 이렇게 의욕에 넘치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아르바이트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아르바이트들이 그만두지 않게 할 수 있는가?


여기에는 아르바이트의 만족도를 세분화해서 그걸 고객의 재방문과 연결시키는 쯔카다농장의 경영진만의 경영이론이 있다. 


EIS(Employee Impressive Satisfaction) = CIS(Customer Impressive Satsfaction) = 매출 


이는 고객만족, 고객감동 경영이라는 것은 한국에서도 입버릇처럼 얘기되는 내용인데 이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을 자신의 목적으로 생각하게 할 것 인가?라는 명제에 대한 끊임없는 실현 노력을 말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채용비용이 막대한 일본에서 어렵게 뽑은 아르바이트들이 쉽게 그만두게 되고 다시 비용을 들여 사람을 채용하고 또 그만두고 하는 채용의 악순환에서 오는 비효율을 최소화하여 원가를 절감하려고 하는 쯔카다농장의 셈법이 있다.  


사실 여기까지 얘기해도 아직까지 쯔까다농장의 경영진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는 것도 사실이다. 종업원 만족이나 고객만족이란 걸 영어 약자로 멋지게 나열하고 공식처럼 등호로 연결만 하면 되는 건가?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지 않게 계속 일하게 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인 거 같은데, 

그렇다면 어떻게 아르바이트를 계속 회사에 로열티를 가지고 일하게 할 것 인가? 


여기서 그들만의 궤변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대답이 튀어나온다. 

"매출을 늘리면 됩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 좋은 아르바이트를 지속적으로 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니 좋은 아르바이트를 지속적으로 일하게 하기 위해서 매출을 늘려야 한다고? 


EIS 즉 종업원 만족도는 크게 "정신적 보수"와 "경제적 보수"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정신적 보수는 이른바 일하는 보람이나 즐거움 등을 경제적 보수는 말 그대로 돈이다. 


매출이 나지 않는 가게는 아르바이트의 단위 투입시간을 줄이면서 당연히 비용을 삭감하는 노력을 하기 때문에 종업원의 경제적 보수가 줄어들게 되고 관련해서 당연히 정신적 보수도 덩달아서 떨어지게 된다. 한번 상상해보자. 손님이 바글거리는 장사가 잘되는 가게와 늘 파리 날리는 썰렁한 가게에서 의욕이 넘치는 우수한 아르바이트가 1년 이상 일하고 싶어 하는 곳이 어디가 될는지. 그런데 여기서 쯔카다농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사가 잘되는 가게"의 남다른 개념이 나온다. 


장사가 잘되는 이른바 매출이 많이 나는 가게의 일반적인 개념은 

되도록이면 많은 숫자의 고객을 불러들여서 많은 돈을 쓰게 하는 가게이다. 


그런데 쯔카다농장이 생각하는 매출이 많이 나는 가게는 

얼만큼 다시 찾아오게 하느냐 즉 요리와 접객으로 손님의 만족도를 높여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인데 이 쯔카다농장이 지향하는 사고思考가 사람만 많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고객의 만족도를 별로 느낄 수 없는 일반적인 장사 잘되는 가게와는 달리 자신의 적극적인 접객을 통해 고객과 교감할 수 있어서 접객을 담당했던 아르바이트의 일하는 보람, 바로 정신적 보수가 올라가는 것과 직결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결국 기업이 똑같은 매출을 내도 매출을 내는 방법론적인 차이로 종업원의 로열티가 높아지고 그 로열티가 장기근속으로 이어지면서 채용에 관련된 직접 비용과 기회비용을 절약해서 그게 다시 원가에 반영되고 추가로 확보된 이익의 증가분만큼 접객의 질을 높이는 곳에 재투자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다시 알기 쉽게 정리해보면, 


철저하게 재방문에 포커스 된 매출전략(이는 1부에서 일본의 이자카야시장같은 완전 포화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얘기했었다)으로 아르바이트의 정신적 보수를 높이고 이로 인해 늘어나는 충성도를 바탕으로 경험 많고 훈련된 아르바이트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매출이익 증진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지극히 HR 중심적인 경영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을 뽑고 나서 그 사람이 그만두지 않기 위한 충성도를 높이는 방법은 그렇다고 치고, 애초에 사람을 뽑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인력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일본에서 어떻게 쯔카다농장은 우수한 수준의 아르바이트를 모집할 수 있었는가? 


여기엔 또 하나의 그들만의 비밀병기가 있다. 


 

2. 쯔카다 취업활동 연구소 TUKADA NOJO CAREER LAB 


쯔카다농장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거의 대부분 아주 젊은 20대 초중반의 젊은이들이다. 

이 젊은이들은 졸업을 앞둔 학생이거나 이미 졸업을 하고 원하는 일자리를 찾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이 거의 대부분인데, 쯔카다농장은 이들에게 이른바 취업알선을 해주는 정도가 아니라 취직을 잘할 수 있는 워크숍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희망자에 한하여 참가하게 한다. 놀랍다. 취업에 아주 근본적인 메리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단순히 급여를 높이거나 유명세를 타게 해서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게 아니라, 쯔카다 농장에서의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정식으로 다른 희망 회사에 취직하기까지의 과정을 서포트하는, 피 채용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니즈에 철저히 부흥하는 다른 의미의 아르바이트를 감동시키는 "접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이 프로그램을 "쯔카다농장 커리어 랩 " 줄여서 "쯔카라보" 라고 한다. 


쯔카다농장 커리어 랩 




쯔카다농장 취업활동 연구소(쯔카라보)의 세 가지 활동 


①   [커리어랩]  자기 나름대로의 정답을 찾는다. 


    -부사장이 주 1회 강의 

    -합동기업설명회 

    -개별 커리어 카운슬링 

    -쯔카라보 연구생 전용 이벤트 개최 


② [체험 랩] 일본 각지의 생산농장에서 사회를 배우고, 자신을 알아간다. 

 

   -양계, 주조, 어업, 농업 등의 생산과 가공의 현장에서 체험을 할 수 있는 필드워크 혹은 인턴쉽 

   -각 프로그램에 돌파해야 하는 미션이 제공됨 


③ [접객랩] 언행이 일치하는 삶의 방식으로 일본의 서비스산업을 바꾼다. 

  

    -본질적인 것을 넘어서는 압도적인 레벨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획득을 목표로 하는 연수 프로그램. 

    -대기업과 공동기획으로 실시



쯔카라보의 세 가지 활동과 커리큘럼은 모두 철저하게 자기를 바라보는 훈련부터 시작되는데 그들은 이를 "가치관 발견활동"이라고 표현한다  

가치관 발견활동의 첫 과제는 "9살이 되기 전에 뭘 할 때 가장 가슴이 뛰었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적는 것부터 시작된다. 인간은 10살부터 주위의 눈을 의식하면서 행동하기 시작하는 일반적인 설이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9살이 되기 전에 느꼈던 가슴 뛰었던 일이 사회적인 시선과 의무를 의식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가장 원하는 근원적인 삶의 욕구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는 이론에 기초한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자기 자신에게 deep dive를 할 수 있는 디스커션과 롤플레잉을 지속적으로 계속 함에 따라서 좋은 회사 good company를 판단하는 기준이 타인이 평가하는 좋은 회사가 아니라 자기가 생각하는 좋은 회사가 진짜 좋은 회사라는 자기성찰에 의한 자기주도의 회사 판단 가치관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러다 보면 세간이 인정하는 이른바 유명회사 보다 자신의 꿈과 하고 싶은 일들을 펼칠 수 있는 우량 중소기업을 포함한 여러 분야의 다른 회사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자신의 근원적인 방향성에 대한 바람과 그 바람에 어울리는 적절한 회사를 조합해내게 되고 그런 회사들에 지원을 하면서 쯔카다 커리어랩 워크숍 출신의 아르바이트들은 취업률 100%를 자랑하게 되었다.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래의 취업설계까지 할 수 있는 일터에 고객만족과 아르바이트의 만족을 최대한 연결시켜 공동 분모를 도출해 내는 인사적인 전략을 기업역량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일본 전국에 약 200 점포를 운영, 4000명의 아르바이트를 채용하고 있는 쯔카다농장. 남다른 접객 비지니스 모델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그 배경에 있는 채용훈련의 과정으로 다시 한번 놀라게 한다. 고객과 아르바이트를 의식으로 연결시키고 고객이 느끼는 즐거움의 감정으로 아르바이트의 보람을 만들어내는 회사. 바로 지금까지 보다 앞으로가 더 주목되는 이유이다. 







쯔카다농장이 최근 실적 발표를 했다.  

매출은 195억 엔으로 전년대비 22% 증가했으나 이익이 50% 급감, 쯔카다농장의 위기설이 회자되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 이익 급감의 원인이 아이러니하게도 "종업원의 훈련 부족"이었다고 한다. 

쯔카다농장의 비지니스모델은 철저한 종업원의 훈련과 의식개조가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워낙 급속하게 비지니스가 성장하면서 점포가 급속하게 드는 바람에 종업원의 훈련기간이 점점 짧아지면서 각 점포별로 균등하게 유지되어야 할 서비스의 질이 유지되지 못하고 이는 쯔카다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재방문율"에서 목표한 숫자를 달성하지 못하는 점포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요네야마米山사장은 얘기한다. 


앞서 1부, 2부에서 강조되었던 쯔카다농장의 여러 가지 강점들이 출점 속도라는 임계를 넘지 못하면서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 사업의 성공은 각 요소들의 "균형"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시사점을 남긴다. 조금 숨을 고르면서 다시 솟아오르는 쯔카다농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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